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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Aug 15. 2019

차량 공유 플랫폼의 수익모델??

우버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서

우버는 2019년 5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도 상장을 위해 실적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중국, 러시아, 동남아에서의 사업 매각과 관련된 회계상의 착시로 우버의 영업상의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현실적으로 우버의 민 낯을 처음 공식적으로 보는 발표였다. 

2019년 2사 분기까지의 반기 실적은 매출 62억 불, 영업손실은 65억 불을 기록했다. 반기 실적치 고는 너무나 큰 손실을 보고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 종업원들을 위한 주식옵션 비용(39억 불)이나 상장 시에 약속한 기사들의 보상비용(3억 불)이 큰 몫을 차지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좋은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나 오랫동안 우버 플랫폼에 봉사한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우버의 사업을 위한 비용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물론 이를 다 인정한다고 해도 영업을 통해 만든 손실이 무려 6개월 동안 23억 불인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 회사를 정상적인 사업체로 인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재무적으로 우버를 분석하는 것은 다른 분에게 맡기고 여기서는 우버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를 플랫폼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자. 즉 피상적으로 보이는 숫자만이 아니라도 우버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플랫폼 기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

플랫폼이 성립되고 플랫폼이 충분히 성장하면 엄청남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성공으로 이미 잘 알려졌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이 왜 그런 가치를 갖는지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긴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그래야 우버가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기존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와 달리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공급자와 소비자를 모두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형태이기에 플랫폼이 성립되면 기존의 공급자들과는 다른 차원의 안정성을 갖는다. 즉 이익을 창출하면 그 이익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뜻이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창출하는 이익의 규모가 같아도 미래에 대한 안정성은 구글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그래서 플랫폼 기업은 높은 기업가치를 갖는다. 


그 안정성을 이해했다면 두 번째는 규모를 이해해야 한다. 플랫폼은 규모를 통해서 독점에 이르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개방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키워가므로 경쟁자가 나타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플랫폼들의 시장은 글로벌이다. 물론 물리적인 제약이 있는 상거래와 같은 경우도 있지만 알리바바는 이미 글로벌 배송 목표를 72시간으로 설정하고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즉 규모의 경제가 적극적으로 작용되는 시장이고 그 규모의 경제가 한번 작동되기 시작하면 경쟁자를 찾기 매우 어렵다. 


일단 이 두 가지를 이해하면 왜 플랫폼 기업이 그렇게 높은 가치를 갖는지 이해가 될 것이고 왜 모두가 이 차량 공유 업체의 상장을 주시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버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중복선택이 가능하다

첫째, 우버도 역시 플랫폼을 지향한다. 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고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플랫폼이 성립되면 공급자 시장과 소비자 시장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것이 플랫폼의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이 원칙이 우버에게는 정확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플랫폼에서는 대안을 중복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중복선택이 가능하다. 



이 이동 플랫폼은 공급 자건 소비자건 특정 플랫폼에 Lock in 될 이유가 없다. 특히 기사의 경우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플랫폼, 혹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것이 자신의 시간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다. 최근에 미국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를 보면 기사들은 존재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며 심지어 수수료를 적게 가져가는 신규 플랫폼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물론 우버는 가장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는 플랫폼이다). 

물론 이러한 중복선택이 상거래 플랫폼이나 SNS, 검색 플랫폼에도 존재는 한다. 하지만 아마존이 페이스북이 구글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한 것은 Lock in이 될 매력적인 도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차량 공유와 같은 영역에서는 중복선택이 너무 쉽다는 점이다. 요즘 유행했던 말로 그까짓 어플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복제해내기 너무 쉽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전 세계 물류망을 복제한다고 생각해보라. 


