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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qua Oct 15. 2016

온정과 냉정 사이

대만, Taipei, Taiwan  <조용히 사고 치기>

여행 일상 



온정과 냉정 사이

대만, Taipei, Taiwan <조용히 사고 치기>



떠오르던 곡

Do i need a reason

- D' Sound   

 




중국어로 적은 호텔 주소.
다음에 택시 탈 일이 생기면 다른 택시기사님께
이 종이를 보여주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첫인상은 어떨까?

처음 만나는 사람의 인상에 따라 우린 기대를 하게 된다.

저 사람은 왠지 저럴 것 같아.

혹은 추측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은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인상보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게 된다. 눈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과 같다. 머리와 마음을 채우는 생각과 감정들은 자연스레 눈과 표정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만, 그곳은 어떤 눈으로 살며 어떤 표정으로 맞이할까?

또 그것은 어떤 느낌을 줄까?


비행기 문이 열리면서

가장 처음 발을 내디뎠다.


대만은 성숙한 막내 동생 같다. 짓궂고 활기차고 활발하지만 내면에 있던 성숙한 마음이 문득 드러나 놀라게 하는 막내 동생. 처음엔 이런 매력을 모르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데 메인 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달린다. 첫 느낌을 받을 시간이 없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시간이 흐를수록 매력이 피어나는 도시가 대만이다.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서는 메인 역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국광 버스 1819번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는 5번 라인에 있다. 주변에는 행선지가 다른 많은 버스들이 있었다.




분명 제 2 외국어는 중국어


 1819번 버스


승객의 좌석이 정해져있는 한국과 다르게 대만은 버스에좌석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니까 버스를 타려는 긴 줄은 표를 사는 사람을 애타게 만드는 것이다.

버스에 인원 수가 채워지면 출발하고 그다음 버스가 오면 끊겼던 사람부터 다시 차에 타기 때문에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이 빨리 버스를 탈 수 있다. 타기 전에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중국어로 말을 건다. 몇 명인지 물어보는 것 같은데 아마도 남은 빈 자석을 채우려는 듯 하다. 예를 들면, 버스에는 한 사람이 탈 수 있는 자리가 남았는데 다음 차례 사람이 일행까지 세 명이면 탈 수가 없는 것이다.



드디어 버스를 탔다.

새벽 버스 여행을 하는 기분이랄까.

한참을 가고 있는데 첫 번째 정차하는 곳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가 뒷좌석에 앉아있는 여행객 무리들에게 중국어로 말씀을 하셨다. 화가 난 것은 아니었지만 억양이 마치 혼내키는 듯이 들렸고 큰 목소리로 말한 데다가 말의 빠르기가 무척 빨랐다.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으니 우리를 비롯해 중국어를 알지 못하는 모든 여행객들은 당황스럽기 바빴다. 누군가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그 목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이미 피곤함에 그나마도 있던 감각이 퇴화하면서 증발하기 직전이었다.



대만과 인사하다




여행자가 보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여행자 기억 속에 대만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행자 역시도 자신의 나라의 이미지를 대만에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타이베이를 여행하면서 공항버스, 지하철, 시내버스 등 많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하면서 꼭 필요한 순간과 급할 때만 택시를 탔었는데 총 다섯 분의 택시기사님을 만났다.

첫 번째로 만난 택시기사님.

메인 역에 도착해서는 숙소까지 택시를 타야 했다. 이미 시간은 새벽 두 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택시를 타려는데 언어장벽이 생겼다. 전 세계 어디서든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바디랭귀지를 하며 지도를 보여주었지만 또다시 2차 장벽이 생겼다. 위치가 문제였다. 택시기사님은 가야 되는 숙소의 위치를 모르시는 눈치였다.

날이 밝기 전 호텔에서 잠을 잘 수 있을까?

택시기사 아저씨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택시기사님한테 물었다. 다른 택시기사님은 우리 지도를 보면서 한동안 고민을 하시더니 다행히도 위치가 파악이 되셨는지 설명을 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

본인의 승객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런데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셨는지 헤어질 때 '사요나라'라고 하셨다.


