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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프셉 Sep 12. 2022

4월 21일 (#3 D8)

퇴원. 동시에 20명 입원받기. 골수검사. 탈감작.

아침식사가 나올 때만 해도 담당 환자 다섯 명. 다만 입원 예정자가 20명이었다.

혈액종양내과 병동은 입원하는 목적이 첫 번째 항암 화학요법, 두 번째로 항암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세 번째로 반응평가이기 때문에 입원과 퇴원이 매우 많다.  오전 10시경이 되면 입원이 물밀듯이 몰려오고 심지어 방금 퇴원 간 자리도 입원으로 채워진다.


데이의 꽃은 퇴원이라고 생각하는데

퇴원에 대해서는 이전에 잠깐 다뤘다.

퇴원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퇴원 지시와 퇴원약, 외래 전 검사, 외래 날짜 등이 포함된 처방을 모두 퇴원 처방이라고 한다.

퇴원 처방은 퇴원예고제를 시행하는 병원이 많아 보통 전날 이브닝 듀티에 처방된다.

사실 퇴원 준비는 환자 각각의 개인적인 것이 너무 많아서 케이스에 맞게 '환자입장'에서 준비하면 그게 맞다. 기본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퇴원 지시와 재입원 지시 처방 확인: 담당의를 확인하고 처방을 받는다. 재입원 시 코로나 검사가 따로 필요한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코로나 검사: PCR 검사가 아닌 경우 입원이 불가하므로 입원 문자를 갖고 보건소에 방문하여 검사 결과를 받아오도록 설명하거나, 본원에서 할 경우 검사 처방과 금액을 설명해야 한다.  
- 식이 마감: 퇴원은 10시 11시로 안내하고, 6시 이후에 석식을 먹고 퇴원 시 병실료가 붙을 수 있음을 안내하자.
- 외래 예약: 날짜는 담당의가 결정한다. 환자가 그날 병원에 방문할 수 없다면 담당의에게 다시 보고해야 한다. 외래 전 검사를 진행 후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에 외래를 예약해야 한다. 반드시 환자와 상의하에 예약하자.
- 서류: 보통 전일 퇴원 준비를 하면서 작성되어있다. 확인은 해야 한다. 조직검사/골수검사를 했을 경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7일 이상 걸릴 수 있다. 다시 말해, 결과 안 나와서 받을 수 없는 서류도 있다. 확인 후 안내가 필요하다.
- 퇴원약: 경구약이 외래까지 모자라지 않게 처방되었는지, 쓰던 연고나 가글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 후 처방받는다. 약국에서 약이 올라오면 약의 개수가 맞는지, 필요시 처방일 경우 어떤 경우에 먹는 약인지 크게 적어서 안내한다.
- 소독과 관 : 환자에 따라 수술, 시술했거나 배액관을 가져가는 경우, 비위관이나 유치도뇨관을 가지고 퇴원하는 경우가 있다. 관리방법, 소독방법의 교육을 해야 한다.
- 미실시 확인 : 수행하지 않았거나, 수행하지 않기로 한 처방을 담당의에게 확인하고 삭제해야 환자가 비용을 내지 않는다.
- 지참 약 : 환자에게 돌려주고, 복용 여부 확인 및 원내 약과 겹쳐서 복용하지 않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렇게 준비하고, 당일 처방이 모두 들어오면 담당 간호사가 퇴원 확인(c)을 누른다. 이후 심사가 완료되면 (f) 수납을 안내하고 퇴원약을 설명한다. 환자 확인 팔찌를 자르고 주사 제거 부위와 환자가 갖고 있던 드레싱을 다시 점검하고 고생하셨다고 인사드리면 퇴원 절차는 모두 끝이 난다.  

다음 예시를 보며 흔한 케이스를 한번 보자.


case.1

혈액종양내과 환자. 3주마다 항암치료. 재입원 예정.

- 퇴원 지시(+)재입원 지시(+)
- COVID검사: 보건소에서 하고 오기로 함.
- 외래 예약(+) 11:30 am
- 필요서류:없음
 - 식이 마감(+) 일반식 상식 중식
- 퇴원약: 오심 있을 때 복용할 약 추가 처방원함. 처방(-)
- 퇴원 전 케모포트 바늘 빼고 슈퍼포아 dx(-)
- 미실시:없음


case.2

내분비내과 환자. 이번 입원에 당뇨병 진단 받음. 인슐린 처음 봄.

