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장인이 적성이 아닙니다만?
단체생활 힘들다
회사에 있을 때, 사람들과 다 같이 있는 내 모습이 미워졌다. 회사 밖에서 있을 때는 평범하게 있던 나의 자존감이 바스락 부서질 때의 순간이다. 매일 마주치는 직장 동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앞서면서 두려움이 몰려온다.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내가 나로서 있게 만들지 않았다. 어색한 나의 모습과 나의 굳어진 생각들이 가감 없이 나타났다. 그런 내가 싫었다. 부족한 나, 어울리지 못하는 나, 눈치 보는 나, 관계가 어려운 내가 되어가고 있었다. 한 달은 720시간, 잠자는 시간 240시간이고, 그 외 시간은 480시간이다. 회사에서 하루 보내는 시간 9시간, 야근하면 10시간이다. 일주일이면 40시간, 한 달이면 200시간을 회사에 할애한다. 한 달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에게 남은 시간이 480시간이라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200시간이라는 것이다. 출퇴근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하루 2시간, 일주일 10시간, 한 달이면, 40시간이 추가된다. 결론적으로 한 달에 240시간을 회사를 위해 쓴다는 것이다.
즉, 한 달에 우리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절반 이상을 회사를 위해 살고 있다는 말이다.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이 나의 자존감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회사에서 내 자존감을 시험하지 말지어다”라는 말이 있지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런 계산을 하고 보니 회사 때문에 직장인이 힘든 이유가 납득된다.
세상에 다양한 군집의 인간상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내가 왜 다양한 인간상이 있다는 걸 회사에서 알아야 하지?”, “내가 왜 이런 상황을 감내해야 하지?” 의문만이 남는다. 물론 나에게 월급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회사 밖으로 나가 지금 같은 수입을 빠른 시일 내에 이룰 수는 없을 걸 알고 있다. 좋은 강의를 보고 책을 읽으며 나를 다독여봐도 단체 생활에서 의미를 찾거나 즐거움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직장 생활 10년 차임에도 어렵다.
나는 직장인이 적성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