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나를위한기록
내 첫 해외여행지는 일본이다. 여기는 우리 분당점 식구들이 매출 달성하고 나서 다같이 포상 휴가를 갔다. 처음 비행기를 탄 나는 모든게 신기했고, 이륙하는 순간 느꼈다. ‘아 나는 비행기를 타야 되는 사람이구나’
그때 그 기분은 설명하지 못할 짜릿함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여전히 난 그 느낌을 기억하며 비행기에 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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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을 퇴사하고, 피부과에 입사 이후부터 적응은 힘들었지만 첫 직장 근무 할 때보다는 확실히 편했다. 일단 출퇴근 시간도 짧았고 근무 시간도 짧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혜택을 누렸음에도 익숙해져서 더 짧은 근무 시간을 원하고 더 많은 월급을 원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욕심은 상황과 상관없이 스스로를 점점 망가트리는 길이다.
어찌됐든 휴가도 쓸 수 있을 때 쓰는게 가능하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었던 두번째 직장을 나는 사랑했다.
추위를 싫어해서 보통 3월과 11월에 여름나라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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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엉망진창에 제대로 지쳤던 나는 여전히 그 당시를 생각하면 슬프다.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들었던 그 당시에 조기 취업을 한 것도 후회했으며, 너무 열심히 일한 것, 나를 돌보지 않고 남들에게만 웃음을 보였던 것.
그런 모든게 있었기에 감사하게도 친절 사원이라던지, 우수사원 표창을 받을 수 있었다는것도 안다.그런 보상에도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눈물을 보이곤 했다. 고객 관리를 해야하는 사람이 정작 스스로는 돌보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결심했다.
그 누구도 아닌 오롯이 나를 위한 이기적인 여행을 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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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인도 여행때를 생각하면, 같이 여행했던 성은 언니에게 미안해진다. 정말 작은 돈에 연연하고, 그 무더위에 대부분을 걸어다니고, 표정도 짓고 싶은것만 하고 ..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른다. 그 당시 페이스북에는 인도 버스에서 성폭행 사건으로 꽤나 시끌벅적 했었는데 그럼에도 인도를 선택하게 된건 무서웠지만 무서울게 없었다. 소멸하고 싶은 사람 눈엔 생각보다 평화로움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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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나에게 너무 소중하고, 반성하게 만드는 나라인게 분명하다. 성은언니를 만난 것, 뭄바이 가족을 만나게 된거 모두.
나는 언니가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주고 하는지 그 당시엔 이해가 안 됐다. 심지어 자이살메르에서는 카메라까지 호스텔 주인에게 줬다. 덕분에 치킨 커리를 얻어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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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가족은 위기의 인생에 나타난 빛 같은 존재다. 아.. 세상에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다 있지 하며 고아행 기차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싸지다 아주머니가 챙겨준 치킨 도시락을 언니와 기차 안에서 손으로 먹던 기억이 여전히 재밌는 추억이다.
요즘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고마움이 흐릿해져 갈까봐 두렵다. 인도는 꼭 다시 가야한다. 어쩌면 나를 다시 살게 해준 사람들이 있는 곳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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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그곳에서 느낀 인생무상, 골목에서 라씨 먹는데 바로 뒤로 지나가는 운구 행렬, 그 시신들이 화장되어 뿌려질 갠지스강, 그 위에서 하는 보트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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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브라질에 있지만, 모든게 처음 기억이 강렬한건지 이 기록들을 모아서 나를 위한 책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오늘도 인도에 대한 얘기만 줄줄 적어 둔다.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첫 배낭여행은 고마운 일이다. 6개월간의 배낭여행이 끝나고 한국행 비행기에서도 많이 울었다. 그때 일기에는 마치 내가 주인공인 아주 소중한 드라마 한편을 끝낸 느낌이라고 적었다. 그 느낌이 맞다. 그 당시엔 온 세상이 나를 위해 돌아가는 것 같은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