- 퇴원 지시(+)
- 외래 예약(+) 10am
- 외래 검사: fasting, SST / pp2 hr, SST 금식하고 혈액 검사하고, 식사 후 2시간 경과 후 다시 혈액검사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 식이 마감(+) 당뇨식 상식 2000kcal 조식
- 필요서류:진단서 1부 (직장 제출용), 당뇨병 환자 등록신청서 1부, 소모성재료 처방전 1부(국민건강보험 제출용), 입퇴원확인서 1부(직장 제출용), 영수증이 필요할 때를 보자.
진단서는 담당의가 작성한다. 입퇴원확인서와 입원 사실확인서가 다름을 이해해야 하는데, 입퇴원확인서는 상병명이 포함되지 않고 입원했던 과와, 입원부터 퇴원까지 날짜만 나온다. 입원 사실확인서는 진단명이 포함된 서류로 담당의가 작성한다. 따라서 환자는 진단명이 포함된 서류 1장과 입원기간이 들어간 서류 1장이 필요한 것이다.  진단명이 들어갈 경우 담당의가 작성해야 하고, 따라서 서류가 훨씬 비싸므로 겹치지 않게 발부해가는 경우이다. (물론 보험사일 경우 필요한 것이 달라서 진단서와 입원 사실확인서를 모두 가져가기도 한다.) 아래의 그림처럼 생긴 당뇨병 등록과 소모성재료 처방전은 담당의가 작성 후 병원 직인이 필요하다. (당뇨병 등록은 환자 스스로 국민건강보험에 해야 해서, 대행업체도 많다. 간호사가 직접 하지 않는다.)
- 퇴원약: 노보래피드 펜 매식 전 4 단위, 트레시바 자기 전 6 단위 주사 예정이고, 14일 후 외래 방문 시라고 가정했을 때 노보래피드의 필요한 용량은 4 단위 x 3회 x 14일로 168 단위, 트레시바는 6 단위 x 14일로 84 단위 정도가 필요하다. 입원 중에 개봉했던 노보래피드 펜과 트레시바 펜은 각각 300 단위 이기 때문에 퇴원 시 돌려주고 개봉 후 유효기간을 교육한다. 노보래피드 펜은 상온에서 28일, 트레시바는 상온에서 58일 정도이다.
- 퇴원 시 인슐린 투약방법을 재교육하고, 당뇨수첩을 적어서 외래에 가져오도록 설명한다.  
- 미실시: 없음

case.3

소화기내과 환자. 입원이 처음. 장염으로 금식하다가 미음-죽 순서로 어제 식이 시작함.

- 퇴원 지시(+)
- 외래 예약(+) 10am
- 식이 마감(+) 일반식 죽 조식
- 퇴원 시 식이 확인(-) 마지막 병원식이가 soft diet(SD)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식이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담당의와 상의하여 퇴원 시 교육에 포함해야 한다.
- 서류 : 외래에서 떼기로 함.
- 퇴원약 : IV로 투약되던 항생제가 PO로 변경됨. 다른 경구약과 처방 일수가 다를 수 있지만, 거기까지만 복용이 맞다고 설명해야 한다.
-미실시: 퇴원 당일 정규 채혈(-)

퇴원에는 서류 준비가 업무에 큰 부담을 주는 부분이다.

서류는 크게 제증명과 의무기록이 있는데, 이 역시 내용이 너무 많아 따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 모든 과정이 10시 전후로 종료되면, 입원이 시작된다.

보통은 입원은 오후 2시부터, 이브닝 근무부터 받지만 당일 항암 화학요법이 예정되어 있거나, 당일 골수검사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 일찍 입원하기도 한다. 지금 퇴원 자리로 바로 입원 온, 당일 오전 10시 30분에 골수 검사할 환자를 받아보자.


골수검사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동의서, 유전자 검사 동의서, 당일 CBC처방, IV route, 진통제 처방, 소공, 멸균포, 멸균 장갑, 20cc 주사기 많이, 골수천자 바늘, 베타딘과 헥시알등 소독제, 10cc 주사기, 리도카인, 24G 바늘, 모래주머니, 거즈, 드레싱용 테이프

환자에게 엎드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시술 직전 한번 더 배뇨하도록 설명한다.

타임아웃 후 시술이 시작되면 진통제를 투약하고 나서 환자를 자세를 잡는다. 이제, 시술 절차를 떠올려보자.

