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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태환 May 18. 2017

모두가 나를 신경쓰지 않는 시간

고도를 기다리며.. NO.652


< 고도 편 >



 모두가 나를 신경쓰지 않는 시간

 미끄럼틀 중앙에 선 고도가 "이거봐"를 외쳤다...
 그리고 "우와"라고 감탄사를 과장되게 말했다
 다음에는 "하부지 미끄럼 가자"라고 소리치듯 말했다
 그리고는 아무말도 없이 미끄럼틀 중앙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와 또또를 바라본다
 당시 또또는 정아가 물려주는 젖병을 거부한채 심하게 울고 있었고 부모님과 정아는 우는 또또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도는 시무룩해 보였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많은 경우 외면 받고 때론 차별 받는다
 이는 당연하다
 하지만 고도에게 이런 순간은 아직 낯설고 속상하다
 태어나 지금까지 고도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고도는 늘 가족들 사이에 있었고 자신이 울고 웃고 때쓰는 모든 순간을 누군가는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었다
 하지만 또또가 스스로 기어다니기 시작하고 이전보다 투정도 소유욕도 늘어감에 따라 고도는 자신이 받던 관심을 자연스레 나누어 갖게 되었다
 자신이 온전히 소유하던 것을 나누어 갖는일은 슬픈일이다
 앞으로도 고도는 많은 순간 소외를 경험할 것이다
 그리고 차차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어가게 될거다
 당연한 수순이고 자라는 과정임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아들이 그런 속상함을 겪는 순간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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