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AI코딩 도구 탑재 (2024.2.15. 블룸버그 보도)
이 것은 애플의 공식발표는 아니고 블룸버그의 보도인데 이상하게 국내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받아썼다. 코딩자동화는 이미 MS에서 코파일럿이라는 도구로 제공하고 있는데 비슷한 기능이 애플 도구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도구가 추가된다는 것 자체보다 이것이 제공되려면 이미 뒤에 생성형 AI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애플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뒤처졌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여기에 동의할 수 없는 건 인공지능 시장은 이제 막 출발한 시장이고 아직도 방향성에 대해 논쟁이 있는 분야이다. OpenAI가 가장 선두에 있고 구글이 뒤를 쫓는 모양새이지만 여기에 애플이 똑같이 참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앞의 두기업과 애플은 각자 사업과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OpenAI나 구글이나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애플은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고 거기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단순히 인공지능만 가지고는 안되고 하드웨어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 방법도 달라지는 것이다. MS도 하드웨어 고민이 필요 없는 회사로 OpenAI를 통해 인공지능 시장에 빠르게 진출했고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가장 기초적인 개발자 잡기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애플도 참여했는데 개발자 잡기에서 뒤처지면 응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다.
현재 코딩분야에서 AI의 성장이 눈부신데 아예 개발 프로젝트 자체를 혼자서 수행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코그니션 사의 ‘데빈(Devin)’이다(참고:https://www.cognition-labs.com/introducing-devin). 홈페이지에 데모영상이 나와있는데 명령만 하면 웹사이트 하나 개발하는 것도 뚝딱이다. 혼자서 디버깅도 하고 지속적인 요구사항 반영까지 해준다. 코디움사에서 나온 코디움메이트도 그런 툴이다(참고:https://www.codium.ai/products/ide-plugin/).
코드의 일부를 생성하는 툴은 인공지능이 없던 시절에도 있었지만 지금 나오는 툴들은 프로젝트를 통째로 혼자 하겠다는 것이어서 차원이 다르다. 물론 애플이나 MS가 이 정도를 제공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코딩기술보다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고 생성 AI가 이것을 대신해 줄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계속 노가다 코딩을 고집한다면 개발자는 떠날 수밖에 없고 혁신의 주도권은 넘어가게 될 것이다.
6.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 AI’ 인수 소식(2024.3)
블룸버그의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인데 애플이 캐나다 AI스타업을 인수했다고 한다. 빅테크 기업 중에 가장 많은 숫자의 AI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또 하나의 기업을 인수한 것인데 이 회사는 제조 라인에서 제품을 검수하는 AI를 개발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 시점에서 왜 이런 회사를 인수했을까? 생각해 보면 가능성은 있다.
일단 생산과정 검수를 위한 것이라면 아마도 생산라인에 설치될 텐데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구동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속도면에서 빨라야 하는 환경이다. 생산라인의 검수는 단계마다 이뤄지고 속도와 정확도 모두 중요한데 다른 인공지능 활용분야보다 속도면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속도가 느리면 생산량이 검수 속도에 좌우되기 때문에 쓸 수가 없다. 검수속도는 최소한 생산라인 속도보다는 빨라야 한다.
애플이 원래 원했던 온디바이스 AI의 환경과도 유사하고 빠른 처리를 요한다는 측면에서 목적성에도 부합한다. 특히 검수라는 건 주로 겉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일 텐데 이미지 처리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 역시 애플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던 인공지능의 방향과 일치한다. 스타트업이라고 무시할 건 아닌 것이 요즘엔 스타트업도 거대 생성 AI를 내놓는 상황이다.
이미지 처리 AI로 유명한 스테이블디퓨전이 자금문제로 CEO가 사퇴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을 보면 유명세와 회사의 건실성은 크게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스타트업은 유명하나 안 하나 어렵긴 마찬가지이다. 그 데스밸리를 어떻게 넘어가느냐에 역량이 달려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물밑에서 조용히 작업하고 있는 애플이 스타일이 드러나는 인수합병이 아닌가 한다.
7. 구글 제미나이, 바이두와 생성 AI탑재 협상(2024.3)
이것도 블룸버그 보도로 나온 이야기인데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 바이두의 인공지능을 탑재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걸 보고 사람들은 애플이 다급해서 자체 개발을 포기한 거 아니냐는 소리까지 하는데 한심한 소리이다. 마치 구글과 바이두에 구걸한 것처럼 말하는데 모르면 가만히나 있으라.
애플은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중국이 미국산 AI를 탑재하도록 놔둘 리가 없다. 탑재하더라도 많은 부분 수정이나 제한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략적 측면에서 중국업체의 AI를 탑재하면 이 논란을 피해 갈 수 있다. 중국산에 환호하는 중국의 애국주의 소비자들을 어느 정도 조삼모사로 만족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애플 AI가 빠진다는 게 아니라 부분적으로 중국산을 탑재해 규제를 피해 가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제미나이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아이폰의 기본검색 엔진은 구글이다. 당연히 기본 검색 AI도 구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검색영역까지 할 이유는 없다. 애플은 수조 원의 돈을 받으면서 이것을 할 수 있다. 미국정부에서 독과점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입장에서는 MS의 BING과 구글이 경쟁해 최대한 가격을 올린 뒤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돈도 벌고 휴대폰도 파는 1석 2조의 장사인 것이다. 전략적으로 당연한 선택이고 안 할 이유가 없다.
삼성도 갤럭시에서 통번역은 자체 AI를 사용하지만 서클투서치 같은 검색에서는 구글 AI를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구글 AI마져 없었다면 통번역만 가지고 AI폰이라고 말하는 것이 매우 궁색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