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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Dec 20. 2020

시간에 쫓기는 당신이 꼭 보았으면 하는 이야기- 3

시간에 영향을 주는 것, 그리고 시간을 늦추는 방법

이전 글: 후회하지 않는 시간 활용법


지금까지 이해한 것  

사람들 모두 똑같은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시간을 살아간다.   

'주의력' 정도가 시간의 길이를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과 그런 요인을 어떻게 활용하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리를 해보려 한다.


사실 책에서 대부분의 장을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과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요약으로 충분히 설명이 될지는 모르겠다. 설명이 부족하거나 생략된 부분이 궁금하다면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이전까진 우리가 정의하는 절대적인 시간에만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개인이 느끼는 시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래서 사람의 타고난 성향이 또는 그가 살고 있는 문화나 도시가 그 사람의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각자가 느끼는 상대적인 시간의 차이를 주는 것의 큰 카테고리로 나누면 감정, 성격, 문화, 나이로 볼 수 있다. 요소는 다양하지만 사실 모든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뇌의 처리속도 그리고 주의력 정도에 따라 나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감정

대표적으로 감정은 주관적인 시간 경험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두렵고 불안한 순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러간다. 미래에 초점을 두면 시간이 반대로 작용한다. 미래에 기대되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여행 계획이나 시험의 끝처럼) 그때까지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흘러가고 반대로 부딪치기 싫은 일이나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마감해야 하는 일이나 시험 날처럼) 그 시기가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 이런 감정들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지배적인 감정이 그 순간의 시간에 영향을 준다.


성격

저자는 개개인이 가지는  뇌의 처리 속도 차이가 각자의 성격 차이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누군가가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 쉽게 싫증을 내는지 꾸준한지, 내재적 동기부 여형인지 외재적 동기부여형인지, 소심한지 대범한지, 충동적인지 참을성 있는지 하는 이 많은 특성이 뇌 처리 속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산만해지지 않고 다중 업무에 능하고, 판에 박힌 일보다 다양한 일을 선호하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독서, 글쓰기, 낚시 같은 내적 자극을 얻을 수 있는 혼자만의 활동을 즐기고 산만해지기 쉬워 한번에 하나의 일에 집중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보단 자신을 되돌아보는 상황에 능숙하다.


1962년 심리학자 한스 아이젱크 박사가 내향적인 사람은 선천적으로 정신적 각성 수준이 높아서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쉽게 격한 감정에 휩싸인다는 걸 발견했다. 이런 점은 왜 내향적인 사람은 떠들썩한 곳보다 혼자만의 활동을 선호하는지가 설명이 된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정신적 각성 수준이 더 낮고 그래서 더 큰 자극을 추구하는 편이다.


정신적 각성 수준이 높다는 건 뇌의 처리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사건을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뇌 처리 속도가 빠른 사람은 처리한 장면이 많아서 시간이 길게 지난 것으로 인식하고, 느린 사람은 시간이 금방 지난 것으로 인식한다. 다시 말하면 성격이 내향적일수록 같은 사건을 더 길게 기억하고 외향적일수록 더 짧게 기억한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할 때는 뇌 처리 속도가 빠른 사람은 다가올 사건이 더 빨리 올 것이라고 추측하는 반면, 느린 사람은 더 늦게 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말은 내향적인 사람은 미래가 짧게 느껴지고 외향적인 사람은 미래가 길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점은 평소 생각하는 사고방식에도 큰 영향을 준다. 미래가 짧게 느껴지기 때문에 내향적인 사람은 (평균 1시간이 15분 더 짧게 느껴진다고 한다) 시간을 한정적이고 가치 있게 여기며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지 많이 의식을 하게 된다. 외향적인 사람은 (평균 1시간에 17분이 더 있다고 느낀다) 하루를 더 길게 생각하고 느긋한 마음을 가지기 때문에 여유 있고 서두르는 일이 적다.


문화

문화나 도시에 대해서는 책에서 크게 언급을 하지 않지만 저자가 만든 개인의 시간속도 테스트(영어로 되어 있지만 각자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궁금하다면 해보길 추천한다)에서 각 문화권과 국가의 시간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유교 문화권은 시간을 서구문화권처럼 시작과 끝이 있는 순차적 방식이 아니라 윤회하는 순환적인 것으로 인식을 한다고 한다. 그런 시간 인식이 문화권마다 가지는 사고적인 특성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 전 세계 평균보다 8%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편이다. 미국은 15% 빠르고 가장 빠른 국가는 스위스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은 시간을 더 값지게 여기고 적은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즉, 빠른 시간의 국가에서 사는 사람일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서둘러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자신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과 문화의 시간 흐름이 비슷한 국가에 살수록 더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이

나이에 대해서 이전 글에 조금 언급하긴 했지만 우리가 이미 느끼고 있는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뇌의 처리 속도는 느려지고 하루가 점점 짧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뇌의 처리속도 때문만은 아니다.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흥미로운 기억이 풍부할수록 시간이 길어진다.   => 나이가 들수록 기억이 단조로워지고 현재의 삶이 친숙하게 느껴져서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상할 때 시간이 느려진다.   => 아이들은 미래에 살고 어른들은 서서히 과거에서 산다. 기대하는 일이 줄어들면 미래는 덜 낙천적이고 시간이 빨라진다.   

