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풋살에 욕심이 생겨 무리하던 저에게 이번 인터뷰가 조금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즐거우려고 시작한 취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순간순간 집중해서 열심히 플레이해야겠지만, 부상이 없어야 이 즐거운 걸 계속할 수 있으니까 풋살 하는 모든 분들이 부상 없이 즐겁게 운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누구보다 몸 사리지 않는 수비를 하는 SKY.
앞으로 좋은 사람들과 부상 없이 즐겁게 공 차며 자주 행복하시길!
※ 글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풋살에서 활력을 찾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스카이입니다.
직업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라 본명보다는 닉네임 스카이로 적어주세요. 스카이라고 하면 다 알긴 하겠지만요ㅎㅎ
그럼 직업 먼저 말씀해 주시겠어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는 보험사 손해사정사입니다.
사무직 직장인이라고 소개하려다가 구체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제가 보험금 청구하는 걸 보고 지급 심사에 범접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 의무기록을 많이 볼 수밖에 없는데 축구나 풋살을 하다가 다쳐서 후유장애 청구를 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슬관절, 십자인대파열 등...ㅎㅎ 모든 분들이 부상 조심하면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구체적으로 오픈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다치게 되면 찾아뵙겠습니다.
상담 가능합니다ㅎㅎ
현재 속해있는 팀이 있으시다면 팀 소개도 부탁드려요.
저는 FC우피에서 22년 12월부터 뛰고 있어요.
팀은 이전 인터뷰 하신 분들이 많이 소개를 해주신 것 같아서 간단하게만 말씀드리면 2019년에 창단된 나름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팀 하나만 활동하고 계신 건가요? 그렇다면 이유가 있을까요?
네. 하나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사실 이 팀을 들어올 때도 제가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서 함께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부담을 느꼈다가 사람들이 좋고 재밌어서 가입하게 된 거라 여러 팀을 가입해 볼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대신 평일에 운동하고 싶을 때는 소셜매치(플랩풋볼)를 이용하고 있어요.
등번호는 어떻게 되시나요?
88번. 이유는 88년생이라서.. 아주 심플하구요ㅎㅎ
센스 있고 기발한 등번호를 하고 싶어서 나름 고민을 했는데 결론은 이렇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재밌는 번호가 생각이 나면 바꾸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네. 그런데 더 이상 아이디어가 떠오르진 않더라구요. 최근에 유니폼을 다시 맞춘다고 해서 생각해 봤는데 아직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추천받겠습니다ㅎㅎ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뒤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그때 팀원들의 성향에 따라 앞으로 나가기도 하면서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우선 주로 뒤쪽에서 많이 시작을 한다.
좋아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나 '이 포지션은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수비 쪽이 편하다 보니 다른 포지션 특히 공격 같은 경우는 제 능력 밖인 것 같아서 크게 욕심을 내고 있지는 않아요.
골 넣는 게 욕심 날 수 도 있잖아요?
골 넣으면 당연히 좋긴 하죠. 그렇지만 풋살이나 축구는 팀플레이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는 제가 앞에 있는 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응원하는 팀이나 좋아하는 축구선수가 있으신가요?
사실 축구 자체를 싫어하는 편에 가까웠어요. 즐겨보지도 않았고 응원하는 팀은 딱히 없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네요.
그럼에도 풋살을 시작한 이후로는 한국인이다 보니 손흥민 선수 경기를 챙겨보게 됐죠. 그렇게 EPL을 보다 보니 팀마다 성격이나 색깔이 다르더라구요. 그중에서도 맨시티 플레이가 멋있어 보였어요. 팀 모두가 집중해서 약속된 플레이를 이행해 나가고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마무리도 잘해주는.. 그런 것들이 잘 만들어진 팀이어서 맨시티 스타일이 멋있어요.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 건 아니고 팀의 조직력과 플레이 자체가 좋아요.
축구 경력은 얼마나 되셨나요? 22년 10월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아니요. 우피에 들어가게 된 게 22년 10월이고, 22년 1월에 처음으로 공을 차 봤습니다.
이전에는 운동이랑 담을 쌓고 지낸 사람이에요. 회사에 풋살을 한다는 게 알려지고 나니 저를 신입사원 때부터 봐오셨던 전무님께서 '공을 앞으로는 찰 수 있냐'라고 하셨죠. 그 정도로 저는 책상에만 앉아있는 이미지의 사람이지만 풋살을 벌써 2년 넘어가게 하고 있네요.
