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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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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ly Feb 06. 2016

라스베가스 환상곡

미국 서부 국립공원 여행 15

자이언 국립공원을 떠나 짜릿한 경적을 울리며 추격하는 대형트럭들에 떠밀려 허겁지겁 사막길을 달려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저녁이지만 다행히 푸른 하늘에는 아직도 해가 떠 있다.

라스베가스의 스트립가에 다시 들어왔다 - 사람 사는 곳이다


라스베가스 환상곡


지난번에 라스베가스의 생리를 잘 모르고서 비즈니스 모텔을 잡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수영장과 레스토랑 등 복합적인 휴식시설이 있는 리조트(Resort) 호텔에 방을 얻었다. 모텔은 방 값이 일정하지만 라스베가스의 고급 호텔은 날짜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해서 평일에는 호텔의 숙박비가 모텔보다 오히려 싸다.


- 라스베가스의 경제원리


라스베가스에서는 아무 호텔에나 무료로 주차할 수 있고, 고급 호텔의 뷔페가 일반 음식점들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큰돈 쓰지 않고도 성찬을 즐길 수가 있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도 모르고, 해마다 저금통 털어서 비행기 타고 라스베가스로 뷔페 먹으러 오는 식객이 많은데, 그것은 의외로 간단한 경제 메커니즘이 설명해 준다.


대부분의 호텔은 카지노에 슬로트머신이란 벌통을 설치해 둔다.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와 동전을 거기에 넣고 스위치를 누르면 회전 그림이 주마등처럼 돌아가다가 멈춘다. 운이 좋아 같은 그림들이 나란히 서면 벌통에 들어간 동전에 이자까지 붙여서 빼 주는데, 모두가 이것에 속아서 주머니에 먼지만 남을 때까지 벌통 앞에 앉아서 스위치를 누른다. 이래서 벌통이 넘치면, 난데없이 방탄복을 입은 아저씨가 나타나 자루에 동전을 채워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파리라스베가스호텔의 벌통들 - 라스베가스의 경제 발전소다

벌통들이 오색불 반짝이며  열심히 돌아가고 있을 때, 옆에 놓인 테이블 곳곳에서는 도박사들이 서서 부챗살 모양으로 카드를 뿌린다. 손님들도 카드 끝에 큰 단추들을 하나씩 둘씩 올려놓고 기다리면, 도박사가 카드를 또 뿌려서 부챗살을 키운다. 단추들도 층층이 올라가고, 부챗살도 커지는 동작이 반복되고 나면, 도박사들이 카드를 뒤집고 쌓인 단추들을 쓸어간다. 이래서 도박사 앞에 단추가 산처럼 쌓이면, 난데없이 수영복을 입은 아가씨가 나타나 접시에 단추를 담아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순진한 식객들을 꼬여서 알거지로 만드는 이 간단한 메커니즘이 오늘도 라스베가스를 살찌우고 있다. 이런 경제원리를 이미 체득한 우리는 당분간 벌통은 건드리지 않고 관광안내서가 권고하는 고급 호텔의 뷔페만을 엄선하여 시식하기로 했다.

고급 호텔의 뷔페 식당은 주로 도박장 옆에 있다 - 싸게 먹은 거 토하라고...


- 윈 호텔: 클루니는 어디에?


관광안내서가 추천하는 호텔 뷔페는 가격 음식 분위기 등을 기준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지난번에 들려 보지 않은 곳 중에서 고급으로 분류된 윈호텔(Wynn Hotel) 뷔페를 선택했다. 윈호텔은 스트립의 에펠탑 서쪽에 있는데, 마님이 숭배하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묵고 있는 곳이라 그를 보러 차를 몰고 윈호텔로 갔다. 

스트립 거리의 왼쪽은 대형 쇼핑몰 5성급 호텔 윈호텔과 앙꼬르는 자매 호텔

윈호텔에 들어오니 역시 5성급 중에서도 상위의 호텔이라 지금까지 본 라스베가스의 여느 호텔보다 로비의 실내장식이 고급스럽다. 우선 조지 클루니가 어디 있는지를 알아봐야겠는데, 프런트에서 순진하게 그의 거처를 알려줄 리는 없고... 혹시나 그를 우연히 만날 수 있을까 해서 호텔 안에 있는 카페에 갔다. 역시나...

