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과 부지런함

2026.01.22. 목

by 감우

오늘 진짜 너무너무 추운데 저 빌어먹을 냉난방기는 꼭 폭염과 한파에 말썽을 부림... 삼전 주식 많이 올라서 좋긴 한데.... 삼성에 감정 생길라 그러네 정말. 그래서인지 이번 주 중에는 손님이 가장 적었고, 매출도 가장 적음.


남편이 출장을 갔다. 무려 7일을 혼자 자야 한다. 예전엔 혼자 있으면 좋았는데 어느새 둘이 익숙해진 것인지 어쩐지 벌써 조금 외로운 느낌. 플로팅을 운영하면서, 또 남편의 출장이 잦아지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혼자가 되면 부지런해진다. 나는 거의 평생을 내가 게으른 귀차니즘 인간이라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때는 다 그럴 수 있어서 그렇게 살았던 것이라는 사실을 그럴 수 없게 된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내가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고,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해 줄 사람이 없는 1인 자영업자가 되고 보니 뭐라는 사람 하나 없어도 시간을 쪼개 쓰게 된다. 집안일을 남편에게 미룰 수 없게 되는 남편의 출장 기간엔 어느 때보다도 아침 저녁으로 부지런히 집안일을 해댄다. 출근 준비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일하고 왔더니 피곤해서, 이따위 말들은 다 핑계였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게을러서 고민이라는 사람에게 이 말을 해 주고 싶다. 그럴 수 있을 때 마음껏 게을러도 좋지 않겠냐고.


꾸준히 하기는 내가 가진 재능이 아니라고, 모든 일을 습관적으로 미루는 것은 나의 타고난 성질이라고,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적당히 포기하고 살려던 차였다. 절대 달라질 수 없을 것 같은 내가 어느새 달라져 있다. 내가 달라질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부지런함이 절박하지 않은 상황은 차라리 축복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쓸데없이 나를 채찍질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남편이 없는 7일간은 퇴근하면 집안일도 해야 하니 매장 일은 되도록 쉬엄쉬엄 하기로 한다. 남편이 없는 집은 심심하고 고요하겠지만, 어느 때보다 나만의 시간이 풍족해지는 시간이니 이 기회에 새해 목표로 계획한 뜨개질을 시작해 보아도 좋겠다.


아참, 오늘은 치과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날이다. 젤리 먹다 금니가 빠져서 치과에 간 거였는데 내가 이를 앙다물고 자는 습관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심한 편이라고 한다. 무의식 중에 치아로 가해지는 압력이 내 치아를 깨트렸다고.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교정 유지장치의 철사가 끊어졌던 일이 비로소 이해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입 안이 뻐근하게 느껴졌던 것도. 그야말로 이를 앙다물고 살아온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치과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톡스 처방을 해 준 것. 겸사겸사 이곳저곳 보수 좀 해 볼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돈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젤리도 먹지 말래요... 나 젤리 좋아하는뎅 ㅜ)

부드러운 것을 먹으래서 오랜만에 클래식한 간식을 :)


ps: 오늘의 교훈, 치아 보험 들길 잘했다.

매거진의 이전글운수 좋은 날(posi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