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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ly May 15. 2017

주먹밥

이걸 두고 왜 미사일을 쏘시오?

아침에 얼핏 한국의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비상대책회의를 했다는 뉴스가 들리기에 인터넷으로 한국 신문을 읽어 봤더니,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기사가 나와 있었네. 이번에는 발사 지점으로부터 700 킬로미터까지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는데, 나중에 다시 뉴스를 들으니 북의 미사일이 조만간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덧붙여 나오더구먼.


저녁 TV 뉴스에는 북한의 미사일이 불길을 뿜으며 하늘로 올라가는 영상도 나왔지. 그걸 보고 있으니까 미사일 날아가는 게 마치 밥이 날아가는 것처럼 보였다네. ‘인민들에게 날마다 이팝에 쇠고깃국을 먹게 해 주는 것’이 령수님 소원이었다 하니, 핵무기 개발이나 탄도미사일에 대한 보도는 내 눈앞에 쌀과 고기가 터져서 퍼지는 그림과 같네. 그림이라 상상하니 낭만적이긴 하네만, 그게 그리 소박하고 아담한 게 아니라 값이 엄청나고 무섭기도 하지.


얼마 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투하한 모압(MOAB: Mother Of All Bombs - 폭탄의 어머니)은 개당 가격이 1,900만$(250억 원쯤 되네!)라던데, 그걸로 해치운 테러리스트의 수가 많으면 수십 명이라는 보도가 있었네. 북한의 시험용 미사일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한 대 값이면 하얀 쌀밥(이팝)에 쇠고기를 볶아 넣은 주먹밥을 전국에 배달하고도 남겠지? 북한에서는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무력시위에 사용하고 있으니, 복지정책이 엉망인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네.


북한이 화력을 과시하는 만큼 남한도 무장하고 대적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들겠지? 얼마 전 한국의 대선 유세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미사일 방어체계가 10억$짜리라며 한국이 그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많았는데, 그건 사전 조약대로 미국이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걸로 일단락된 듯하네. 하지만 미국이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계속 펴 나간다면, 외국 살리는데 달러를 계속 퍼부을 리 있겠나? 간접적으로나마 무역 불균형이니 뭐니 꼬투리 잡아서 돈 챙길 궁리를 하겠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국방비 부담은 남북 간의 불화로 인해 소요되는 것인 만큼 적대관계를 개선해서 서로 협력하는 방안이 양측의 부담을 줄이는 최선책이네. 이를 위해 남북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하는데, 미사일 시험 발사로 인해 불화가 심화되고 대화에 앞서 오히려 강력 제재가 거론되고 있을 뿐이지. 이런 형국에 문제를 이전과 좀 다르게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네.


남북문제를 푸는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질질 끌어 온 남북대화가 아니라 서로 한바탕 신나게 싸워서 쌓인 감정을 푸는 것이네.


싸운다고? 그렇지만 전쟁하자는 뜻은 아니고, 화력을 동원하는 대신 우선 북한의 미사일 한 대 가격에 맞먹는 량의 주먹밥을 뭉쳐서 힘차게 북쪽으로 던지는 것이지. 이 주먹밥에 얼굴을 맞으면 얼마나 아프겠는가? 그래도 그건 놀부 마누라가 밥주걱으로 배고픈 흥부의 뺨을 친 격이니 얼굴에 붙은 밥 알을 떼어먹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네.


주먹밥을 다 던진 후에 그게 미사일 한 대 값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에게 알려주면, 주먹밥에 뺨 맞은 분들이 얼마나 북한 미사일을 원망하겠는가? 왜 그 비싼 것을 공중에 쏴서 폭발해 버리느냐고 당장 를 내겠지? 그게 인민들의 촛불시위로 이어지면 당도 감당을 못해 스스로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게 될 걸세.


지금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대립하는 시대가 아니라 국가 간의 이익이 우선하는 때인 만큼 이데올로기 싸움은 그만두고 경제문제에 집중해야 하는데, 대선이 끝난 후에도 종북세력이니 뭐니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 미국에서도 오바마 임기 중에 그를 사회주의자라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트럼프 당선 이후 오바마 캐어를 폐지하는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해서 이제 막 상원으로 넘어 가 있네. 이것은 가난한 사람이 부자의 주머니를 털어서 병을 고치려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미국 사람들의 결정이지 사회주의를 타파하려는 정치적 의도는 아니라네. 한국에는 진보와 보수를 아직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로 선을 긋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부터 고쳐야 진보도 나가고 보수도 기초를 든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네.


이제 선거가 끝나고 세상을 바꾸기로 공약한 신정부가 들어섰으니, 민생고를 해결하는 것 못지않게 국민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서 정치 선동자들에게 부화뇌동하지 않고 안정되게 살도록 교육과 문화부문에 많이 투자했으면 좋겠네. 그러려면 국방비도 좀 아껴야겠지?


요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돌이켜 보니 천막 치고 농성하는 모습도 지겹고, 촛불 정성도 낭만적이지 않네. 거기에 성난 민중이 태극기와 성조기 흔드는 것은 미사일 날리는 것처럼 철없어 보이지.


- 2017년 5월 15일, 새도 날지 않는 높은 하늘에 웬 밥이 날아간다냐?


해법이 알려지지 않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방법을 적용해 보는데, 그것으로도 불충분해서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엉뚱한 방법들까지 따져보다가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는 경우가 있지요. 이렇게 직접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여러 가지 해법들을 나열해 보고 거기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 방법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입니다.


예를 들어 10킬로미터나 되는 전선에 눈이 쌓여서 선이 끊길 지경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먼저 누군가 빗자루를 들고 하늘에 올라가 쓸어내자고 제안하면, 그게 좀 엉뚱하지만 거기서 '하늘에 올라간다' '쓸어낸다'와 같은 아이디어를 얻어 내고, 결국은 헬리콥터를 타고 전선을 따라 저공비행하여 프로펠러로 눈을 날려 버리는 해결책에 도달할 수가 있지요.


남북 간의 평화를 위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 온 '대화'와는 반대로 '싸움'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싸움에 인간성을 무시한 대량 살상 무기인 미사일을 쏘기보다는 훨씬 더 인간적인 주먹이 날아가면 어떨까? 이런 역발상의 생각에 밥주걱에 뺨 맞고도 만족한 배고픈 흥부의 모습이 더해져서 결국 '주먹밥 싸움'이 남북 간의 평화를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제시됐어요. 이렇게 브레인스토밍을 계속해 나가면, 주먹밥은 '물자' 또 싸움은 '시합'으로 발전되어 남북 간의 물자 교역, 인적 교류, 운동 경기, 예술 경연 등 많은 방법들이 나오겠지요?


남북문제뿐 아니라 사회문제도 '상식의 틀'이라 미화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확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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