가장 먼저 소독을 해야 하니까 '담당의는 소독약과 멸균 장갑, 소공이 필요하겠구나.'

그다음에는 멸균포를 깔고, 마취를 하려면 '담당의는 리도카인과 10cc 주사기와 아주 얇은 바늘이 필요하겠다.'라고 순차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담당의는 준비된 베타딘 볼을 적당한 공간에 제공하면, 담당 간호사가 리도카인을 개봉하여 베타딘으로 소독하고 담당의가 10cc 주사기를 한 손으로 들고 잴 수 있도록 기울여준다. 이후 가장 얇은 바늘(24G) 바늘로 교환하여 국소마취를 시행한다.

이제는 찌를 차례다. '담당의는 골수천자 바늘과 20cc 주사기가 필요하겠다.'를 생각하며 멸균 영역에 멸균적으로 개봉한다. 담당의에 따라 거즈 등을 달라고 하면 똑같이 멸균적으로 제공하면 된다. 한 곳만 시술할 경우 골수천자 바늘이 1개가 필요하지만 2곳을 시행할 경우 2개가 필요할 수도 있다. 20cc 주사기는 골수천자 후 흡인하는 용도로 사용하며 이 역시 담당의에 따라 10cc를 사용하기도 한다.

시술이 모두 종료되면 유전자 검사 동의서와 골수 검체를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가져가므로, 당일 골수검사에 대한 처방은 실시가 돌아가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담당의는 바늘 제거 후 거즈 드레싱을 시행하고 모래주머니를 적용한다. 시술 후 간호로는 3시간 정도 모래주머니를 적용하고, 적용하는 동안 환자가 몸을 구부리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활력징후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고 드레싱이 젖거나 심한 통증이 있으면 간호사에게 알리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시술한 쪽의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호소가 있을 시 즉시 담당의에게 보고해야 한다.


한숨을 돌리나 싶었는데 다음 입원환자에게 탈감작이 처방되었다. 약물 탈감작이란 매우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양을 늘려 치료용량까지 도달함으로써 과민반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약제에 대한 일시적인 관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다른 약제로 변경하는 것보다도 이 약이 이 환자에게 부작용이 있지만, 감수하고 투약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경우 시행한다. 100:1,10:1,1:1 순으로 농도와 속도를 조절하면서 투약하는 탈감작이 있고, 농도를 고정하고 속도만 조절하는 탈감작(1 bag 탈감작)이 있다.

우리가 담당했던 환자는 옥살리플라틴 투약 후 부작용이 심했던 환자로, 1 bag 탈감작 처방되었다. 0.1cc/hr부터 시작하여 80cc/hr까지 속도를 올리는 단계가 나뉘어있고, 15분마다 속도를 올리게 되어있다. EKG& SPO2 모니터를 연결하고 V/S은 한 시간마다 측정하여 환자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첫 번째 탈감작일 경우 15분마다 측정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의 처방을 보자.


D1 Oxaliplatin 85mg/m2 (150mg) + D5W 1L MIV    
(2) 엘록사틴주 5mg/ml(100mg/20ml) 100mg 1 vial 1회
(2) 엘록사틴주 5mg/ml(50mg/10ml) 50mg 1 vial 1회
 (2) 중외5%포도당주 1000ml/BAG 1000ml 1 bag 1회


속도는 regimen과 함께 처방된다. 없다면 담당의에게 확인이 필요하다.

해당 항암제는 용매 1000ml에 용질이 30ml(150mg) 혼합되어 총 1030ml이라고 생각하고 속도를 계산하자. 참고로, ml와 cc는 같은 단위이다. 또한 일반 infusion set는 채웠을 때 약 12cc 정도, extension을 연결하여 채웠을 경우 18cc 정도이다. 항암제가 간호사 손에 닿지 않기 위해서 normal saline 등을 미리 수액 set를 채웠을 때 그대로 0.1cc/hr로 시작하면 15분 뒤에 환자에게는 약이 들어가지도 않았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위와 같은 예시로 주입되었을 때, 이번 탈감작은 17:30pm이전에 종료된다.

시작할 때 0.1cc로 주입 시 IV route가 막힐 수 있으니 주의 깊게 관찰하고 keep vein용 수액을 처방받는 경우도 있다. keep vein용 수액은 항암 화학요법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direct로 연결해야 한다.


보통 탈감작을 진행할 경우 전처치를 충분히 투약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부분부터는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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