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파이어족이 될 수 있다. 인고의 세월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돌아보면 스무살 이후 30년 이상을 살아온 세월이 그저 평범하지는 않은 듯하다.
직업의 컨텐츠라는 측면에서 보면 IT 관련해서 직장인으로 시작해서 상담가로, 강연가로, 자기계발 전문가로, 작가로, 명상가로 바뀌었다.
스물여섯부터 7년 정도의 직장생활을 끝으로 어떤 조직이나 업체나, 흔히 ‘갑’ 이라 불리는 무언가에 종속되어 본 일도 없다.
보통 프리랜서 라고 하면 이름이 주는 어감인 ‘프리’ 를 보고 자유로울 것 같지만 대부분 일감을 주는 갑에게 종속되는 일이 허다하다.
일감을 완수해주고 받는 보수인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고 시간 차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럴 일이 없었다.
오래전 IT 직종에 속한 상태에서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때에는 자비와 시간(회사원일 때라 모든 휴가를 소모해야 했다)을 들여 많은 명상과 심리 관련 교육을 받았다. 당시에 나나 다른 사람들을 보며 느낀 것 중에 하나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결국 사람들은 자기 시간을 팔아서 돈을 사는 셈이다.
아니면 돈을 팔아서 시간을 사거나.
돈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시간이 많다(소위 말하는 백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돈을 버는데 보내느라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
흔히 유리지갑이라 불리는 직장인들이 그렇고 자영업자들이 그렇고 돈 버느라 바쁜 사람들 역시도 마찬가지다.
결국 시간이란 당신의, 우리의 생명이나 마찬가지다.
돈 때문에 시간을 갉아먹으며 사는 것과 매한가지다.
누구에게도 영원한 시간은 없다.
100년도 채 안되는 한정된 시간을 다 써버리고 나면 이번 생의 존재는 리셋된다.
모든 이들의 머리 위에 보이지 않는 모래시계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모래시계의 유리는 짙은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얼마만큼의 모래가 남았는지 알 수 없다.
모두가 제법 많은 모래가 남았으리라, 자기자신이 늙어서 죽으리라고 가정하고 있지만 그것은 긍정적인 가정일 뿐이다.
사람들은 이런 무서운 사실을 알고도 살아가던 관성대로 살고 모르고도 그렇게 산다.
아니 무서움을 모른다.
당장 별 문제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하자면 그래서 사람들은 파이어라는 것을 고안해냈는지도 모른다. 많은 돈을 벌어서 그로부터 나오는 안정적인 소득으로 시간을 사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일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 파이어라는 목적을 완수하려면 우선 많은 준비와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직장을 다니든 자영업을 하든 사업을 하든 일을 해서 많은 돈을 벌고 또 모아야 한다. 기존의 직장에서 월급을 한푼 두푼 모아서 하든, 직장 외의 투잡을 뛰든 큰 노력이 필요하고 또 그만한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다.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식 투자가 쉽게 돈을 벌어줄 것 같지만 통계를 보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에서 돈을 잃는다.
나는 아닐 거라고? 통계에서 빠져나올 능력이 있다면 가능할지도...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은 또 얼마나 걸릴까? 빨라도 10년? 보통은 20년?
물론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은 이루어내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젊음은 모래처럼 손아귀를 빠져 흘러내리고......
파이어의 근본 목적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것이 자유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경제적 자유이긴 하나 결국 경제적 자유는 중간 과정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몸과 마음의 자유를 향해서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인고의 세월을 거치지 않고 자유를 향해 곧장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
물론 애초에 목적했던 경제적 자유도 결국에는 뒤따르게 된다.
다시 정리해보겠다.
바보가 아니라면 첫번째 길을 선택해야 옳지 않을까?
이 글을 통해 이야기 하려는 것은
내가 걸어온 첫번째 길에 대한 이야기다.
글의 형식은 단편적인 기억의 편린들을 시간 순서와 관계 없이 편안하게 늘어놓아 보려고 한다.
내가 지나온 이 길의 시작에는 애초에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 치던 내가 그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방편들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
지금 쓰는 이 글들이 과거의 그런 나와 같은 심경의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려고 한다.
- 명제 전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