마감시간에 대한 압박과 늘어나는 책임감 => 미처 매듭짓지 못한 일들과 하고 싶은 것들은 마무리하기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는 생각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계속해서 시간이 빨라지는 건 아니고 은퇴나 자식의 독립과 같이 '역할 상실'을 경험하는 순간부터 시간이 다시 느려진다고 한다.


이렇게 네 가지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알아보았다. 어떤 것들이 개인의 시간 경험에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중요하다.


그런데 더 나아가서 시간 활용법을 알면 인생을 길게 만들 수 있다. 지나간 날들을 되돌아보며 그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의문스러워하지 않고,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것도 뒤집을 수 있으며, 지난날들을 잘 사용한 시간으로 여길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될까?


시간을 어떻게 늦출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의 최종 목표는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일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도  "인생을 가장 길게 만드는 기술"이다. 저자는 이 내용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보았을 때 인생이 길고 만족스러웠다고 느끼게 만드는 생각"을 적용한 것이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방법들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인생을 길게 만든다는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삶에 적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가능한 한 시간을 분단위(작은 시간)으로 쪼갠다. 작은 시간은 현재에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마음 챙김 명상 (마음 집중 훈련)이나 심호흡을 한다.                      
- 마음 챙김 명상은 집중력을 길러줘 경험을 훨씬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만든다고 한다. 또한 순간을 사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뇌를 항상 건강하게 유지한다 (건강한 식단, 스트레스 덜 받기, 충분한 수면과 운동)   

현재 순간에 집중한다. 예) SNS나 영상을 보지 않고 음식의 맛에 집중하기, 경치를 감상하거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는 것, 일출이나 일몰을 볼 수 있게 가던 길을 멈추는 것   

몰입 상태를 자주 경험한다.                      
- 몰입하면 경험하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만 기억되는 시간은 길게 느껴져 풍부해진다. 경험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기쁨을 느낄 확률도 높아진다.               

삶의 길이는 축적된 기억의 수와 관련이 있다. 가능한 판에 박힌 일상을 벗어나 다양함과 참신함을 담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들을 학습한다.

기억력 훈련을 할 수 있는 게임이 꽤 많은 도움이 된다.   

긍정적 사건을 예상하면 시간이 느려진다. 아침잠을 깨우기에 충분한 일이나 일과 후 흥미로운 일을 만든다.  

서두르지 않도록 한다. 압박을 이기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해 천천히 호흡하면서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게 노력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나 놀라운 음악, 미술작품으로 의식을 확대시켜 시간이 충분하다는 느낌, 즉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다.                       
- 의식을 확대시키면 어떤 일이든 끝낼 때까지 시간이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게 해 준다. 보다 큰 목표를 추구하고 달성할 수 있게 해 준다.


결론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시간이 아니라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살아간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시계로 보는 시간보다도 이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시간이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더 의미 있는 시간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3편으로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했는데 분배를 잘못하기도 했고, 욕심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생략된 내용이 너무 많다.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이 이 세계의 아주 작은 보이지도 않는 점이면서도 전부일 수 있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우주 속에서 우리 개개인은 아주 작고 미미한 영향을 주는 먼지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이 세계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 세계의 전부이기도 하다.


시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곧 나의 시간이고 전부이니까 말이다.


이 글을 쓸 때 내 목적은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지만 그 안에 '한정된 시간'이란 의미가 전제되어 있었다. 내게 시간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느끼고 관심 가져온 이유가 나의 타고난 성격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끼기도 했다.


요즘 주변의 사람들만 보아도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벌써 늦었다고 느끼거나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특히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한계를 짓고 포기하는 것을 보면서 늘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직 아무도 늦지 않았다는 것 말이다. 사실 처음에는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글을 쓰고싶은 줄 알았는데 어쩌면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의 내용을 잘 전달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형체도 없이 흐릿해지냐 아니면 예술작품처럼 되냐를 결정하는 것은, 하는 일을 어떻게 선택하는가와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달려있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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