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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 Jul 31. 2022

흩날리는 낙옆 사이로


허허, 참 


아이스커피를 한잔 사오는 길에 


빗자루를 든 편의점 아저씨의 실소를 들었다. 


우수수, 하늘에서 낙옆이 떨어지고 


떨어지는 잎사귀를 바람이 한번 두번 걷어찼다. 


지금은 그냥 즐기세요, 푸우


빨대를 있는 힘껏 빨았다. 


커피숍 손님들은 창밖에 흩날리는 낙옆이 


첫눈이라도 되는 것마냥 쳐다본다. 오오, 


설마 나를 보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아침이니까 머리가 부스스하지


슬리퍼 사이로 맨발에 낀 각질이 보일까


마스크를 발에 씌우고 싶었다.


오리는 꽥꽥 오리는 꽥꽥 


염소 음메에에에 염소 음메에에에


돼애지는 꿀꿀 돼애지는 꿀꿀


소는 음모오 소는 음모오


노래방에서 가장 나중에 부른 노래를 


하루종일 흥얼거린다더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니


유치하게 되버렸다.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와 


흩날리는 낙옆 사이로 


아이들은 오늘도 부디, 


건강하기를.


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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