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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야 Dec 28. 2023

인간을 파괴하고 있는 두 가지 재앙

핵무기 전염병 보다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 - 조회수와 댓글

20세기 이전에도 주목받고 싶다는 욕구가 지금처럼 이렇게 강했을까?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만 해도 방송 카메라에 모습을 비추거나 신문 잡지등에 이름만 거론이 돼도 '남사스럽다' 혹은 '쑥스럽다' 면서 뒤로는 두고두고 자랑을 삼을 만큼 매체에의 등장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카메라 앞에 나서거나 주목받는 것은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다. 


이제, 매일 사람들은 자기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를 쓴다. 

글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자기의 게시글이나 댓글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반응하기를 원한다, 그것이 나쁜 반응이든 좋은 반응이든 간에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는 것이 마치 자기가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드는 모양이다. 


그런데, 단순히 좋아요나 열람의 횟수, 댓글의 수가 관심의 수치로만 그치지 않고 '수익'과 연관이 지어지면서 괴물이 탄생했다. 


조회수와 댓글. 



자극적인 기사와 선동 역시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용이 어떻든 간에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받으면 일단 성공한 콘텐츠이다. 

여기서 말하는 콘텐츠란, 짜임새 있게 갖춰진 게시물의 개념이 아닌 사람들의 시간을 뺏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한 줄의 글 역시 누군가의 시간을 빼앗는다는 의미에서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조회수만 올릴 수 있다면 너의 부모를 건드는 이야기까지도 서슴지 않고 털어놓겠다. 

댓글창에서는 그 어떤 배설을 해도 제재가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인격이고 예의고 간에 그냥 늘어놓는다. 

웃긴 건, 나부터도 내가 쓴 글이 (댓글이든 게시글이든) 좋은 댓글 나쁜 댓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길 원하는 욕구를 가지고 이 글을 쓰고 있지 않나. 


기레기라고 불리는, '본인의 글이 화제성을 얻기만 하면 된다는' 일념으로 사실 관계를 무시하고 시사점 따위는 담지 않은 초등학생 낙서 수준의 글로 사람들을 자극시키려는 자들과, 

신분과 사상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인격 말살의 거침없는 표현을 달아놓는 댓글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자살로 내몰고 얼마나 많은 사실들을 왜곡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잘못된 무분별한 영상 콘텐츠가 가득한 유튜브와 (물론 좋은 콘텐츠도 많지만. 여기서는 유튜브 자체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에 유통되는 악성 콘텐츠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판에 껴서 자기도 수익을 내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생산해 내는 제2의 콘텐츠들. 그리고 대중 사이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얼마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는지 측정해 주는, 본질의 나보다는 거울 속에 비친 나를 가꾸고 그들이 이룩한 세상 속에서 현실의 나와 견주어 보며 다시 한번 초라한 자신을 자책하게 만드는 인스타그램이 우리를 망치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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