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기가 주는 자유

비워낸 자리에서 시작되는 가벼움

by 톨루엔

놓아주기의 본질은 단절이 아니라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다.

고여 있던 물이 썩듯, 마음도 붙잡고만 있으면 답답해진다.

주먹진 손을 펴야 바람이 통하고, 숨이 쉬어진다.


나는 최근 오래된 전자기기를 정리했다. 더는 켜지지 않는 태블릿, 노트북을 결국 버렸다.

그동안은 *“언젠가 고쳐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미련 때문에 붙잡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방 한 켠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다. 버리고 나서 느낀 건 상실이 아니라 자유였다.

필요 없는 것을 내려놓으니 공간이 생겼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관계에서도 놓아주기는 자유를 준다. 억지로 이어가는 관계는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거리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멀어짐을 받아들일 때, 억지 웃음 대신 편안한 호흡이 가능해진다.


내려놓음은 배신이 아니라 존중이다.

상대의 자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나의 자리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놓아주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손을 비워야 다시 무엇이든 잡을 수 있다.


자유로움은 놓음에서 비롯된다. 오늘의 작은 불안을 내려놓고, 지금의 작은 기쁨을 붙잡는 것.

그것이 우리가 매일 연습해야 할 삶의 태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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