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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ly May 12. 2020

마스크

건강을 지켜주는 얼굴 옷

서유럽의 중심인 이곳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인한 이동통제령이 지난주 월요일부터 다시 연장되어 8주째를 맞고 있네. 처음 제한령이 발령된 때처럼 여전히 학교와 음식점, 극장은 물론 근접성 스포츠 활동이 금지되어 있어서 생활이 많이 불편하고, 급작스런 재택근무로 인한 생활 변화와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적신호를 보내고 있지.  


그간 사람 간의 접촉 제한으로 확진자가 줄고 있는 상황이라 악화된 경제 사정 고려하여 이동통제와 상업활동 제한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곳의 1일 사망자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좀 불안하네. 독일도 바이러스 확진자 감소를 반영해 통제를 좀 풀었었는데, 며칠도 안 지나서 감염자가 급증하여 대응책 마련에 급급하지. 거기에 어제는 코로나 방역 모범국인 한국에서 마저도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재 확산을 우려하는 뉴스가 돌아서 깜짝 놀랐어.


코로나에 대한 늑장대응으로 미국이 엄청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무식하게 과감한 트럼프 정부의 낙관 정책은 이미 실현된 대량 실업과 질병 확산의 악순환을 막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세계 최강 미국이 이렇게 갈팡질팡 헤매는 동안 세계는 결국 어디로 갈 것인지? 어디에도 향방을 선도할 국가가 없으니 커져가는 미래 생활고의 그림자가 더욱 짙게 마음을 덮네.


나는 이동통제령으로 집안에 갇혀 사는 동네 사람들을 위해 3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발코니 공연(Journal of my Balcony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Y3oLKJ9_R7q30eA1C03BlbKz72OlEvrv )을 3차 이동통제령이 발령된 5월 4일을 계기로 마치고, 바로 마스크 만드는 일을 시작했네. 방역당국이 추천한 인터넷 상의 마스크 디자인은 따져보니 기능상의 문제가 많아서, 직접 얼굴형에 맞게 종이를 잘라 모델을 만들고 면사로 봉제해 만들어서 써 보며 벌써 몇 개의 디자인을 개선했지. 어제 네 번째 모델을 봉제해서 오늘 거리 산책하며 2시간쯤 써 보니 별 불편이 없어서, 실용 모델은 결정된 셈인데, 제대로 잘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요즘 별 소식은 없고 다만 화사하게 피었던 4월의 봄꽃이 어느덧 지고 5월의 푸른 잎이 수목을 겹겹이 에워싸서 우리가 자주 걷는 숲 속엔 밝은 대낮에도 햇살이 뚫지 못해 그늘 드린 땅이 넓게 퍼지고 있네. 코로나로 시달리는 중에도 계절은 자연의 리듬 따라 여전히 오가나,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강물 따라 떠밀려갈지언정 각자의 인생사는 우아하게 써 나가세.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문 닫은 회사에 적을 둔 자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안부인사에 넣어 묻지 않은 것은 예의가 아닐 것이네. 다만 계절이 여러 번 바뀌기 전에 좋은 일 생겨서 활짝 웃기 바랄 밖에...  


-2020 5월 11일, 마스크 만드는 중에...

재단사도 아닌데 쓰기 편한 마스크를 어떻게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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