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디지털 노마드의 시작?

지금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든 좋아

by Jerry




나.. 22살밖에 안됐는데, 너무 낡았어


마이스터고를 졸업해서 스타트업 디자이너로 취직하고, 일하며 지금까지 6년이라는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고등학교 3년, 사회인으로 3년. 그리고 내년부터는 대학생이라는 신분도 추가적으로 생긴다.

불안해서든, 내가 꼭 해야 할 일이어 서든 정신없이 일을 진행해서 마무리하고 보니 내가 너무 낡아있었다. 아직 22밖에 안됐으면서 "낡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웃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날 표현할 수 있는 한 단어는 [낡았다]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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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다 [동사]

1. 물건 따위가 오래되어 헐고 너절하게 되다.
2. 생각이나 제도, 문물 따위가 시대에 뒤떨어지다.

[유의어] 닳다, 떨어지다, 진부하다


지금 2021을 마치는 "22살의 나"는 헐고 너절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생각은 시대를 따라가는 것만 해도 벅찼다. 나름 이를 해결하기 위해 PT도 시작했고, 책과 전시회를 많이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들은 나의 본질적인 낡음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아마 여유 없이 빡빡하게 머리를 채우고 기계적으로 몸을 움직인 것이 나의 전체적인 삶을 녹슬게 만든 것이 아닐까.


이런 정리되지 않은 복잡한 고민들(글로 적는 지금도 그때의 고민을 정리하지 못하겠다. 그냥 난 걸어 다니는 고민 덩어리였다)을 하며 삶을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을 때, 개발자님을 통해 "디지털 노마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지털 노마드? 뉴스레터에서 제법 많이 보이던 단어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대충 넘겼지만, 지금 상황에서 디지털 노마드의 설명을 듣게 되니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노마드 digital nomade

1.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일하는 사람. 또는 그런 무리.
2. 디지털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한 달 살기를 준비하면서 지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행위에 단순히 이름을 붙이고 합리화하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도피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그러지 못하니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납니다! 하는 게 아닐까?(한 번 고민 덩어리는 영원한 고민 덩어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뭐.. 내 Feel이 짜르르 올 때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이제 내년이면 대학도 다녀야 하는데 그럼 적어도 4년 동안은 다닐 시간이 없는걸! 주변에 폐끼 치는 게 아니라면 후회하더라도 한 번 해보고 후회하는 게 더 낫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난 22살, 응애 인간인걸?


"22살이 뭐가 어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나는 너무 어리다, 어려!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이야! 나도 그냥 누군가 주는 정해진 과제를 하며, 용돈 받으면서 살고 싶다. 하지만 저런 생각을 하는 건 그냥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방해가 될 뿐이다. 그러니까 가자, 가보자고. 여자가 한 번 결정했으면 남은 건 실행뿐이다.


응애 인간에게는 시작부터 운이 따른다. 주변에 한다고 큰소리를 쳤더니 같이 하자는 친구가 생겼다. 정말 몇일만에 둘이 이야기해서 일정이랑 숙소, 그곳에 가서 각자 무슨 목표를 가지고 한 달을 살 것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끝마쳤다. 현생의 리프레시와 인생 재정비가 한 달 살기의 큰 목표다.


한 달 살기 목표

1. 여태까지 달려온 수고한 나를 위한 리프레시
2. 앞으로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정리.


친구와 긴 시간을 함께 붙어서 지내는 건 처음이라서 걱정이 많다. 나름 룰도 정하고, 일정 공유할 엑셀(and Notion)도 만들고, 각자의 성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6년을 함께한 친구니까 괜히 이번 한 달 살기 때문에 사이가 어색해지는 건 싫어 더 걱정되는 것 같다. 이 문제는 한 달 살기를 진행하면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럼 회사는 어쩌고?


회사를 때려치운다는 선택지는 없다, 곧 23살이 되는 나에겐 돈 생각밖에 없다. 솔직히 회사에서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일정 상 한 달의 외근이 안된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의 비애) 같이 갈 친구한테도 못 갈 수도 있다는 겁을 잔뜩 줬는데 다행히 대표님께서 흔쾌하게 허락해주셨다.

그 대신 한 달 살기를 하면서 내부 인원들과 차질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외근에 대한 롤을 정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첫 장기 외근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외근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더 편하게 갈 수 있도록 롤을 잘 지키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앞으로 한 달 살기를 많이 할 것 같아서 더 내용을 자세하게 적으려고 노력했는데, 결과를 보니 그냥 내 멋대로 적은 것 같다. 앞으로 적는 글엔 미래의 나를 위한 정보가 포함된 글이 적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