두 번째로 만난 택시기사님.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갈아타고 가야 될 때가 있었다.

갈 때 한 번, 돌아올 때 한 번.

그런데 갈 때는 잘 타던 지하철을, 돌아올 때는 이야기하느라 반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말았다.
내린 곳은 아주 엉뚱한 곳.

역에서 나온 후 주위를 둘러보는데 전보다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가 오감을 감쌌다.


그리고 급히 택시를 탔는데 또다시 위치가 말썽이었다.

서둘러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중국어로 된 주소를 보여주었고 힘들게 출발을 하게 되자 나중에 호텔에 도착해서는 택시기사님께서 종이와 펜을 들고 무엇을 적으시더니 건네주셨다.

중국어로 적은 호텔 주소.

다음에 택시 탈 일이 생기면 다른 택시기사님께 이 종이를 보여주라는 거였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세 번째로 만난 택시기사님.
도착지까지 가는 내내 중국어로 대만을 소개하셨다.

자꾸만 '메이요'를 말씀하셨는데 나중에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친구에게 물어보고 나서 '없다'라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무엇이 없다고 설명하셨던 것일까?


네 번째로 만난 택시기사님.

역시 친절하셨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하도록 해주셨다.

다섯 번째로 만난 택시기사님.

공항으로 돌아가는 날이었고 메인 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때문에 모든 짐을 택시에 실어야 됐는데 친구 한 명이 결혼을 앞두고 새로 입주하는 집에 꾸며야 될 것들과 감사의 인사를 전할 분들에게 선물할 짐이 무척 많았다.

택시기사님이 친구의 짐을 드는 순간 깊은 내면에서 낮은 비명이 나왔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만 사람들은 따뜻하지만 그것이 넘쳐 서로가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모습은 자유로움 속에 규칙이 있는 것 같아 인상적이다.




공간 속 사람들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인 이지카드를 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침 둘러보던 곳은 대만의 명동이라 불리는 곳


시먼딩


시먼딩에서 장소를 옮기면서 이지카드를 구입하기로 하며 시먼 역으로 간다. 가는 도중 요요 공연을 하는 남자가 아주 멋진 묘기로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무대 매너도 좋다.

시먼 역 도착 후, 카드를 사고 충전할 수 있는 이지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역 안을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다.

시먼 역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었는데 왜 모두들 1회용만 알려줄까?

시간이 지난 후 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 기계의 행방을 알 수 있었다. 이미 철거됐다. 결국 토큰을 구입해서 지하철을 탄다. 그런데 노선을 숫자로 구분 짓는 우리와는 다르게 색깔로 노선을 구분을 한다. 노선을 표현하는 방법도 부르는 방법도 다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창밖에 보이는 흐르는 장면만큼 멋있는 것은 노약자석을 비워두는 대만 지하철 풍경이다.



      주말이면 번화가에는 사람이 항상 많다.

      낮과는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도

      헬멧을 꼭 쓰는 모습이 많았다.



타오위안 공항은 터미널 1에서 터미널 2로 이동하면서 구석구석을 구경을 할 수 있다.

걸음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끝도 없는 타오위안 공항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은 마치 공항의 전체를 이해하고 공간을 잘 활용한 느낌을 준다.

꼭 수많은 여행객을 위해 곳곳에 알맞은 장소를 마련해 놓은 것처럼 준비한 공항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조용히 사고를 쳤다.

검색대에 나오는데 외국인 한 명이 항공권을 잃어버린 사람을 찾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익숙한 항공권.

그건 내 항공권이었다! 얼른 달려가서 고마움을 전달하고 항공권을 받았다. 아찔한 것은 그 외국인이 찾아주기 전까지 항공권을 잃어버렸는지 모르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타이베이에서는 좋은 사람들로 기억이 채워졌다.







타이베이는 따뜻한 기준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많은 여행지다






            대만, Taipei, Taiwan  <조용히 사고 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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