풋살을 시작하게 된 계기
직장 동료 언니들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어요. '골 때리는 그녀들'을 같이 보는데 그날따라 경기가 정말 재밌는 거예요. 그전부터 해보자고 얘기만 하다가 어디서 축구를 배워야 할까 찾아보게 됐는데 집 근처 어린이 축구교실에서 성인 여자반을 막 오픈하고 있더라구요. 그것도 아마 '골 때리는 그녀들'의 인기에 힘입어서 개설하게 됐겠죠? 그 과정에 같이 들어가서 시작하게 됐어요.
세 달 넘게 주 1회 다니면서 온갖 기술을 배우기는 했어요. 습득을 못했을 뿐이지만..ㅎㅎ 그런데 실내 작은 공간에서 하다 보니 뭔가 가르쳐는 주시는데 제가 그 기술이나 플레이들을 실행할 경험들이 없었어요. 강습을 받는 시간보다 미니게임을 하는 시간들이 훨씬 재미있었구요. 그래서 플랩풋볼을 가게 되었고 풋살의 재미에 조금 더 빠지게 됐죠.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직접 경기를 뛰는 시간이 더 재밌으셨던 거네요.
네. 뛰어다니고 플레이가 진행이 되는 것들이 훨씬 더 재밌더라구요.
왜 축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냥 심플하게 재밌어서, 재미있어서 하는 것 같아요. 재밌는데 운동도 되니까.
재미있는데 운동도 되니까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라고 하려다가 사실 안 할 이유는 많아요. 부상들이 너무 많아서..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으니까 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하는 축구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축구나 풋살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어떤 고민이 있던 생각이 나지 않는 게 저에게는 큰 매력이에요.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선수, 공간만 보고 그 순간과 다음 움직임에만 집중해서 봐야 해서 다른 생각을 못하게 되니까요.
다 같이 집중해서 티키타카가 잘 맞고 연계 플레이가 나오면 희열이 있어요. 골을 넣은 게 제가 아니더라도 그 순간을 같이 하는 게 가장 즐겁다고 느껴지구요. 그 플레이가 우리 팀에서 나오면 제일 좋겠지만 상대 팀에서 나와도 멋있어서 박수쳐주게 되죠. 그런 게 좋아요.
그동안 봤던 플레이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희열이 느껴졌던 플레이가 있을까요?
제가 디테일한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이어서 딱 떠오르지는 않네요.
오히려 발 하나도 안 맞고 패스도 잘 못 하던 초보들이 실력이 조금씩 늘어서 연계가 되었을 때? 그때가 기분이 더 좋더라구요.
다른 운동이나 취미생활은?
그립 안 잡은 지는 1년 정도 됐지만 골프를 했었고 좋아했어요. 골프랑 풋살이 활동량이 상반되기는 하는데 그 순간에 집중해서 해야 하니 생각을 빼게 만드는 것 자체는 공통적인 것 같아요.
요즘은 목 디스크 재활을 위해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하고 나면 목이 좀 덜 아파서 좋아요.
그 외에 취미는 누워서 유튜브 보기? 티비 보면서 노닥거리기?
앞으로 축구나 풋살의 목표가 있으실까요?
부상 없이 재밌게 풋살 하기!
발목도 한 번 다쳐보고 요즘 무릎이 골골거리고 있기도 한데.. 주변에 열심히 하려다가 부상 때문에몇 개월씩 쉬고 이런 친구들이 많아요. 직업적으로도 워낙 부상을 많이 보게 되니까요.
실력적인 목표를 잡게 되면 그걸 달성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고 마냥 즐겁게만은 할 수 없게 될 것 같아요. 풋살만큼은 계속 즐거움으로 남기고 싶어요.
앞으로 인생 목표는 어떻게 되세요?
자주 행복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자주 행복하다는 표현을 우리나라는 생소하게 받아들이는데 저는 항상 행복하기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제 모토는 '자주 행복하자'예요.
풋살 시작하고 우피 들어와서 자주 행복하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서 좋아요.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요즘 인생 목표를 잘 이루고 지내는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공 차다 만난 사이
우피의 자매팀과 같은 블리츠의 양수현을 추천합니다. 우피 운동에 자주 와주고 플레이 스타일도 좋아요. 제 주변에 젊은 피입니다ㅎㅎ
마지막으로 나에게 축구란?
가장 고민이 많이 되는 질문이에요. 사실 '나에게 풋살이란? 축구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 인터뷰 지목을 받고 생각해 보게 됐는데 그냥 즐거움 그 자체인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스트레스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면 소셜 매치를 미리 잡아놔요. '나에게 큰 재미가 있다.'라는 희망으로 스트레스를 견뎌내죠. 재밌게 운동하고 집에 와서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면서 앉아있을 때 제일 좋거든요. 앞으로도 축구와 풋살이 저에게 즐거움으로 계속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풋살이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존재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는 취미가 뭐냐라는 질문에 딱히 말할 수 있었던 게 없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말 할 수 있습니다. "풋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