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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Feb 24. 2024

새조개 떼루아

처음으로 공구를 하다.

떼루아라는 단어는 주로 와인을 이야기할 때 쓰는 단어다. 프랑스어로 토양을 의하는데 포도가 어떤 땅에서 나왔는가에 따라 품질과 특징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옆에 있는 밭이고 같은 품종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두 배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와인에서 떼루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 원칙이 바닷속에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어느 바다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새조개도 맛이 좀 다르네요...ㅎㅎ


새조개의 원래 모습


2월 중순 이제는 슬슬 제철 수산물을 쿠마상회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새조개가 눈에 띄었다. 새조개는 1,2월에 가끔씩 제철 수산물이라 해서 샤부샤부로 먹었던 기억인데 매우 비쌌던 기억이다. 여기저기 검색해 보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대개의 경우 500그램 단위로 판매하는데 가격이 3만 원대에서 6만 원까지 차이가 컸다. 3만 원대는 대부분 파지라고 부르는데 조개 채취 과정에서 껍질이 깨진 경우 조갯살이 약간 망가진 비품이 중심을 이룬 상품이란다. 물론 6만 원짜리는 정품이라고 하는데 정품 100% 상품은 없다고 한다. 배송은 모두 현지, 즉 바닷가에서 채집하고 조갯살만 발라서 바닷물에 담가서 배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생물이 갖는 특징으로 얼릴 수도 없고 중간 도매상을 거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지 충분히 혼동되는 정보 단절이 심한 상품이다. 그런데 민성셰프가 지난주에 삼천포에 내려가 새조개 유튜브를 촬영했단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가능할 것 같아 기획을 시작했다. 


4가지 새조개 비교 테이스팅

먼저 가격대와 산지별로 새조개를 구입해서 비교 테이스팅을 해보기로 했고 이를 역시 유튜브 영상으로 담기로 했다. 일종의 와인 테이스팅과 유사한 방식이다. 여수와 삼천포산 새조개를 3만 원, 6만 원 가격대로 주문했다. 3만 원대는 파지가 중심이고 6만 원대는 파지가 일부 섞인 상품이다. 4초 샤부샤부를 기본 원칙으로 해서 테이스팅 한 결과 파지는 약간 선도가 떨어지고 정품대비 부드러움이 덜했습니다. 산지에 따라 맛이 조금 달랐는데 여수는 전라도, 삼천포는 경상도인지라 손질하는 방법도 약간 다른 모양입니다. 여수산이 뿌리 쪽을 좀 더 남겨기에 씹히는 맛이 더 있고 맛에서는 약간의 쓴맛이 남아있는 반면에, 삼천포산은 뿌리를 거의 남기지 않아 부드럽고 단맛이 더 있다는 평가였습니다.  본연의 떼루아에 손질 방법이 달라서 다른 맛을 내고 있습니다. 민성셰프는 단맛을 좋아하고 본인이 삼천포 출신이어서 인지 본인은 삼천포의 손을 들었습니다만 여수와 삼천폰 간에 정품은 누가 더 좋다고 말하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정품과 파지의 차이


새조개의 시중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은 파지를 얼마나 섞는가에 따라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비교 테이스팅을 위해 구입한 정품에도 파지가 일부 있었습니다. 물로  아무리 정교하게 작업을 한다 해도 파지, 즉 B품이 한 개도 섞이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잠수부가 채취하고 보다 정확하게 품질관리를 하면 100% 정품만으로 새조개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그래서 100 정품, 노 파지 새조개를 공구하기로 했습니다. 비교 테이스팅 결과도 결과지만 정품만을 제공하고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맞춰줄 수 있는 공급자를 찾기 위해 삼천포산 새조개를 선택했습니다. 


일단 이런 비교 테이스팅 결과를 유튜브 콘텐츠로 만들고 유튜브 고정댓글에 쿠마상회 새조개 공동구매 url을 올렸습니다. 


 https://bit.ly/3wtZSlp


처음 해보는 공동구매라 제품 원가에 정확하게 부가세와 수수료만 추가해서 가격을 66,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쿠마상회는 소개만 하고 마진은 한 푼도 안남기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팬덤이 남기를 바라고 하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산물을 현지에서 직구를 하면 부가세가 면세인 반면에 쿠마상회에서 판매하면 무조건 부가세를 내야 하기에 이러한 산지 연결은 가격면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쿠마상회"라는 신뢰도가 필요하고 상품에 대한 보증은 "쿠마상회"가 맞아야 했기에 쿠마상회를 통해 공구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삼천포가 사라지니 원산지는 사천시가 되네요 ㅠㅠ


일타쿠마 유튜브가 금요일 반 9시에 라이브가 되고 자정까지 공구 숫자는 20여 개 정도였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100개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역시 강의하면서 콘텐츠 커머스라는 것을 많이 이야기도 했지만 쿠마의 유튜브와 쿠마상회를 연결하여 만들어 낸 재미있는 결과라 흐뭇합니다. 공구는 일주일간 진행하고 물량을 감안하여 현지에서 작업해서 순차적으로 배송해 드립니다. 저도 주문했는데 사뭇 기대가 되네요. 최근에 용산에서 먹었던 새조개가 너무 실망이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현지 연결을 통해 다양한 제철 수산물을 공급하는 시도를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쿠마상회, #새조개, #삼천포 새조개, #여수 새조개, #제철 수산물, #김민성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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