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겸 자랑
작년 말 한해 회고를 하면서 "이제 시작이다" 하고 마무리한 기억이 나는데 그 말이 마치 도화선이 된 것처럼 정신없는 2021년을 보내는 중이다. 최근에 눈에 보이는 기능들이 여럿 개선되면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쓰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근질근질했다. 그래서 겸사겸사 최근에 추가된 기능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루틴에 대해 영감을 받고 싶을 땐, 추천 루틴
우선 시작하는데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루틴 추천 페이지가 새롭게 들어갔다. 생각보다 이 부분이 좋다는 피드백은 직접적으로 꽤 받았다. 루틴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처음에 어떤 것들을 넣어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어떻게 하면 처음에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만들 수 있을지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시도한 첫 번째 기능이다.
빠르게 루틴을 시작하고 싶을 때, 위젯
나는 개인적으로 위젯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직접 루티너리 위젯을 만들어보고 나서야 아 이게 이렇게 편한 거였구나를 실감하고 있는 중인데, 이전에 나름 내 방식대로 하고 있다 여겼기 때문도 있었다.
아이폰 유저들은 알고 있겠지만 단축어라는 기능을 활용하면 특정 상황에 앱을 자동 실행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난 매일 자기 전 슬립 사이클을 켜고 아침에 끄면서 일어나기 때문에 슬립 사이클의 화면에서 벗어나면 루티너리 실행 알림을 받을 수 있게 단축어를 설정해뒀는데 처음에 며칠은 잘 쓰다가 어느 순간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곤 했었다. 위젯이 생기고 나면서는 그냥 홈 화면에 있는 위젯을 눌러 빠르게 루틴을 시작한다.
타이머를 나에게 맞게 설정하기
타이머에서도 남은 시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타이머 효과 옵션과 다음 습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옵션이 추가되었는데, 아마 이 기능은 이번에 배포 중인 V3.14.1 최신 버전에 들어간 거라 아직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기존의 깔끔한 타이머 화면이 마음에 드는 분들은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애플 워치보단 휴대폰을 더 잘 쓰는 편인데 멀리서 대충 봐도 얼마나 남았구나가 확인되어서 좋았다.
타이머와 현재 진행하는 습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많은 걸 덜어내야 하지만 어떤 일을 하다 보면 다음에 할 습관을 확인하며 가고 싶을 때도 있는데 의도적으로 보지 않는 이상 눈에 띄지는 않으면서 원할 때 내가 다음에 이걸 해야 하구나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이다.
TMI + 자랑
한 가지 소식은 최근 아침 루틴이 연속 200일이 넘어서 숲 단계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 얘기가 하고 싶어서 글을 쓴 거라고 순순히 자백한다) 처음에는 7일, 14일 텀으로 레벨이 오르지만 이후엔 텀이 점점 길어지기 때문에 어느 순간 레벨에 대한 생각은 안 하게 되는데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단계를 넘어서 루틴이 끝나고 나서 갑자기 뜨는 레벨 창을 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이 레벨을 만들 때만 해도 누가 200일을 넘겠어? 했는데, 몇 개월 전쯤 확인했을 때 최대 연속일이 가장 높은 사람이 350일을 넘겼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웠다. 혹시 특이한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100일이 넘은 사람도 생각보다 많더라.
그 말은 루티너리를 사용해 일상을 자동화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전에 한번 언급하긴 했지만 연속일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일상에 해야 하는 일들을 넘어서 계속해서 나 자신에게 나는 이런 걸 하고 있는 사람이야 하는 정체성을 심어주는 과정이라는 생각에서다. 하루 만에 되는 것은 대체로 없다. 마찬가지로 하루 실패했다고 해서 안 되는 것도 대체로 없다. 오늘 하루 했냐 못했냐 보다는 나는 내일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루틴을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처음엔 제대로 못했던 일들이 하나씩 쉬워지고 익숙해지는 나를 발견하는 고무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앞으로 개선할 방향에는 지속할 수 있기 위한 트리거에 대한 개선도 있겠지만 나에게 맞는 최적화된 루틴을 찾고 조율할 수 있는 기능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가려 한다. 소개한 기능들이 더 나은 일상을 지속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누구든 언제든 아이디어나 피드백이 있으시면 연락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