윈호텔 안의 한 카페 - 동화 속의 온상 같이 꽃 장식이 화려하다

그동안 먼 길 다니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으니 일단 뷔페를 먹으러 갔다. 윈 호텔 뷔페에 대해 비교 평가할 식견은 없으나, 일반 호텔보다 조금 더 비싸기는 하지만 질과 분위기로 봐서 가격은 적당한 것 같다. 

얼마 만이냐 음식들아! 다시 보니 꿈만 같구나. Le Rêve(불어로 꿈이라는 뜻, 윈호텔의 쇼 광고)

저녁을 먹고 나서 테이블 위에 팁을 듬뿍 내놓고 웨이트리스에게 클루니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니, 어딘가 숨겨진 고급 스위트룸에 있을 거란다. 일단 스위트룸 근처에서 수사를 계속했더니, 한 얼떨떨한 젊은이가 단서를 줬다 - 그는 스위트룸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가리키고 금방 사라졌다.

 조지 클루니 어딨는지 아세요? 음 - 저기에 숨겨진 엘리...

젊은이가 가리킨 곳에서 둘러보니 덩치 큰 호텔의 장식 치고는 무척 세밀하다. 천장이 그냥 밋밋한 평면이 아니라 우산 같은 예쁜 등이 있고, 바닥에도 대리석에 문양이 들어있는데 위에 푹신한 양탄자를 깔았다. 벽도 마찬가지로 털이 촘촘히 돋은 부드러운 벨벳을 덮고, 가죽을 압착해 타일처럼 붙여 놓아서 어디 한 군데 빈틈이 없다.


이윽고 잡지에서 본 듯한 아가씨가 다가와 조용히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도 슬쩍 끼어 들어가 따라 내리니, 호텔의 여느 곳처럼 넓은 홀에 꽃 장식이 화려하다. 거기에 웬 남자가 문을 열어 주는데... Who else? - 아니나 달라? 실루엣이 꼭 클루니다.

스위트 룸에서 손님을 맞는 그림자, 분명 그 사람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클루니를 보다니, 르레브(Le Rêve - 꿈)! 정말 꿈같은 이야기다. 윈호텔에서는 원형 풀에서 수상 서커스를 펼치는 르레브라는 쇼를 공연한다. 입장료는 수시로 바뀌는데, 무대 가운데 물이 튀기는 싼 좌석이 호텔의 보통실 하루 숙박비 정도다. 이러니 라스베가스 쇼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수입도 대충 짐작이 간다.

윈호텔의 수상 곡예쇼가 펼쳐지는 극장 앞


- 라스베가스의 하루


다음날 아침, 3주 전에 떠났던 스트립 거리로 나오니 벌써 낯이 익어 자주 다니던 길을 걷는 느낌이다. 지난번에는 스트립에서도 파리라스베가스호텔의 동쪽밖에 제대로 보지 못 했으니까, 이제는 서쪽으로도 가 봐야겠다. 우선 팩토리 아웃렛(공장 직판장)에 가서 번지르르 옷도 좀 사 입어야지? 


. 쇼핑


라스베가스에는 스트립의 동쪽과 서쪽 끝에 출하 시부터 직판장 판매용으로 만든 질이 좀 떨어지는 모델과 유행이 지난 이월상품들을 파는 아웃렛이 있다. 편의상 서쪽으로 가보니 아웃렛에는 유명상품 가게들만 있는데, 물건 값은 일반 상점의 반 값 정도다.


아웃렛을 나와 스트립과 평행한 고속도로를 달려 스트립 동쪽의 베스트바이(Best Buy)라는 큰 전자제품 체인점에 가서 영수증을 제시하고 여행 중에 과열된 내비게이터를 신제품으로 교환했다. 제품 교환은 고장 검사 담당자가 결정하는데 보증기간 내라서 다행이다. 미국에서 파는 물건이 싸더라도 품질보증은 꼭 따져 봐야 한다.


