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엔과 필군의 함께 쓰는 결혼준비 기록 - 5
결혼준비는 처음이라...
웨딩플래너 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다시 시작되었다. 혹시 다른 플래너도 알아보길 원하시는지 여쭤보셨는데 우리야 뭐… 평소에 눈여겨보던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니. 필군은 내가 마음에 들면 진행하자고 한다. 그런데 딱히 나도 호불호가 강한 건 아니고, 플래너님도 잘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결혼준비는 처음이라 기본적인 질문이 많은 우리다.
메이크업샵은 드레스투어처럼 시연이 어려울 텐데 혹시라도 우리가 예정한 스냅 촬영 때 테스트 겸 메이크업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지, 만약 가능하다면 진행한 이후 불만족스러울 시 샵 변경이 가능한지, 변경을 한다면 적용받는 룰이 있는지, 설명해 주신 내용을 내가 잘 이해한 것이 맞는지 등등… 카톡에 장문으로 한 바닥 두 바닥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플래너님은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스드메 토털 패키지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질문만 많은 신부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되기도?! 그렇지만 궁금한 것은 물어봐야 하니 어쩔 수 없다. 결혼준비는 처음이니까!
처음이니까!
생각해 보면 히엔과 나도 처음이지만 우리 집, 히엔의 집도 처음인 결혼이다. 나도 모르는 것 투성이, 히엔도 모르는 것 투성이. 우리 집에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누구에게 조언을 얻기도 어려운 위치. 결국 우리가 알아보고 알아내가야 하는 것이다. 마침 플래너분이 계셔서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으니 아주 다행이다. 아직 우리가 해야 할 것, 해나가야 할 것이 많다. 반지, 내 턱시도, 한복, 청첩장 등등. 그래도 이렇게 맞춰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랄까?
어제 아버지가 뜬금없이 물어보셨다.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처음에는 어? 하고 놀랬다. 평소에 그런 대화를 자주 했던 터가 아니라 놀란 거다. 마음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다.
‘혹시 못 미더우신가? 히엔에게 걸리는 부분이 있으신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시 말씀하셨다.
“행복해야 해, 어찌 됐든지 둘이 살 부비고 살고 그러려면 많이 대화하고 맞춰가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해”
내가 딱 대답하기를 원하신 게 아니라 이 말을 해주고 싶으셨나 보다. 그래도 집에 있던 아들이 나간다고 생각하니 생각이 더 많아지시는 것 같다. 내가 히엔과 하는 대화나 생각은 대부분 의외로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런 말을 해주시는 아버지가 있어서 다행이고 아주 좋다. 나도 어찌 됐든 우리 집에서 보고 배운 것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