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날에 적어둔 일기장에 써넣었던 배우자의 기도가 있다.
손잡고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함을 느끼는 사람, 잔디밭에 홀라당 앉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나의 이상형이었다. 이게 굉장히 단순하면서 생각보다 그런 사람을 찾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연찮게 혼자 갔던 여행지에서 한 친구를 알게 되면서 약 2년째 인연을 맺고 있다.
이 친구는 나와 함께 손을 잡고 산책을 해주는 사람이고, 어딘가에 홀라당 앉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고마운 사람에게 나는 새로운 욕심을 부린다.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한 줄 아는 사람에게 나는 나의 욕망을 덧입힌다.
나는 여행 말고는 다른 걸로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줄곧 새로운 곳을 찾아 여행을 하고, 그런 식으로 행복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여행을 빼고 내 인생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여행이 빠진 내 인생에는 불안함 감정들이 동동 떠다닌다.
첫 장기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느꼈던 깊고 어두웠던 감정이 쉬고 있는 이 시간들을 잠식하는 날에는 힘없이
축쳐져 눈물 흘리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느낀다.
나는 여행을 가야하는데, 왜 너는 나와 같이 가주지 않는 것인지.
왜 나의 길을 막는 것인지.
한참 투정을 부린 후에야 내가 이 착한 사람에게 무슨 말을 짓거린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쩜 이렇게 충동적일까.... 이런 식으로 해서 소중한 인연을 몇번이나 잃었음에도 그리고는 후폭풍은 본인의 몫이었으면서 그런 모습은 마치 오늘이 처음인양 고개를 밀고 내 마음을 실컷 조종한다.
혼자 남겨진 방에서 그제야 그 고독을 마주한 뒤에야 나는 나를 마주한다.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다.
더 나은 대화 방식이 있었을텐데 왜이리 이성적이지 못했을까 왜 이리 호르몬의 노예가 되는 것일까.
이기적인 저를 용서해주세요.
미성숙한 저를 지켜주세요.
약한 저를 지켜봐주세요.
제게 힘을 주세요.
욕심 많은 저를 비울 수 있게 해주세요.
힘없는 나는 어딘가에 닿을지 모를, 나를 지켜줄지도 모를 그곳을 향해 눈물의 기도를 드린다.
약한 만큼 스스로에 대한 무능력과 허세를 털어내주시기를 ..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오늘도 변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