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커플 신혼일기
아무도 그 누구도 나의 결혼을 예상하지 못 했다. 특히나 한국에서 연애를 할 때에는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연애사를 나누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남으로써 그런 일들도 차츰 줄어들었다.
특히, 한국과 멀어진 영국에서 연애를 할 때에는 이 연애가 어찌될지 몰라 매일 얼굴보고 일하는 친한 동료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연애를 조용히 이어간 것도 있다.
나조차도 알지 못했고, 누구보다 결혼은 왜????? 굳이?????? 해야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던 나였다.
내가 부모님께 영통으로 결혼하겠다는 말을 먼 타국에서 전했을 때, 부모님 뿐만 아니라 우리가족 모두가
믿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먼저 꺼낸 말은 “ 너는 결혼안 할 줄 알았는데...????“ 의아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이건 차츰 친구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축하해 만큼 결혼 안할 줄 알았는데...?!를 비슷하게 들었다면 말 다했지.
나는 스스로를 비혼주의자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싸우며 이혼 이야기를 자주 꺼냈던지라 이불 속에서 눈물로 지새운 상처어린 밤이 길었던 이유였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게 결혼이라는 제도였는데, 정말 세상은 오래 살아봐야 하는지 그런 가시 돋듯 뾰족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펴보니 안정감을 원하고 정착을 원하는 마음도 들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시기와 여러해의 계절을 함께하는 인연이 곁들여져 결혼으로가는 버진로드를 건넜다.
결혼 후, 나의 생각은 비혼을 생각하던 때와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싱글시절의 자유로움이 저 건너편에서 나를 쉽사리 보내주지 않는 듯 하나, 하루
끝에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나눌 이가 있다는 것.
좁은 집, 적은 물건이지만 인생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여기서부터 차근차근 성장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도 자란다 것.
툭탁툭탁 - 다소 서투른 요리 솜씨에도 만들어지는 음식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더 따뜻한 일이라는걸 결혼 전에는 쉽사리 알지 못 했다.
우리가 함께하는 길에 매끈한 날만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다. 진흙탕도 있을 것이고 비포장 길을 걸어야 할 때도 있을테지.
그럼에도 당신과 나라는 사람이 만나 우리가 된 지금에감사함을 느낀다.
결혼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마운 인생의 사건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