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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OVESTAGE Oct 06. 2023

영국 정부의 공연 예술 지원과 에이지즘(Ageism)

예술가들은 그들 커리어의 모든 단계에서 지원에 차별이 있으면 안된다. 

영국 정부의 공연 예술 지원과 에이지즘(Ageism) : <월간한국연극 10월호 기고>


예술가들은 그들 커리어의 모든 단계에서 지원에 차별이 있으면 안된다. 특히 나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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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퍼포밍 아트 부문(Performing arts sector)이라고 하면 연극을 포함해 라이브 음악, 춤 등 관객을 두고 하는 창조적인 행위 모두를 칭한다. 


올 3월 27일 영국 국회에서 발표된 ‘공연 예술 지원 자료에


’(https://lordslibrary.parliament.uk/supporting-the.../) 따르면 2022년 퍼포밍 아트가 영국 경제에 기여한 금액을 115억 파운드(19조 1,650억원)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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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에서 공연 예술을 지원하는 주된 집행 기관은 예술위원회(ACE)와 복권 기금(National Lottery)이 있는데 예술위원회가 정부로부터 받아 집행하는 금액이 9억4천300만 파운드(1조 560억원)인데 반해 성과가 19배로 돌아오니 속된말로 꽤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런던과 공연 산업의 중심인  웨스트엔드의 기여도가 상당히 있지만 균형 잡힌 지원을 위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런던을 벗어난 지역 공연계의 지원을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 이 국회 자료의 요지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2025년까지 지역 공연 예술 지원금을19%정도 높여가는 것이다.  이렇게 지역을 앞세우는 것은 지역 주민에게도 고루 공연 문화 향유의 기회를 늘이는 것도 있지만 지역 신인이나 이미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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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제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축제이다. 한국에서도 지역 축제를 이런 시각으로 접근하는지 모르겠으나 영국의 공연 예술 축제는 아래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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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처럼 6가지 정도로 나열할 수 있지만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예술가를 육성하고 힘을 실어주는 귀중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회는 업계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예술가들에게 필수적이다. 그래서 지난 팬데믹 기간에 이들이 직업을 잃어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새롭게 진입해야 할 예술가들의 등용문이었던 공연 축제들과 공연장이 사라짐을 업계는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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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영국은 수많은 속보가 쏟아지며 다시한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유행, 유럽에서 가장 큰 버밍엄 시의회의 파산 문제와 이것이 도시 공연 예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부터 ‘RAAC 콘크리트’ 로 인한 일부 공연장 폐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기포를 내서 부풀려 만드는 경량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무게가 가볍고 값이 저렴해 지역 공연장에서 지붕과 벽 공사에 지난 1950~1990년대를 거쳐 조금씩 사용된 모양이다. 수명이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내구성이 약해 전국 104개 학교가 폐쇄 명령을 받았는데 워낙 충격이 커서인지 공연장 건물은 언론에서 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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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물가가 상승(인플레이션, 주택 담보 대출 이자)하면 자연스럽게 공연 업계는 티켓 매출이 줄어들 것을 예상하고 마치 수해복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처럼 빠르게 움직인다. 물가 상승은 가진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느끼게 하고 필수적인 지출을 덜 하게 만든다. 여기서 가진 사람들이란 공연장을 찾는 계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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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런던의 동쪽에서는 연극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처음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등단 무대인 볼트(VAULT Festival)축제가 공연장을 잃게 되어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2024년을 기다리며 준비해온 젊은 예술가들에게 큰 타격이 되고 있다. 볼트에서 초연이 되고, 몇 달 후 런던 웨스트엔드의 작은 극장으로 옮겨지고 마침내 지역 극장에서 관심을 가져 투자를 하면서, 그해 여름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로 향하는 것이 작품이나 예술가들이 성공하는 일반적인 경향이다. 창작 개발의 중요한 무대이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작품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영구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고 영국에서는 종종 ‘프리랜서 군단’으로 표현되는 신인들에게는 더욱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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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좋은 소식도 있다. 런던의 창작 산실인 로얄코트(Royal Court) 극장에서 희곡 공모의 나이 제한 규정을 마침내 철회한 것이다. 오랫동안 공연 관련 매체에서 비판해 왔던 것에 대한 응답이다. 예술에 있어 ‘에이지즘(Ageism: 나이로 차별)’은 인종차별보다 더 나쁜것일까? 생각해보면 좋은 대본을 개발하고 기회를 갖는 것에 나이제한과 차별은 상당히 이상한 개념이다. 중년의 나이에 빛을 보는 작가, 배우, 연출가, 디자이너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배우가 50대가 되면 상업 공연의 출연의 기회가 점점 낮아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연극이나 공연 장르의 지원 정책에 있어 ‘에이지즘’은 공연 예술인들이 연극계에 입문할 것으로 기대되는 나이, 견디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하는 나이 층, 경력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쉽게 입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연극계가 끊임없이 새로운 젊은 인재를 찾아야 한다는 점 등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내재된 듯 하다. 영국은 강력한 배우노조에서 2018년부터 ‘액팅 유어 에이지(Acting Your Age)’캠페인을 통해 나이로 차별을 받는 배우들을 지원하고 연극 업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공연 제작자, 프로듀서, 캐스팅 디렉터에게 나이든 배우들이 여기 있고 더 이상 이들을 어둠 속에 방치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인데 노조의 힘이 워낙 강해서 무시할 수 있는 프로듀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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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예술위원회는 나이를 보호 받아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기관에 연령 데이터를 수집한다. 젊은 층에 치우친 공연 문화를 만들어내고 이는 무대에서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우세한 결과를 낳으며, 공연 장르의 혁신과 에너지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경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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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세대 간 협력을 강화하여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은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오는 예술가나 완전히 성숙한 예술가 모두가 필요하다. 최근 영국의 이런 움직임이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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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그들 커리어의 모든 단계에서 지원에 차별이 있으면 안된다. 특히 나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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