. 스트립 주행


동쪽 끝에서 다시 스트립으로 들어오니 금색의 만달라이배이(Mandalay Bay), 키가 큰 더호텔(The Hotel), 이집트의 유적을 닮은 룩소르(Luxor)호텔이 나오는데, 달리는 차에서 보니 3주 전에 걸어 다니며 보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스핑크스도 피라미드도 마치 처음 보는 것 같다.

만달라이배이와 더호텔  그리고  룩소르 호텔

엠지엠 교차로를 조금 지나니 헐리우드플라넷(Hollywood Planet)호텔과 쇼핑몰이 있다. 여기서부터는 거리에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스트립의 중심가도 이쯤부터 시작된다.

미러클마일 쇼핑몰 뒤에 헐리우드플라넷(Hollywood Planet)호텔이 있다 

한 블록 더 가니 파리라스베가스 호텔이 나오고 거리의 사람들도 더 붐빈다. 길 건너편에는 벨라지오 호텔이 있는데, 호텔 앞의 큰 연못에서 하는 분수쇼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온다.

파리라스베가스호텔  - 에펠탑의 다리가 호텔 천장을 뚫고 나온다 


. 베니시언 호텔: 사막의 베니스


다음 블록에는 윈 호텔과 더불어 5성급의 상위 호텔인 베니시언호텔(Venetian Hotel)이 서 있는데, 호텔 앞에는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 앞처럼 궁전도 있고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도 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옮겨 놓은 듯한 베니시언 호텔

베니시언호텔에 주차하고 나서 호텔 내부로 들어가니, 넓은 홀 바닥엔 대리석 타일이 반질반질하고 양 벽에는 이탈리아의 풍경처럼 키다리 측백나무가 서 있는데, 가운데에 있는 풀에서는 폭포를 배경으로 분수의 물줄기가 힘차게 위로 솟는다.

베니시언 호텔 내부의 분수와 폭포

계단을 따라 한 층 더 올라가니 천장에 구름 떠가는 하늘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 에메랄드처럼 푸른 운하가 나오는데, 밀짚모자를 쓴 뱃사공들이 줄 친 티셔츠를 입고 곤돌라에 서서 노를 저으며 천천히 물 위를 떠간다.

운하에 떠가는 곤돌라 - 가끔씩 신혼부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낭만을 찾는다.

배가 다니는 운하 주변에는 고가의 시계 보석 패션 상점들과 고급 음식점들도 많이 있다. 호텔의 로비로 나가는 통로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건물에 들어온 것처럼 웅장하고 화려한 천장화가 그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궁전 내부를 방불하는 천장화

. 호텔 뷔페


저녁 먹을 때가 되었으니 호텔 뷔페를 탐방해야 하는데, 베니시언호텔의 프런트에서 물어보니 격조 없는 대중 식사의 이미지를 풍기는 뷔페가 아예 없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하다. 관광안내서에 권고된 뷔페 중에 미라쥬 호텔이 있어서 그곳으로 발을 옮겼다. 6월 중순이라 밤 아홉 시가 넘었지만 하늘이 그리 어둡지 않다. 

미라쥬호텔 근처의 야경 -  이곳에서 미라쥬호텔의 화산분출쇼를 공연한다

미라쥬호텔(Mirage)에서는 큰 수영장에 돌고래가 수영을 하고, 비틀즈쇼가 호텔을 대표하는 흥행물이다. 호텔의 뷔페는 가격이 중간 수준이고 식당의 공간이 넓으며 한식 일식 중식 양식 특히 해물과 고기구이가 일품이라 마음에 드는 음식을 제대로 먹은 듯하다.


대부분의 호텔 뷔페는 시간대를 잘못 잡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30분을 넘을 수도 있다. 뷔페는 예약을 안 받는 곳도 많은데, 예약을 해도 라스베가스에서 시간에 맞추어서 다니기는 좀 힘든 일이다. 숙박 중인 호텔 쿠폰을 쓰면 할인되는 곳도 있고, 할인권 박스오피스에서도 가끔씩 할인 뷔페를 판다. 아침 뷔페가 끝나면 바로 점심 뷔페인데, 아침 끝 날 때 가면 값이 좀 비싼 점심을 아침 값으로 먹을 수도 있고, 점심과 저녁 사이에도 이런 경우가 있지만 시간 맞추기가 역시 문제다.

