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슬로베니아- 여행의 출발지론 류블랴나를 고르세요

그곳엔 설렘이 있으니까요

by Loveyouth

소박하지만 멋스러운 도시 류블랴나. 로마, 마드리드 등 우리 부부가 방문했던 기타 유럽 수도에 비해 작지만 따뜻한, 뜨거운 햇살마저 영화의 한 프레임처럼 기억되는 은은한 매력이 그곳에 있다. 올드타운을 가로지르는 강과 로맨틱한 무드의 핑크빛 성당을 본 우리 부부는 또 한 번 유럽에 발을 디딘 것을 실감했다. 설렘 더하기. 우린 이번 여행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시작했다. 블레드 호수 방문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슬로베니아는 이름을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나라였다. 이 나라의 수도가 어딘지 알고 있을 리 만무했다. '면적 세계 152위, GDP 세계 81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나오는 이 정보를 토대로 '아주 작은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보단 잘 못 사는 나라'라는 섣부른 교만을 가지고 류블랴나에 도착했다.


류블랴나의 랜드마크, 성 프란체스코 성당

류블랴나의 첫 이미지는 경제 상황과 별개로 매우 단정한 느낌이었다. 도시 전체가 느린 흐름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여유와 설렘이 배어있었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공항에서 11시간 비행 후 다시 2시간가량을 운전해서 도착한 류블랴나에서 남편과 나는 피로를 느낄 새도 없이 그곳의 평화로운 매력에 담뿍 빠졌다.


호텔에서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잠시 나갔던 구시가지에서 우린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류블랴나차 강을 따라 흐르는 유람선,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노천카페와 파스텔톤 건물들. 동화 같은 낯선 도시의 풍경에 빠져 남편과 나는 걷고 또 걸었다. 슬로베니아 관광 책도 준비하지 않은 무심한 관광객에게 류블랴나는 뽐내기라도 하듯 매력을 무한 발산했다.

공부 좀 더 하고 올걸



목적이 명확했던 슬로베니아 방문이었지만 남편과 나는 조금 더 사전 공부를 하고 류블랴나에 올 걸이라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더욱이 슬로베니아는 크로아티아보다 짧게 준비한 일정이라 전 일정이 빡빡하지 않은 듯 빡빡했다. 블레드성과 포스토니아 동굴 등 수도에서 떨어진 관광지를 구경하느라 우리 부부가 실제로 류블랴나를 즐긴 시간은 첫날이 전부였다. 1년을 고대했던 여행의 첫 도시라서 그런 걸까? 류블랴나에서 특별히 한일을 꼽으라면 맛집이라 부르는 가게에서 슬로베니아 수제 맥주와 햄버거를 먹은 것과 산책이 전부인데 유난히 그 도시의 잔잔함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한 나라의 수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류블랴나는 조용하다. 어쩜 누군가는 이 도시가 무척이나 단조롭고 지겹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없이 돌아가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온 우리 부부에게 (특히 과업에 시달렸던 남편에게) 류블랴나는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 알려준 도시다. 여행 시작의 설렘과 여유가 어우러졌던 그 날의 공기가 2개월이 지난 지금도 어제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노을 지던 류블랴나의 여유로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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