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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Nov 22. 2020

시간에 쫓기는 당신이 꼭 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1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이해하기

프롤로그


올해 내게 큰 의미를 준 책들이 많이 있었다. 웬디 우드의 <해빗>이나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도 그랬고,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나 어제 운이 좋게 읽은 <승려와 수수께끼>도 그랬다. 그런데 어떤 책을 읽으면 너무 믿을 수도 없이 어마어마하고 놀라워서 내가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으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 지금 당장 모르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유레카'라고 하진 않겠지만 마치 그런 마음으로) 이 얘길 들려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지금 이야기할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아마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더라도 지나갔을 법한 표지에 재미없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인데 장 폴 조그비의 <뇌과학과 심리학이 알려주는 시간 컨트롤>이다. 


저자 소개를 보면 사실 한번 더 의문을 갖게 된다. 작가이자 연구가, 작곡가, 부동산 개발 전문가? 듣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대체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인 거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심지어 직업에는 뇌과학과 관련된 어떤 연관성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사실 저자의 이력은 책 내용에 앞서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나는 책 읽을 때 자연스럽게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보곤 한다. 물론 이력과 상관없이 실망일 때도 있고 이력과 상관없이 보석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래도 웬만하면 그 사람이 이 책을 쓰는데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지가 대부분 이력에 나타나기 때문에 궁금해서 보긴 하는데 조금 실망을 했었다. 순전히 책을 펴본 이유는 '뇌과학''시간'이 내가 원하는 키워드였기 때문이다. 살짝 보면서 이 사람이 무슨 얘길 하려고 하는 건지 대략적인 것만 확인하고 그만 볼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한 건 다이아몬드였다. 아니, 다이아몬드로는 표현이 안된다. 그동안 파편 조각처럼 흩어져있던 조각들이 끼워 맞춰진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한 기분이었다. 이 책은 정말 오랫동안 내가 고민해오던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주었다. 사실 거의 답에 근접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의 몇 장을 펼치는 순간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게 벌써 한 달은 넘은 것 같다. 처음에도 내용을 정리하면서 읽었지만 제대로 정리하기 위해 한 번 더 읽고 처음부터 다시 정리를 했다. 어떻게 해야 내가 경험한 것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이건 약간 과학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쓰이기도 했고 그렇게 이해하기 쉽게 쓰인 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책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안전할 수도 있겠지만 요약된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확률을 높이고 싶기도 했다.


내가 고민해온 질문은 바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였다. 




시간을 경험한다는 것


이 책의 내용은 뇌과학과 시간이 키워드이지만 내가 고민한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시점에 죽는 존재라는 것을 안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의미 있기도 하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너무나도 짧다. 물론 내겐 아직 죽음이 멀게 느껴지긴 한다. 사실 아직 나에겐 죽음보다는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순간들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런 순간들에 더불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앞으로 살아갈 날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을 것이란 것을, 그리고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았을 때 시간은 훌쩍 지나 있을 것이고 내게 주어진 시간은 더욱 줄어들어 있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 이 순간을 즐기는 '욜로'문화가 나오기 시작했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젊은 층의 태도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들이 보이고 있기도 하다. 현재를 위해 미래를 포기해서도 안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해서도 안 되는 법이다. 어디까지나 이건 '균형'의 문제인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균형'이라는 것은 개개인마다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현재 상황이 다르니 각자가 그 균형을 찾아가야 하니까 말이다. 내가 하려는 얘기는 그보다 모든 이에게 보편적으로 적용이 되는 근본적인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무엇인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무슨 말일까? 우리는 모두 하루가 24시간 1년이 365일 우리에게 주어진 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시간을 경험하면서 살아갈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상대적인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상대성 이론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개인이 '경험하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험하는 시간은 우리가 피부로 몸으로 체감하는 시간을 말한다. 사실 시간이라는 건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 걸까? 눈으로? 코로? 입으로? 귀로? 시간을 인지하는 감각기관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변화'라는 외적인 요인으로 시간을 인지한다. 변화가 없으면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를 뇌에서 처리를 하면서 발생한 변화를 우리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뇌가 아무리 빠르게 정보를 처리한다고 해도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정보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된다. 말 그대로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지연시간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평균적으로 우리는 수십 분의 1초 정도 늦게 상황을 파악한다고 한다. 비디오로 치면 항상 실제 상황을 수십 초분의 1 뒤에 확인하는 식인 것이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뇌가 현재 상황을 처리하는데 딜레이가 생기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실제 세계를 파편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연속적인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여러 장의 페이지를 연결해놓은 애니메이션처럼 우리의 뇌도 그런 식으로 단편적인 장면들을 묶어 상황을 이해한다. 


이때 이 파편의 밀도가 우리의 정보처리 속도가 되는데, 뇌의 정보처리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나이가 듦에 따라 또 다르다. 대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건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실제로 뇌의 정보처리속도가 느려져서 '경험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20대가 느끼는 시간에 비해 60대는 같은 시간을 평균 20% 더 짧게 느낀다. 그 말은 20대가 느끼는 24시간은 60대에게 19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매일 5시간을 적게 살아가는 셈이다.


그러니 우리가 다른 시간 속에 살아간다는 건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는 모두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대와 60대의 비교를 보면 절대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행인 건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말은 시간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안다면 우리의 의지대로 시간을 길게 그리고 필요에 따라 시간을 짧게 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다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간 활용법을 안다면 인생을 긴 것처럼 만들 수 있다. 지나간 날들을 되돌아보면서 그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의문스러워하는 대신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현상을 뒤집을 수도 있으며, 지난날들을 잘 사용한 시간으로 여길 수도 있다.
- 책 본문 중


책의 구성은 시간과 우리가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하나하나씩 설명을 한 뒤 과거와 미래라는 타임라인에서의 시간의 의미를 본 후 마지막으로 시간을 길고 의미 있게 쓰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설명한다.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해 이번 편에서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다음 편에서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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