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의 아버지가 잠에 들기 전에 읽지 못한 나머지 부분이 있었다.
일본인 간수가 안 의사를 존경해서 그의 유품까지 소중하게 보관하였다는 것이었다. 일본과 한국은 당시 서로 침략자와 희생자로 반대되는 적대적인 국가였음에도 일본인 간수는 마음속으로 젹대국가의 안 의사를 존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티브의 아버지에게는 적대 국가의 국민이 다른 적대 국가의 국민을 존경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세계 역사에 있어서 서로 적대국가인 국민이 적대국의 국민을 존경한다는 것은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와 같이 오랜 역사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감동적인 내용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
적국인 일본인 간수까지도 존경해마지 않았던 안 의사의 인품과 희생정신이 위인전을 통해서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스티브의 아버지에게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는 시공을 초월해서 전달된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었다.
안 의사의 헌신과 올바른 정신은 시간이라는 장벽을 뚫고 꿋꿋이 대나무처럼 푸르게 빛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안 의사가 꿈에서까지 나타나서 지구에서는 실현하기가 불가능한 통일 한국을 우주에서라도 이루고 싶다고 하는 간절한 외침이 들리는 듯했다.
그 외침은 스티브 아버지의 가슴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 간수가 안 의사에게 느꼈던 존경심이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스티브 아버지에게도 흐르고 있었다.
더군다나 안 의사의 시신은 아직도 조국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도 적대 국가의 국민으로부터도 존경을 받은 안 의사는 이렇게 우주에서라도 통일 한국을 실현해 달라고 스티브의 아버지에게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스티브 아버지의 평생소원대로 자신이 조상인 유럽의 한 민족을 우주 거주지에 거주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양보해야 할 것인가, 그래서 스티브의 희망을 받아 줄 것인가.
스티브 아버지가 우주 과학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성원을 보내 주고 장학금까지 마련해 준 조국의 국민들을 우주 프로젝트의 우주 거주지에 거주하도록 해서 우주 과학을 성공적으로 연구한 영광을 스티브 아버지의 조국의 국민들과 같이 하고자 했던 스티브 아버지의 평생의 소원을 양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아쉬움이 너무 컸다.
스티브 아버지의 마음은 요동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