이는 고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치열한 플랫폼 간의 경쟁으로 승객에 대한 평가가 그 다지 중요하지 않기에 급할 경우 복수의 플랫폼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플랫폼의 충성도가 존재하지 않기에 기사와 승객이 함께 만드는 규모의 경제가 타 플랫폼만큼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즉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어제 만들어 놓은 규모가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기사나 승객이나 모두 어제의 프로모션은 잊고 오늘의 혜택을 즐기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경쟁의 양상을 보면 디디 추싱의 90%가 넘는 지배력에도 새로운 경쟁자 메이투안이 단 두 개의 도시에 진입을 하면서 디디 추싱의 20%보다 반 이상 낮은 8%의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디디 추싱은 12%를 보조금으로 제공하며 대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플랫폼이 성립되어서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기반으로 한 높은 기업가치 추정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네트워크 효과의 크기가 작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 효과의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플랫폼 사업의 가장 기본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공급자와 소비자가 모두 나의 플랫폼에 들어오기에 독점적인 시장 확보가 가능하다. 이 원칙이 차량 공유 플랫폼에서도 적용된다. 단지 문제는 사업단위의 네트워크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플랫폼 네트워크 성립

차량 공유 플랫폼은 이동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기에 기사와 승객이 모두 지리적인 한계를 갖는다. 이동이라는 것은 삶의 일부분이기에 일정 범위를 갖는 것이다(예를 들어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 매일 생활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택시 사업은 지역적 범위를 갖는다. 서울 택시, 경기택시와 같이 구분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우버의 공급자과 소비자들은 지역적인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두 개의 네트워크는 그 지역 내에서 교차네트워크 효과를 가진다. 공급이 커지면 호출이 편해지니 소비자도 만족하고 소비자가 많아진다. 소비자가 많아지니 기사들의 참여가 많아져서 네트워크는 확장된다. 이 플랫폼의 기본 원칙이 지역 내에서 작용하면 플랫폼이 성립이된다. 이 모습이 위의 그림이다. 


우버의 네트워크 모습

문제는 이렇게 플랫폼 네트워크가 성립된 것이 모여진 것이 우버의 전체 네트워크인 점이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은데 작은 네트워크들이 다른 네트워크에 또 하나의 노드로서 네트워크 효과를 미치는 것이다. 문제는 그 효과의 크기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사람들은 카카오택시가 광주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단지 서울에서 얼마나 많은 카카오택시가 있느냐에만 관심이 있다. 물론 광주로 출장을 자주 가는 사람의 경우는 다르지만 그 경우가 많지 않다. 즉 네트워크가 작은 네트워크 우버의 경우에는 700개의 작은 네트워크가 모여서 하나의 큰 결합력이 약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우버의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우버의 모습은 아주 작은 성들이 모여서 연합체를 이룬 것과 같다. 하나의 작은 성을 함락시키는데 필요한 자원은 전체 네트워크를 함락시키는 것 보다는 매우 작다. 


에어비엔비 플랫폼 네트워크

우버와 언제나 함께 언급되는 공유경제 플랫폼의 상징 에어비엔비를 살펴보면 이와는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일단 소비자 네트워크는 글로벌이다. 비록 일년에 한두번 여행을 가지만 전세계의 사람들이 여행을 위해 에어비엔비를 방문한다. 그리고 그들은 에어비엔비에 몇개의 숙박시설이 등록되어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 보다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이 있다면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에어비엔비의 압도적인 공급자의 "숫자"는 하나의 숫자로 역할한다. 즉 전형적인 글로벌 플랫폼이 성립되는 것이다. 크루아티아에 하나의 공급자가 늘어나는 것은 에어비엔비 공급자가 한 개 늘어난 것이고 그 네트워크 효과는 소비자들에게 에어비엔비 공급자의 증가로 인식되고 소비자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또 공급자가 늘어난다. 교차네트워크 효과가 동작하고 있는 것이다. 


