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열심해야 하나?

by JHee

나는.

열심히 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한다.


어느 날은

신이 나서 하고

어느 날은

하기 싫은 걸 겨우 참아가며 한다.


일도

겨우 먹고살 만큼만 한다.

공부도 내가 재밌는 만큼만 하고

취미도 내가 편한 만큼만 한다.


그리고

보잘것없이 산다.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다.

야근도 주말근무도 시키는 대로 묵묵히.

더 잘하고 싶어서 마감시간까지 끝끝내

일을 놓지 못하면서


더 잘하고 싶어서 그렇게 바쁜 근무 일정 중에도

학원도 다니고 학교도 다녔다.


아마도

타고난 재능이 모자랐거나

타고난 지능이 모자랐는지도 모른다.


열심히 살아서

내게 돌아온 것은

곁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쓸쓸함 뿐이었다.


그래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열심이 내 생을 파먹는다면

그건 좋은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지 않아서

내게 남은 것은

이런저런 취미들과 쓸데없는 학위들과

몇몇 친구들.


보잘것없이 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때보단

조금은 즐겁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열심히 살지 않아서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에

사는 일은 늘 고달프고 어렵고 힘들다.


열심히 살았던 때는

책을 읽으며 위안을 얻었다.

열심히 살려니 힘들지,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야.


지금은

아무것에도 위안을 얻을 수가 없다.

모든 위안의 말은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니까.


열심히 살았던 때

그 열심을 보상할 무언가가 주어졌다면

난 아직도 열심히 살고 있었을까.

정말 좋은 날이 왔을까?

그리고 아직도 어디에선가 위안을 얻을 수 있었을까?


너무 이르게 열심을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지도 못한다.


어디까지 어느 정도로 하는 게

열심인 건지 누가 알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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