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 인터뷰
기록이 아닌 사명이었습니다.
2024년, 의정 갈등으로 병원이 흔들릴 때도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연간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200례, 누적 시술 1,000례 이상. 하지만 그는 기록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생명을 살리겠다는, 그 한 가지 마음.
이번 인터뷰에서는 구해원 교수가 말하는 ‘환자 곁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를 들어보았습니다.
Q. 교수님, 지난해 연 200례의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을 시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굉장한 숫자입니다.
구해원 교수: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숫자보다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응급환자가 매일 들어오는데 제가 없을 수는 없었습니다. 의료현장이 힘들고 불안정한 시기였지만, 환자들은 그걸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Q. 현재까지 누적 1,000례 이상 시술하셨죠. 시술 성공률도 99%라고 들었습니다.
구해원 교수: 뇌동맥류나 뇌출혈은 한번 터지면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술의 정확도와 속도 둘 다 중요합니다. 성공률은 저 혼자 만든 게 아니고, 병원 팀 전체가 함께 만든 성과입니다. 합병증 발생률을 1%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도 정말 많은 집중이 필요합니다.
Q. ‘365일 뇌혈관 당직’을 지키셨다고요. 어떻게 가능하셨나요?
구해원 교수: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그냥, 필요하니까 했습니다. 응급 상황은 예고가 없고, 의사가 한 명밖에 없을 때도 많았어요.
“오늘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고요.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저를 기다리는 환자라고 생각하면, 그냥 병원에 나가게 되더군요.
Q. 뇌동맥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구해원 교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머리를 열고 직접 접근하는 개두술, 그리고 혈관 안으로 접근해 미세도관을 통해 치료하는 코일색전술이죠. 저는 두 방법을 모두 시행합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안전하고 예후가 좋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지역 내 응급환자 대응 시스템도 운영 중이시라고요?
구해원 교수: 네. 고양, 파주, 김포 같은 지역에서 응급 뇌혈관 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저희 병원으로 이송되도록 119, 지역 병원들과 핫라인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빠르게 진단하고 시술 준비까지 연결되도록 해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의정 갈등 속에서 의료진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교수님은 왜 끝까지 자리를 지키셨나요?
구해원 교수: 저는 의사입니다. 정치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제게 환자가 찾아왔을 때 거기에 응답하는 게 저의 직업 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친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순간들이 계속 있었기에 멈출 수 없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구해원 교수: 뇌혈관 질환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환자나 보호자는 당황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죠. 저는 그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기록적인 숫자’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시간 동안 꺼지지 않았던 한 사람의 책임감입니다.
구해원 교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 어딘가에서 또 다른 생명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묵묵히, 흔들림 없이, 그렇게 생명을 지키는 사람.
우리 곁의 진짜 의사는 그렇게 존재합니다.
글(정리): 일산백병원 홍보실 송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