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음악이 다짜고짜 공간을 가득 채운다. 안녕하세요, 란 인사 따위는 사치. 볼륨 최대 음악이 여기선 인사인 것이다. 음악이 신나긴 한데, 소리가 이 정도로 커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정신이 혼미해지려 하지만 큰 음악 소리가 줌바의 정체성이려니 한다. 나도 빨리 이 세계에 빠져 들어야 하는데.
호우! 하!
그리고 큰 음악 소리를 뚫고 들리는 소리. 이건 음악과 함께 나오는 효과음인가, 사람의 목소리인가. 알고 보니 강사님과 수강생의 추임새(?)였다. 왠지 모르겠으나 오글거린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호우!"라는 소리를 내는 날이 오려나. 상상만으로도 몸이 비틀린다.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왼쪽, 발을 움직인다. 이 정도는 따라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 정직한 스텝은 그저 준비운동이었다. 그다음부턴 오른쪽 두번 왼쪽 한 번, 오른쪽 앞 뒤 왼쪽, 한 바퀴 돌고 방향 바꾸고...난리 났다. 발로 스텝을 따라가는 것도 벅찬데 팔 동작까지 해야 한다. 올리는 게 왼손이야, 오른손이야? 남들을 보며 해보려 하면 이미 그 동작이 끝나 있다.
허리 돌리기, 몸 털기, 웨이브 등의 고난이도 동작도 간간이 있다. 허리 돌리기라면 왕년에 훌라후프 돌리던 실력을 발휘하여... 허리를 돌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거울을 보니 내 몸이 삐걱대고 있다. 몸 털기는 애초에 안 되니 양손만 털어준다. 웨이브는 평생 해본 적이 없다. 허리로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상상되지 않는다. 웨이브 대신 허리 굽혀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올라온다.
줌바 수업에서 나는 어떤 동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두리번거리고 있다. 몸은 움직이고 있으나 영 아니올시다다. 거울로 내 모습을 못 쳐다보겠다.
사람들은 여전히 "호우!"를 외치며 춤을 추고 있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줌바의 세계에 빠져 있다. 진심으로 즐거워 보인다. 저것이 바로 물아일체(物我一體), 아니 무아일체(舞我一體)인가. 춤과 내가 하나 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즐거움이든 뭐든 느끼는데 나는 아직 자아를 버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