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힘이 다 빠진 채로 지난 날을 떠올려보고, 내일과 모레를 생각해본다. 내 능력부족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고, 타인은 그런 나를 냉소적으로 바라볼 것이다. 세상은 나 없이 잘만 돌아갈 것이고, 계속되는 고통은 무의미하게 나를 괴롭힐 뿐이며. 인간관계는 결국, 결국은 고통스러울 뿐인 것이다. 지나온 나날들은 이런 나를 만들었다. 그 순간 순간 다른 행동을 했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차라리 죽고싶을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죽음의 고통은 그 고통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울 것이라 짐작한다.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죽게 될 내 자신이고, 내가 죽으면 무엇이 남는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 답을 찾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파도에 몸을 맡기고, 침대에 누워 흐린 내일을 기다리며 눈을 감을 뿐이다.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아무것도..
지금부터 오직 내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생각을 해보자. 타인은 없다. 당신의 죽음 이후에 도대체 무엇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세운 명성? 당신의 업적? 아니면 종교적인 초자연적 개념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위 질문에는 현재까지도 정말 많은 대답이 끊임없이 싸우는 중이다. 필자는 그 많은 대답 하나하나에 대해 분석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그 대답이 정말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답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죽음 이후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은 허무한 것이고, 무의미한 것이다.
과연 무의미한가? 재차 말하지만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관점에서는 자신의 죽음 이후에 더 이상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은 없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야기가 많이 다를 것이다.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26년을 살아가는 나지만, 타인에게 한 이 질문에 내가 동의할 만한 대답을 들은 적은 아직까지 없다. 모른다는 대답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각자가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세운 철학들을 듣고 싶었기 때문인데, 모른다는 대답을 듣고 내심 우울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필자는 그들의 말을 지금까지 들으면서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존재한다고 자신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너무 이기적으로 보이는가? 독자분들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저런 생각을 어느 정도는 버려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필자의 주변에서도 그렇다. 일례로 필자가 동생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말하니 동생이 내게 되물었다.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살해하면 1000억원을 준대. 그러면 친구를 살해하겠다는 거야?"
그 말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웠다. 행복의 총량이 돈의 양과 비례하다는 발상에서 나온 명제였다. 이는 물질적인 것이 없다면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러한 물질만능주의는 2025년 대한민국에 팽배해있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인 것 아닌가? 하지만 그들은 인생을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물질만능주의자들에게조차 돈과 행복은 연결되어있지 않다는 시사점이 필자에게만 보이는 지도 모른다.
필자는 동생의 질문에 대해 친구를 살해하고 돈을 받는 것은 내 행복이 아니라고 답했다. 내 행복은 법규를 어기고, 돈을 쌓아두는 것 따위가 아니다. 지금 이 글을 작성하면서도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다. 무엇이 필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지 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고통스러워했던 옛날이 행복했던 것 같다. 동생과 그러한 얘기를 했던 게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 이러한 글을 쓰는 순간이 행복한 것 같다.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 행복이 의미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