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전국 항공정비 대회 중 3회 방문, 나눔과 응원차 방문했다면 이번에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피며 바라봤다.
가장 크게 다르게 보인 것은 여자 선수들이 많았다. 참가한 선수들 실력은 성별 구분 없이 뛰어났지만 몇몇의 여자 선수들 손놀림은 톱클래스였다.
그 가운데 한 명은 건너편 심사위원 담당이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 한 바퀴 돌면서 전체 선수들 기량을 확인, 자세히 보니 이 선수의 자세와 손놀림에 저절로 눈길이 갔다.
여자 선수지만 남자 못지않게 기계와 공구를 다루고 있었다. 노력해서 습득했을지 아니면 본래부터 잘했을지 모르지만 뛰어난 기량이 보여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리에 돌아와 담당 선수들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건너편 그 선수의 잘못된 부분이 보여 너무나 안타까웠다.
긴장을 해서인지 큰 실수를 했다.
대회 순위권에서 밀려 날 수도 있는 실수로 보였다. 그 선수를 바라보는 내가 더 안타까웠다. 37년 전 전국기능대회에 선수로 출전하여 비슷한 실수를 했던 나의 경험과도 교차했다.
제6회 항공정비 대회장 내 진행 선생님이 그 선수에게 다가가 자재 재지급 받을 건지 확인하자, 그냥 진행하겠다고 한다. 잘못된 부분의 감점을 감내하고 진행하는 용기가 대단해 보였다. 경기 중, 선수들 대부분 자재 재 지급받고, 감점을 받는 게 일반적인데 이 선수는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가겠다고 한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진행하는 것은 결과적으론 현명한 판단이었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예전 같으면 실수가 발견되면 오작(誤作)으로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지금은 실수한 부분만 감점하는 평가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자재 재지급을 받는 감점이 잘못한 오작(誤作)보다는 감점이 현저하게 작다. 그러나 자재 재지급을 받으면 계획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 안에 이를 대처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고 더 많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선수들은 마감 시간이 되어 작품을 제출하고 모두 나갔다. 내가 맡은 심사를 마치고 슬쩍 물어봤다. 그 선수 몇 점이냐고 하자 실수로 감점을 받았는데도 아주 우수한 실력이라 했다.
오전 대회 일정을 마치고 점심 식사 후 잠깐 여유 시간이 있어 학교 운동장 비행기 주변에 여유 있게 거닐다 그 선수를 봤다.
그래서 다가가 오늘 참 잘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하자 빙긋이 웃는데 경기장 안에서 보던 사람과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실수만 안 했으면 최고였었다. 힘내고 훌륭한 정비사가 되라고 했는데, 오히려 당당함이 엿보여 기분이 좋았다.
오늘 모든 대회를 마치고 성적 발표가 되자 우르르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나 또한 긍금하여 결과를 보니 실수를 했던 여자 선수가 2등을 했다.
대단한 실력이다.
실수를 하고도 전체 2등이면 실수한 한 종목 이외는 대부분 1등 일 수도 있는 실력이다.
대범한 실력의 소유자를 보는 것은 심사위원으로 또 다른 희열 아닌가 하며, 2박 3일간 제6회 전국 항공정비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