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생각해 네가 날 차주기를

발칙한 동거녀

by 콘월장금이

영국시골에서의 삶이 세달차를 향해 간다.

워킹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일을 안하고 있는건 무엇보다 만족스러우나 그만큼의 공백을 오롯이 보내야하는

심심함도 내 몫이다.


런던에 살때에만 해도 원할 때 언제든 여행을 갔다. 비행기값이 저렴한게 큰 이유였는데, 이 곳 시골에서의 생활은 해외여행이라함은....버스를 타고 9시간 런던으로 이동해서 거기서 다시 공항 대기 후, 비행기를 타는 삶


생각만해도 복잡스럽고, 앞으로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한다면 잘 모르겠다


남자친구에게 말하기를 난 최대 3년이다. 라고 말했으나 그 시간도 약간은 괴로울 것만 같다.


나처럼 공항에 가고 비행기를 타야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 그리고 그 나라에 가서 로컬 음식을 먹어야 삶을 찬양하게 되는 나 같은 사람이 과연 이곳 시골 생활이 맞을까?


난 안 맞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비행기 티켓을 검색해보다가...한때 유행했던 욜로의 시대 사람이 여전히 욜로를 원하는 이 아이러니함과 모든걸 탕진해도 좋으니 여행을 하고 싶은 이 마음은 또 누가알까 싶다.


철없는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누군가는 이 별에 여행을 하러 온게 삶의 소명일 수도 있다. 그저 그게 그 사람이 살아가는데 생각보다 더 큰 기쁨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가끔 나는 생각한다.


한없이 착하고 다정한 이 남자가 나를 차주기를.....


그러면 나는 슬픈 얼굴을 하겠지만 속으로는 알 수 없는 기쁨을 느끼는 마녀 같은 이중성을 뛰리라.


어느새 나도 나이에 얽매이게 된지도 모른다. 20대때만해도 사랑에 그리고 여행에 열심히 뛰어들었다가 데이기를 몇차례 겪으니 더이상 그런 열정적인 사랑의 의미가 무엇이고, 그저 안정감 같은게 필요한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거다.


얼마전 어떤 영상을 보다 보니 지금 30-40대는 수명이 최대 100살에서 120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너무나 창창한 나이가 아닐까, 게다가 이런 마음으로 누군가를 만나 시간을 쌓아가는게 상대방에게 오히려 민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또한 아닌데, 우리가 놓여진 상황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외여행을 하기에 힘들다는 것이 관건이다.


넌 지금 영국에 있고, 일도 안하고, 남자친구가 대부분의 비용도 지불해주고 저리 잘해주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 할 수 있겠으나 ...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일일 수도 있는거다.


그리고 나처럼 욕심 많은 사람한테는 더욱더 중요한 일인거다.


연인관계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좋은건 여행이오.


만약 내가 함께 해외여행이 가능한 사람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꿈같은 생각은 집어치우고...


나는 오늘도 가끔... 남자친구가 나를 차주기를 생각해본다.


그러기엔 우린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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