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가려두던 창문 가림막을 치우고 자보기로 한 날.
예상한 대로 해가 뜸 으로써 밝아진 창이 블라인드를 뚫고 방안을 환하게 비추었다.
자연스럽게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깼고 시간은 7시 30분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백수로써 지금 깨기엔 하루의 시작이 너무 빨라 조금 더 자려고 노력하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꿈에서 친구가 놀러 왔는데, 꿈속 상황에서 그들은 런던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기억이 까물 하지만, 집은 뭐 때문인지 굉장히 정신없었고 남자친구의 누나가 찾아와 사태를 파악해 줬으며 나 또한 그분에게 어찌 된 일인지 상황 설명을 채근했다. ( 실제로 남자친구는 누나가 없다. )
남자친구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빚쟁이들이 창을 두드리고, 전화를 걸어와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빚을 진 게 사실이라고 한다.
어디에 썼고, 얼마나 빌렸느냐..
채근하는 나에게 그는 묵비권만 행사하고, 수화기 너머는 고요하기까지 했다.
한 친구는 갑자기 와서는 자신이 보일러를 고장내서 보일러공을 불렀고 수리비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했다.
다른 한 친구는 런던으로 돌아간다길래 다른 친구까지 다들 떠날 채비를 했다.
엉망진창인 상황에 늦어질 때로 늦어진 시간. 빨리 이곳을 떠야 된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와중에 옷은 챙겨가고 싶었는데, 세탁기 안에 아직 옷이 건조가 덜 된 것이 아닌가.
여전히 물에 담겨있는 옷가지들을 하나씩 끌어올려 죽기 살기로 빨래 짜기를 반복하다가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그래도 이대로 있다가는 남자친구가 돌아와 런던에 못 가게 할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에...............................................
잠에서 깼다.
눈앞에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갑자기 소름이 끼칠 것만 같았고, 동시에.. 내가 런던에 가고 싶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시골 생활이 무척 평화롭고, 단조로운 것이 누군가가 원하는 삶일 수도 있으나 이 생활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면, 그리고 그 끝을 알 수 없다면 그 단조로움은 남자친구의 동료 와이프가 그렇듯 우울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 그게 마치 나의 미래인 것만 같아서 알게 모르게 두려움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친구에게는 아주 무서운 꿈을 꿨어라며, 너에게는 빚이 있었고-
나는 런던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어...라는 둥... 횡설수설하며 지난 꿈을 되짚어갔다.
남자친구는 별 시답지 않다는 듯 웃으며 넘겼고, 본인이 정말 무서웠던 꿈을 꿨던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다.
그거 아니?
잘 때 창문을 열어두면 안 돼...
( 이것만으로도 나는 벌써 오늘 혼자 집에 있을 생각에 무서움이 엄습했다.)
그리고 자는 방향에는 거울을 두면 안 돼...
(끼야아아악!...)
나는 거기까지만 듣겠다고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듣기를 거부했다.
꿈은 그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사람의 잠재의식 속 어느 현상들을 보여주기도 한다는데,
나는 언제쯤 런던에 가게 될까 - 런던을 여행이 아닌 다시 살기로 말이다.
런던에 가게 된다면 나는 이 시골 생활을 또 그리워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러니함을 느낀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