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

by 콘월장금이



무기력하다는 기분이 드는데,

타인의 눈엔 긍정적이고 밝게 비칠 내가

웃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게 익숙하고

요즘은 그 마저도 감정소비로 느껴져 피곤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규칙하게 낮잠을 자거나

가족 외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별로 누군갈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고,

그저 조용히 있고 싶다.


선풍기, 에어컨, 제습기도 모두 조용하고,

TV도 조용했으면 좋겠다.


오랜 시간 누워있다 보면 가끔 어지럽기도 한데

어딘가 나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감정들을 나쁘게만 보지도 않는다.

쉬기로 결정했으니 그저 푹 쉬자는 생각인 건데,

가끔은 바다 어딘가 나무판자에 누워 표류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바다와 햇살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다.


어딘가 돌아다니고 싶은데 돌아다니고 싶지 않은 기분이

아이러니하다.


착하게 산 것 같진 않지만, 덜 착하게 살걸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 말을 덜 듣을걸 하는 생각이 스치곤 한다.

엄마는 나에게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다고 했지만, 많은 것들을 참고 이 곳에 있는걸 수도 있다.


독립을 생각해보면 과연 오롯이 혼자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부모님 집 침대에 편하게 누워 있는 게 익숙해질까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엄청 걱정되는 건 또 아니다.


무기력은 나에게 어떤 선물을 주려고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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