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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폼 교수 Sep 19. 2019

플랫폼 택시의 등장

라이언을 환영합니다.

라이언 택시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차량공유라는 이슈는 국회차원의 3.7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까지 만들어져야 하는 큰 골치덩이였다. 택시라는 기존의 서비스와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는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플랫폼 간의 대치는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수단까지 나타나는 사회적 반목을 낳았다. 그러한 반목이 플랫폼택시(라이언 택시, 마카롱택시, 타다)의 등장과 더불어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번 라이언 택시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한다. 



3.7 사회적 대타협에 이어서 국토부는 2019년 7월17일 현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내놓는다. 이 개편방안은 우리나라 택시 역사이래 가장 큰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택시산업에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택시라는 플랫폼은 부러진 시소였다. 플랫폼이 성립하려면 시소가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즉 시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시소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택시라는 플랫폼(플랫폼은 아니었지만)은 양측이 모두가 부러져버린 그런 시소였다. 평균 170만원이라는 소득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없었기에 택시기사라는 직업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직업이 되었고 그래서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모두가 싫어하는 대상이 되었다. 공급하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그런 플랫폼이 지금의 택시 서비스였다. 


부러진 시소

여기에 카카오택시라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한다. 어플이라는 새로운 도구는 택시를 부르는데 편리함을 제공했고 나름 택시기사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공급을 하는 기사들에게는 소득이 20% 정도 오르는 결과를 보였기에 카카오택시라는 IT 도구는 부러진 시소를 조금은 펴주는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도구를 세상에 가져 나온 카카오는 카풀이라는 택시업계를 어쩌면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갈등은 다시 시작됐고 정부의 개입으로 카풀은 현실적으로 적용 불가능한 옵션으로 정리됐다. 혁신진영에서는 정부의 주저함을 비판했지만 그 비판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그 답이 무엇인지를 찾는 질문이 아닌 그저 뭔가 새로운 것이라면 당연히 따라가야 한다는 게임속의 레밍즈들의 이야기로들렸다. 


이제 라이언택시가 나오면서 택시라는 시소가 균형을 이루는 시소로 모양새를 잡아갈 것 같다. 먼저 정부는 플랫폼 택시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택시라는 영역에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다. 플랫폼의 한측면은 택시면허를 가진 사업자들이고 다른 한 측면은 보다 고품질의 택시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다. 이들이 플랫폼 사업자를 통해서 새로운 택시 서비스를 누리면 되는 것이다.  법제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플랫폼운송사업자, 플랫폼가맹사업자 등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택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장질서를 지키는 방식으로 사업권을 구매하든지 아니면 사용료를 내는 방식으로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택시산업과 협업하는 방식이 가맹방식이고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플랫폼운수사업 방식이다. 택시 총량규제적 관점에서 플랫폼 운수사업자가 택시 라이센스를 구매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물론 기사는 택시기사자격을 갖춰야 한다. 운전이라는 행위는 승객의 생명을 좌우하는 행위이다. Gig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한다는 이유로 택시기사자격을 푼다는 것은 정말로 무책임한 발상이다. 기사자격증을 위해 정밀운전검사를 하고 별도의 자격시험을 치를 것과 16시간의 교육을 받는 것이 무리스러운 요구가 아니다. 더우기 음주운전 경력이나 살인, 성폭력, 마약 등의 전과를 가진 사람이 아무런 규제없이 기사가 될 수 있다고 누가 동의하겠는가? 중국은 성장을 위해 혁신에 방점을 두었고 그 결과 두 명의 여성이 강간당하고 살해되었다. 이런일이 나와는 상관없다는 자세는 무책임하다. 


균형잡힌 시소

새로운 플랫폼 택시는 어느 정도 균형잡힌 시소의 모습을 보인다. 

먼저 공급자를 보면 260만원이라는 소득은 기존의 불안정한 170만원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이제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어 보인다. 그리고 현재의 “타다”, 나 “웨이고 블루”에서 나타나는 서비스 수준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택시요금은 적게는 30%, 많게는 100%까지 오르는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다. 이 비용을 통해 택시 플랫폼이 제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택시가 이러한 프리미엄 택시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다. 단지 택시 시장에 “메기”가 등장했을 뿐이다. 좋은 서비스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이냐, 나쁜 서비스에 낮은 가격을 지불할 것 인가의 선택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언제나 전자를 선택해왔다. 아마도 24만대 중에 프리미엄의 비중은 10% 정도만 되도 택시 시장의 변화는 충분히 나타날 것이다. 택시는 이미 훌륭한 대중교통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는 지하철과 버스라는 대중교통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두개의 대중교통 모두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보조적인 이동수단인 택시는 이제 프리미엄 수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동에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조나 지원은 정부의 역할로 넘기는 것이 타당하다. 


이 논의의 시작인 카풀로 돌아가서 한국에서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가 허용됐을 경우를 가정해보자. 242,000대라는 택시가 17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면허없는 택시 숫자를 늘리는 결과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우버의 요금은 기존의 택시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 한국의 경우 요금이 조금 높게 책정될 수 있지만 공급과다가 발생하는 상황은 가격을 떨어뜨릴 것이고 이는 품질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부러진 시소가 계속될 것이고 결국 지금의 택시 서비스보다 더 못한 서비스 품질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찬양하는 우버라는 차량공유 시스템은 아직 성립되지 못한 플랫폼이다. 


우버라는 기업은 2019년 상반기에 적자만 7.8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모든 혁신이 균형 잡힌 플랫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버라는 플랫폼은 아직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소이고 필자의 생각이지만 시소 그 자체가 균형을 잡고 성립할 가능성도 아주 낮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한국에서 우버의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전재산을 우버 주식에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비록 우버주식이 상장후 26% 하락했고 우버의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인 CCC이고 최근에 1.4조원을 차입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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