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와 함께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혼자 사는 것이 나을까? 도무지 비교할 방법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이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초벌그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초벌그림>이란 용어도 정확지 않은 것이, 초벌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밑그림,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란 초벌그림은 완성작 없는 밑그림, 무용한 초벌그림이다. 토마스는 독일 속담을 되뇌였다.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_The unbearable lightness of existence 중에서ᆢ
오늘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면서 머릿 속에 문득 스치던 구절. 리허설을 할 수 없는 사랑이고 인생이기에 모든게 서툴러서 제대로 대면도 못 하고 이어가지 못 하고 반복하게 된다. 무대 아래로 내려왔을 때 서로가 서로를 안아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막상 막이 내려지면 누구든 혼자가 될 수밖에 없음이, 늘 서글프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