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제대로 같이 산지 6일차이다. 그 전에 에어비엔비에서 10일정도 같이 지냈던 적은 있는데, 이렇게 개인 집이라는 곳에서 같이 사니 밖에서 데이트할 때는 몰랐던 일들이 하나 둘 밀려온다.
예를 들면 우리의 씀씀이나 절약 정도가 다르다.
어린 시절 가난했더라는 남자친구는 생각보다 더 검소했고, 현재 집에 따뜻한 물은 샤워 물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다 찬물로 설정해뒀다. 그리고 난방은 비싸다는 이유로 틀어놓지 않는다.
근데 또 이상한건 장을 보면 100파운드가 훌쩍 넘게 나오는데 그걸 계산하고, 다음날 또 온라인에서 식량을 60파운드정도 주문을 하는거다. 먹는 것에는 돈을 안 아끼는 느낌이랄까.
우리의 성격은 어떤가.
나는 외향적인 성격이고, 남자친구는 내향인이다. 그래서 주로 데이트할 때 떠드는건 내 위주였는데 이게
같이 살아보니깐 다른게 뭐가 있냐면, 나는 집에 있을 때는 소리 나는걸 별로 안 좋아하고 조용히 책 읽는걸 좋아한다. 근데 남자친구는 반대로 집에서는 음악이든 영화든 크게 틀어놓고 듣는걸 좋아한다.
반대의 성향인거다. 우리가 데이트를 할 적에는 밖에서만 주로 만나서 이럴 줄은 알았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거다.
이게 아마 나만 느끼는 당황스러움은 아닐건데, 이 세상에 같이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차오르고 갑자기 우리 부모님이 30년 넘게 함께 사는 것에도 그저 존경스러운 마음이 차오른다.
내가 어느 부분이 불편하다는건 상대방도 어떤 불편한 점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최소 10년이상을 독립적인 주거 형태로 살아온 우리가 같이 살아간다는건 어쩌면 그 자체로 도전이 될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나 같은 경우엔 남자친구를 따라 영국에 있는 시골로 온거고, 남자친구는 직장도 있어서 나름의 루틴이 있는데 나는 현재 관광비자로 온거라 일을 안하고 있으니 이 생활이 조금 더 어렵게 느껴지는 듯하다.
이 집은 원베드룸인데, 그 곳을 낮에는 재택근무 방으로 쓰고 있어서 안그래도 내 집이 아닌 곳처럼 느껴지는 곳이 더 조심스럽게만 느껴진다.
이런 환경에서 얼마나 더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