차량 공유는 개별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외지인 소비자의 사용비율은 큰 의미를 주지 못하고 기사의 모집에서는 복수 플랫폼의 중복 사용이라는 이슈가 언제나 상존하기에 마케팅 비용의 효율은 떨어진다. 또한 개개의 도시마다 다른 규제와 로컬 사업자(토호)가 갖는 Home Advantage를 글로벌 사업자가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우버가 중국, 동남아, 러시아에서 매각 후 철수를 결정한 것은 단순히 운이 나빠서가 아니다. 


노사 이슈가 존재한다

세 번째로 차량 공유 플랫폼에는 노동자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에서는 노동자가 아닌 참여자가 존재한다. 물론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노동자의 개념이 존재하지만 이는 아마존의 플랫폼 물류기능을 운영하는 노동자를 의미하지 플랫폼에 참여하는 공급자는 아니다. 하지만 우버의 경우 기사는 우버라는 플랫폼의 한 측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시장 요소이다. 즉 플랫폼 성립에 반드시 필요한 공급자인 것이다. 그래서 버가 스스로의 미래를 자율주행차로 설정하는 것은 지금의 자리를 만들어준 기사들을 퇴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선언과 같은 것이다. 즉 거꾸로 우버는 기사들의 편에 서서 로봇 기사의 등장을 막아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Gig workers rising은 우버기사들이 플랫폼 노동잗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만든 단체이다

한국의 노사문제에서 이미 보이고 있듯이 현재의 우버에게 Gig Worker Rising과 같은 플랫폼 노동자의 결집은 미래 수익성에 대한 위협으로 나타날 것이고 아울러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같은 지역에서의 플랫폼 노동자 채용에 대한 법제화와 같은 환경의 변화는 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훼손시킬 가능성이 크다. 기사들은 지속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요구를 할 것이고 조직화의 노력도 이어갈 것이다. 우버가 나스닥에 상장하던 날 우버 앱을 껐던 기사들이 우버가 적자가 아닌 흑자 10억 불을 발표하는 순간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자율주행 경쟁이 치열하다

마지막으로 우버가 보도상으로 매분 기마다 쏟아 붙고 있는 1억 불에 달하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개발의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우버는 이번 상장을 통해서 81억 불을 조달했고 첫 반기에 65억의 손실을 기록했다(물론 모두 현금성 비용은 아니다). 핵심 서비스인 차량 공유가 이익을 내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2분기까지의  손실을 감안하면 언제까지 연구개발 투자가 지속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자율주행을 두고 벌어지는 게임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모든 자동차 메이커(OEM)들이 모빌리티 회사에 투자하며 자율주행에 이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버와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진 구글, 애플, 심지어 아마존도 자율주행을 주시하고 있다. 우버가 이런 상황에서 자율주행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심지어 중국은 국가단위의 연구개발을 바이두에게 의뢰하고 있다. 


차량 공유 혁신의 아이콘의 미래가 밝지 않다

우버가 투자자들의 돈이 아닌 영업을 통한 이익으로 운영을 해나갈지 현재로는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 리프트와의 경쟁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리프트를 물리친다 해도 새로운 도전자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리고 만약 자율주행 기반의 차량 공유가 현실화된다면 그 주체가 우버일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을뿐더러 우버의 미래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우버가 미래라 주장하는 음식 배달도 차량 공유와 거의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네트워크 크기가 작기에 경쟁이 영원히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경쟁이 잦아들면 노동자라는 문제, 수수료 인하 요구가 우버를 괴롭힐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시장도 다르지 않다

차량 공유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시장도 다르지 않다. 중국처럼 기사들의 복수 선택을 법으로 강제할 수 있지도 않고 네트워크 크기는 이미 지자체 단위로 나뉘어 있다. 노사문제는 카카오 카풀이 나오기도 전에 택시기사님들의 분신으로 이미 충분한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자율주행이라는 어젠다를 끌고 나가기에는 너무 환경이 열악하다. 모두가 차량 공유가 혁신의 아이콘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든 혁신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차량 공유라는 혁신은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면 벤처투자자들의 가치를 훼손했고 앞으로는 어렵게 이뤄 낸 상장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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