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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un 16. 2023

작가의 말

1.

어느 날 문득,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득 이라고는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일이기도 합니다.

책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무얼 받았느냐고 물으신다면 명확하게 대답하기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냥 책을 좋아하게 되어서 좋다는, 막연한 대답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2. 

저는 편한 글을 좋아합니다. 화려하고 어려운 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산문, 그중에서도 수필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글도 음식도 담백한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무한리필 음식점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양이 적더라도 끝맛이 좋으면 좋겠습니다. 

담백하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이 그렇다는 뻔뻔한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끝맛이 좋고, 

담백하고 즐거운 글을 쓰고 싶었다는, 그런 말입니다. 


3. 

책과 비슷할 정도로 좋아하는 게 있습니다. 

대화가 그렇습니다.

대화는 제게 수단이라기보단 

그 자체로 목적에 가깝습니다. 

재밌잖아요.


4.

책이랑 대화는 정말 비슷한 것 같습니다.

밝히기 힘든 마음이

터져 나올 때도 있고,

문득 들어버린 생각을 모른 척 던져본다거나,

말하기 부끄러운 건

대충 뭉개보기도 하고.

그런 아름다운 일을 

주변인하고만 나누는 건 아깝잖아요.

그래서 이 책에 쓰인 글들은

제가 평소에 나누던 대화의 내용과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 가지는 힘은 조금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치 적당히 술에 취한 것처럼

제 속내를 조금 더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었거든요.


5.

앞서 화려하고 어려운 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었죠. 

저는 세상을 어렵게 보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고 단순하게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단지,

조금은 낙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얼마 되지 않은 일이지만,

저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없어진 다음에야 발견할 수 있는 낙관을 본 적이 있거든요.


6.

이 책을 통해 여러분들과 대화해보고 싶었어요.

꽤나 일방적인 대화일 수는 있겠지만, 

제 말이라도 닿는다는 게 어디입니까. 



제 글과 함께 즐거우시길 바라며,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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