미라쥬 호텔 - 일반인도 입장료를 내면 호텔 수영장에서 돌고래와 수영할 수 있다


- 밤의 유희


뷔페를 나와 근처에 있는 보물섬호텔(Treasure Island)로 갔다. 스트립의 호텔들 중에는 무료 쇼를 보여주는 곳이 있는데,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 미라쥬호텔의 화산분출쇼, 보물섬호텔의 인어와 해적의 해전쇼가 가장 인기가 있다. 마침 보물섬의 해전이 시작될 무렵이어서 보물섬 연못 주변의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보물섬의 인어와 해적들이 벌이는 뮤지컬 쇼

라이브 뮤직과 함께 해적선을 감시하던 인어선의 무희들이 배 안에서 소리치며 급히 뛰어다니고, 해적선이 접근하자 굉음과 연기와 불꽃 속에 전투가 벌어진다. 인어선에 올라온 해적들을 무찌르는 동안 배도 부서지고 주변에 불꽃이 작열한다. 무료쇼 치고는 볼만한데 관객이 너무 많아 불편하고 가까이에서는 물도 튄다.

소리치며  뛰는 인어선의 무희들 - 꼭 끼는 갑옷으로 무장했다
여기까지 라스베가스에서 실제로 보낸 하루의 일을 시간 순으로 적었는데, 밖에 나가지 않고 호텔 한 곳에서 게임, 수영, 식사, 쇼핑, 쇼 관람으로도 충분히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사람들이 새벽까지 돌아다니다가 아침에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못 먹을 걱정도 없다.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는 주기적으로 분수쇼가 펼쳐진다. 평일과 휴일을 구분하여 시간표가 짜여 있는데 바람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분수쇼는 낮에도 하지만 밤에 보면 연못에 조명이 비치기 때문에 더 멋이 있다. 공연 시작 전에는 연못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자리를 잡는데, 구경하기 위해 일찍 가서 기다릴 필요는 없다. 공연이 시작하면 큰 연못에서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으며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는 분수쇼가 벌어진다

다음 날 밤에는 발리(Bally) 호텔에서 하는 저빌리쇼(Jubilee Show)를 보았는데, 호텔에서 받은 할인 쿠폰을 써서 박스오피스(Box Office)에서 예약을 했더니 반 값이다. 지난번에 엠지엠 그랜드호텔의 카(Ka)를 볼 때는 장내 촬영이 금지되긴 했어도 카메라는 들고 들어 갔는데, 이 극장에 들어갈 때는 검열이 철저해서 카메라를 밖에 맡기는데도 관리인이 폰카 찍을까 봐 그런지 아니꼽게 투덜투덜 겁까지 준다.

이 작은 문을 들어가면  초대형 무대와 높은 천장 사이에서 곡예와 무용이 펼쳐진다

입장 시간 전에 문 앞에 대기하다가 극장으로 들어가니 대형 무대와 관람석 공간이 엄청 넓다. 쇼가 시작되니 음악이 퍼지고 무희들이 눈부시게 번쩍이는 옷을 입고 공중을 날아오는데 눈이 아찔아찔하다. 눈을 무대로 돌리니 큰 키에 하얀 젖가슴을 훤하게 내놓은 무희들이 차례로 나와 빙글빙글 돌다가 일제히 다리를 치켜든다. 사람이 아니다! 날개를 접은 천상의 여인들이,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거다.

발리호텔의 저빌리쇼 광고탑 - 무희들의 화려한 등장, 천사가 날개를 편다

무희가 떠나고 난 자리에 장면들이 바뀌며 삼손과 데릴라가 나오면 장사가 거대한 신전을 무너뜨리고, 타이타닉호의 로멘틱한 장면은 여객선의 침몰로 슬프게 끝이 난다. 이게 객석에서 무대를 보는 게 아니라 영화 속에 들어온 실제 상황이다. 마술사가 등장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무대에서 불꽃이 튀는 이런 것이 바로 버라이어티쇼인가? 확 빠져서 머릿속의 때가 말끔히 씻겨 나가는 느낌이 든다.

