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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우 Dec 08. 2024

플로팅 일기_일단 좀 쉬고 올게요.

2024.12.08. 일

 이제 한 시간 남짓 후면 휴무 전야가 시작된다! 사장도 휴무는 기다려지고, 사장도 노는 날은 즐겁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닐 수도? ^^) 그래서인지 오늘은 유독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 오랜만에 릴스 하나 올리고, 거래처 발주 좀 넣고, 그 외 대부분의 시간은 멍 때리거나 멍 때리면서 보냄. 이런 날도 있어야지 암~


 30분 독서 루틴을 통해 독서의 양이 대폭 증가하였다. 역시 책은 시간이 있을 때 읽는 게 아니라 시간을 쪼개서 읽어야 하나 보다. 플로팅에서는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를, 집에서는 이승우의 <모르는 사람들>을 읽고 있는데, 어쩜 이렇게 둘 다 딱 내 스타일일 수가 있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늘 망설여졌는데, 이승우 책 두 권만에 (심지어 한 권은 완전 초입만 읽음) 완전 반해 버림. 그래도 한 권 읽고 제일 좋아하는 작가라고 하기엔 좀 민망하니까 세 권은 읽고 다시 말씀드릴게요? ㅋㅋㅋ 이승우 문학은 날카로운 통찰과 적확한 묘사의 향연. 쿤데라는 말해 뭐 합니까.


 난 아무래도 냉소와 자조를 사랑하는 것 같다. 좀 가학적인 성향인 걸까? 피학적이라고 해야 하려나?


 오늘은 손님이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그냥저냥 흘러갔다. 12월의 첫 주도 끝이 나고 있다. 2024년이 3주밖에 안 남았다니. 그래도 올해만큼은, '올해 나 뭐 했지?'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플로팅을 열었으니까.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사장이 된 해니까. 여러모로 역사적인 2024년이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역사적으로 장식될 줄이야.)


 장사의 묘미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모든 단점은 결국 장점이기도 하다. 모든 장점이 결국 단점이기도 하듯이. 장사꾼 10개월 차, 일희일비의 노예가 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도,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오늘이 망해도 내일은 흥할 수 있는 것이 장사니까. 오늘이 흥해도 내일은 망할 수 있는 것이 장사기도 하고. 그러니까 장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플로팅 간판 불이 꺼지지 않는 한, 나에게는 내일이 있다. 그러니까 여러 걱정 전부 차치하고, 일단 저는 좀 쉬고 올게요!

1) 랜덤박스 이제 두 개 남음! (3주동안 두 개는 팔겠지.), 2) 오늘 밑줄 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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