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르코 Apr 21. 2019

외국어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성인이 된 후 외국어 공부하기

최근에 중국어로 면접을 볼 일이 있었다. 싱가폴에 오기 전 1년 간 상해에서 살았지만, 중국어로 일을 하거나 전문적으로 중국어를 공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일을 하기에는 한참 부족한 실력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합격하면 좋고 불합격해도 잃을 게 없다는 생각에 중국어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면접 전까지 최대한 중국어를 복구시키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전화 중국어를 바짝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면접까지 이틀이라는 시간이 있어서, 이틀간 1시간씩 중국어 공부를 하고 면접에 들어갈 수 있었다. 면접 자체는 기술을 영어로 설명해야 되는 부분이 많아서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외국어 공부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중국어 공부 계획


그 이후로 계속 매일 6시에 일어나서 30분씩 전화 중국어를 하고 출근하고 있다. 오랜만에 다시 중국어를 공부하니 드는 생각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법 중국어를 많이 까먹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다시 조금만 더 시간과 정성을 쏟으면 업무 수준의 중국어까지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싱가폴이라는 나라가 중국계가 70%가 넘는 나라라서 회사에도 중국계 싱가폴인과 중국에서 온 동료들이 많은 편인데, 이 친구들과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꾸준히 중국어에 노출되어서 그런지 중국어를 이해하는 능력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국어 면접을 본 면접관도 중국계 싱가폴 사람이었는데, 싱가폴 사람들은 중국어 어휘량이 적어서 중국어에 영어 단어를 많이 섞어 쓰는 경우가 많아서 알아듣기는 훨씬 수월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목표로 2020년 상반기까지 HSK 6급을 따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 외국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토익이나 토플, HSK, JLPT 같은 자격증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런 자격증을 이력서에 쓰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외국어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어떤 식으로 그 언어를 활용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 역시도 싱가폴에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격증을 딸 필요는 전혀 없지만, 다만 내 중국어 성취도가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한 요소로 시험을 볼 계획이다.


일본어 공부 계획


부인님께서는 일본어를 매우 잘하신다. 현재 싱가폴에서도 한국, 일본 고객을 상대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어를 매일 활용하고 있다. 부인님은 대학 시절 한중일 연합 동아리를 했고, 1년 간 일본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왔기 때문에 일본인 친구들이 많은데, 항상 일본에 놀러가서 이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답답함이 컸다. 일본 사람들 성향 상 어지간히 영어를 잘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 걸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좋은 친구들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까워지기는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마음먹은 김에 일본어도 제대로 공부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나도 친한 일본인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최근에 아들을 낳았다. 이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일본어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 아이랑 대화를 하려면 일본어가 꼭 필요하다는 결심이 생겼다.


싱가폴은 APAC 전체 지역 본부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을 포함해서 JAPAC 지역 본부를 두는 회사도 있다. 일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주재원이 아니면 외국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덕분에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한국인이 싱가폴에서 좋은 기회를 얻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일본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데, 최근에 일본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많은 취업/사업 기회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는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작해서, 2020년 내에 JLPT 1급을 따는 걸 목표로 공부해보려고 한다. 일본어는 1급을 따고 나서 시작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비즈니스 일본어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일본어와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일본인 대학생들도 취업하기 전 책을 사서 따로 비즈니스 일본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하니 정말 다른 차원의 예의범절을 가진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부인님 덕분에 이것저것 주워들은 건 많지만 아직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못쓰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도전해봐야겠다. 고급스러운 표현이나 비즈니스 일본어는 부인님 치트키를 써보기로 하자.


나에게 외국어 공부란


외국어 공부를 할 때는 그 언어만 배울 수는 없다. 그 언어를 배우면서 왜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지 그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실제로 그 나라 사람들과 그 나라의 언어로 대화를 나눌 때 이야기의 깊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도 중국계 친구들 사이에 앉아 있으면서 그 친구들의 이야기 주제를 들으며 이 친구들이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 내 세계가 커지는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무엇보다 나는 많은 양의 공부가 필요하거나 준비가 필요할 때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준비하는 편인데, 오랜만에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할 수 있는 것이 생겼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 앞으로 한동안 즐겁게 외국어 공부를 하지 않겠나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