저빌리쇼 광고 - 공연 사진을 못 찍었으니 이거라도 보시우!


- 스트립의 서쪽


라스베가스 귀환 사흘 째 되는 날 빌린 렌트카를 돌려주려고 하니 시간이 좀 남아서, 스트립의 서쪽 끝에서부터 스트립 중심부로 주행했다. 스트립 거리로 들어가는 서쪽 외곾 변두리는 아직도 빈 터가 많아서 좀 지저분하다.

스트립 거리의 서쪽 끝에서 본 라스베가스 거리

고급 호텔은 없지만 호텔에 묵지 않고 빨리 결혼식을 올리려는 커플들을 위한 모텔과 웨딩체플(작은 교회 결혼식장) 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대도시의 변두리와 마찬가지로 전당포와 성인용 비디오 극장들도 있는데, 호기심에 이끌려 외진 곳이나 어두운 골목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스트립  서쪽 변두리의 모텔과 웨딩채플

스트립의 중심부로 갈수록 거리가 깨끗하고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데 행인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즐겁기만 하다. 모두가 스트레스 해소하려고 놀러 온 사람들이니 발걸음도 가볍고 표정도 명랑하다. 단지 신호등에 걸려서 차가 잘 안 나가지만 그걸 못 참아서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지도 않는다.

스트립 중심가의 저녁 풍경 - 파리라스베가스호텔 옆


- 라스베가스의 추억


스트립 거리를 주행하고 나서 파리라스베가스호텔의 렌트카 사무실에 차를 돌려주기 전에 여행 중에 달린 주행거리를 보니 1마일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4000마일, 6400킬로미터, 지구 반경이다.


서쪽의 데쓰벨리 국립공원에서 북으로 옐로우스톤 국립공원까지 4주일간 4천 마일의 장도를 달리며 미국의 서부 국립공원들을 순회한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고, 가끔씩 우리의 여행이 끝난 라스베가스의 추억을 생각하면 환상만 떠 오른다.


라스베가스의 환상...  네바다... 스트립의 동쪽으로 어둠이 내리니...

피라미드 위에서 광포가 별들을 쏘고,..*.*..*...*....*.....*. Luxor...+

쇠바퀴 긁히는 소리는 밤거리에 퍼진다..... New York-New York...

높이 솟은 에펠탑이 파리의 하늘을 찌르면,...... Paris Las Vegas.....

천상에서 날아온 무희들이 돌면서 춤을 춘다....... Ballys Jubylee...

광휘에 휘감긴 새하얀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고,............ Bellagio.....

보물섬의 인어는 해적과 불꽃 튀는 해전을 벌인다.... Treasure Island

어둠 깔린 베네치아 광장을 날아가 궁전의 문을 열면,...... Venetian..

행복한 연인들이 곤돌라에 몸을 실어 은하수에 떠간다..... Gondola...


라스베가스의 밤 - 피라미드 위에서 광포가 밤새 별들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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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국립공원 여행

1. 라스베가스 서곡

2. 데쓰밸리 국립공원(+라스베가스 다운타운)

3. 자이언 국립공원

4. 그랜드캐년 노스림(+페이지를 향하여)

5. 앤틸로프캐년(+파월호, 구절양장 콜로라도)

6.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우팥키공원과 화산, 메테오르 크래이터, 윈슬로)

7. 페트리파이드포리스트 국립공원

8. 셰이캐년

9. 모뉴먼트밸리(+신들의 계곡)

10. 아치스 국립공원(+캐년랜즈 국립공원)

11. 엘로우스톤 국립공원을 향하여(+그랜드테튼 국립공원)

12.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13. 쏠트레이크씨티(+그레이트쏠트레이크, 빙감캐년마인)

14. 브라이스캐년(+코다크롬배이슨, 라스베가스를 향하여)

15. 라스베가스 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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