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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an 19. 2017

아프리카, 이제 곧 만나러 갑니다

이제 곧 만나러 갑니다

곧 아프리카의 휴양지로 유명한 섬나라 모리셔스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으로 떠난다. 대학교 시절 스페인과 브라질에서 1년가량 지냈던 터라 비교적 이곳저곳 많이 다녀본 편인데도, 아프리카는 완전 미지의 세계라 설렘이 크다. 이 여행이 가능한 이유는 중국 구정 연휴가 한국에 비해 매우 길어서 뒤에 연차를 조금만 붙이면 거의 3주에 달하는 휴가를 쓸 수 있기 때문이고, 부인님의 회사는 특히 유럽계 회사인지라 휴가 쓰는데 전혀 눈치를 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떠난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싱가폴 이주를 생각하면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 이 부분이다. 중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어서 구정과 추석 연휴가 길다.)


모리셔스는 원래 원주민이 없는 섬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2000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인도계가 68%라고 한다. 처음에는 네덜란드가 점령했다가, 케이프타운을 주요 거점으로 삼으면서 그다음은 프랑스가 마지막엔 영국이 점령했고, 1968년 영국에서 독립했다고 한다. 아마도 영국이 점령했을 때 인도계 이주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나 싶다. 모리셔스는 신혼 여행지로 유명한데, 우리 부부는 3년째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신혼이기 때문에 새해를 맞아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기로 했다.  



케이프타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도시다. 네덜란드와 영국의 점령지이기도 했다. 케이프타운은 전체 인구 중 약 35%가 백인으로, 아르헨티나가 스스로를 남미의 유럽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남아프리카 공화국 역시 아프리카의 유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케이프타운은 서양사를 전공한 나에게는 꼭 가보고 싶던 도시였는데, 부인님께 케이프타운에 가보고 싶다고 한 말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시고 아프리카 여행 일정에 넣어주셔서 케이프타운을 내 발로 밟아보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케이프타운은 실크로드를 통한 교역이 힘들어지자 유럽에서 아시아와 무역을 하기 위해 아프리카 해안선을 따라 항해하는 과정에서 선택된 도시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유럽이 섞여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가 너무 궁금하다. 케이프타운에서는 에어비엔비에 머무는데, 에어비엔비 호스트 사진에 대체로 흑인과 백인이 함께 나와있는 사진이 많아서 더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원래는 인종차별정책이 심하게 있었는데 1991년에 인종차별정책이 종식되었다고 한다. 인종차별정책이 종식된 후 거의 30년의 시간이 지난 케이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브라질에서 인종차별정책은 없지만, 너무나 큰 인종 간 생활수준의 격차를 경험했던 터라 이 '아프리카의 유럽'에서 흑인의 삶은 어떨지 관심이 많이 간다. 



여행은 그 특유의 여유로움과 함께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나를 둘러싸고 있던 껍질을 알게 해줘서 좋다. 어떤 여행은 그 껍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또 어떤 여행은 그 껍질을 부숴준다. 현지에 도착해서 글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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