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쓰기는 돈이 되는가?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독자 후기 (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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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브런치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나는 1년에 100권이 조금 넘는 책을 읽는다.

다른 글에서도 밝힌 적 있지만 나는 '어느날 갑자기' 다독하는 사람이 되었다.

정확하게 2022년 2월에 시작된 일이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그저 책을 좀 읽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의도했을 뿐.

평소 책을 안 읽는 편은 아니었고 '어느날 갑자기' 꽂히는 책을 만나면 다른 일 젖혀두고 그 책부터 읽어치웠다. 그리고 다시 꽂히는 책이 사라져서 인생이 허전해졌다고나 할까. 그런 반복이었다.


지금은 한 권을 다 읽을 때 쯤 되면 새로 읽을 책을 찾는다.

읽어야 하는데 읽을 책이 없다는 것은 끼니 때가 되었는데 먹을 것이 없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당 떨어지면 뭐라도 주섬주섬 입으로 집어 넣듯이 무슨 책이라도 보아야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나의 천성에, 혹은 마음의 DNA에는 글쓰기의 코드가 각인되어 있는 것일까?

한동안 글을 쓰지 않으면 이제 뭐라도 써야하는데 하는 욕구가 올라온다.


시계를 한참 되돌려본다.


초딩 때의 나는 글쓰기에 큰 욕구나 능력치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종종 돌아오는 글쓰기 시간에 그럭저럭 써냈을 뿐이다.


중딩 때의 나는? 남녀공학조차 드물던 사춘기 시절, 까까머리 드글드글한 남중 생활에서 가뭄에 콩 나듯이 접할 수 있었던 여학생들 중 한 명을 짝사랑한 나는 그 아이를 향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움의 마음을 가득 담아 하루에 한 편씩, 그렇게 쌓인 시는 여러 권의 노트가 되었다.


고딩 때의 나는? 글 같은 걸 쓸 여력은 없었다. 다만 고3 학력고사 후 교지 편집하는데 낸 시가 교지에 실렸다. 뜻밖의 일은 교지를 편집하던 국어선생님이 한밤중에 우리집으로 전화를 걸어 '이 구절이 뜻하는 건 뭐냐' 고 물어보셨던 일이다. 눈에 띄는 구절이었기에 그랬던 건 확실한 듯하다.


대딩 때의 나는? 사귄 건 맞는데 다르게 보면 또 아니기도 하고 애매했던 후배가 있었다. 그녀와 이별한 후 도저히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나는 그녀와의 일들을 소설 형식으로 써서 당시 유행하던 PC통신 하이텔의 게시판에 올려 연재했는데 나름 큰 인기를 얻었고 팬레터 같은 것도 많이 받았다. 이후 물 들어올 때 노젓는 마음으로 쓰고 싶었던 판타지 소설을 2편 정도 쓰게 된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래저래 시간이 흘러 나는 책 4권을 낸 작가 (직업의 작은 부분일 뿐이지만)가 되었다.




이렇듯 꾸준히 글을 써온 나이지만 최근 들어 글쓰기라는 영역에서 조금 미진한 느낌이었다.


나는 어렵게 글을 쓰는 타입은 아니다.

머리에서 스파크가 일면 (글감이 떠오르면) 곧바로 물 흐르듯이 글을 쭉쭉 뽑아낸다. 이런 나름의 능력을 옆에서 보는 아내는 두고두고 부러워한다 - 아내도 여러 저자중 한 명이긴 하지만 공동저자로 책을 낸 작가이기는 하다. 아내는 머리를 쥐어짜서 겨우 쓰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감은 머리를 쥐어짜서 꺼내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그건 우주의 어디선가에서 유성처럼 떨어지거나 내적 심연에서 우연히 떠오르는 뭔가이지 쥐어짠다고 나올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스파크가 일면 글은 끝이다. 게임오버!


남은 일은 퇴고인데 나는 이 작업을 글쓰기의 범주에 넣고 싶지 않다.

왜냐면 글쓰기 - 초고를 칼국수처럼 뽑아내기 - 는 즐거운 일인데 퇴고는 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게 글쓰기는 즐거움을 주는 일이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을 괴로움의 범주에 넣고 싶지는 - 절대로, 절대로 - 않다.




이런 나에게 최근 문제가 하나 생겼다.

그건 바로 스파크가 사라졌다는 거다.

경차 스파크 한 대쯤은 도난 당해도 별 상관 없을 것 같다.

인생의 즐거움을 주는 글쓰기, 그 위대한 시작점인 스파크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한동안 블로그와 브런치에 그다지 올릴 글이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부싯돌을 부딪치며 인위적으로라도 불을 지펴보고자 노력 중이다.

1일 1작을 목표로.


이런 와중에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라는 이 책을 만났다.

나는 예스24 북클럽 정기구독자인지라 크레마클럽의 책들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중이다.

이 책의 저자인 류귀복님과는 구독 관계로 연결되어 있었기에 다소 현실적으로 각별하게 느껴진 책이다.

다만 기존의 구독자 관계이긴 했지만 책을 접하기 전에는 나의 인식 영역에 들어와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그저 책을 다 읽으면 구독 버튼을 눌러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브런치앱에서 알림이 떴는데 <류귀복> 이라는 저자 이름이 들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서론이 길고도 길었는데 이제 책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가감 없이 느낀 대로 쓰는 내용이니 혹시라도 저자님이 보게 되더라도 기분 상하는 일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읽으며 보니 워낙 긍정적인 분이라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 7살 감정... 이라는 책대목이 떠올라서;;;




작가의 글쓰는 스타일이 나와는 너무나 달라서 약간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반면에 브런치도 글쓰기 기반의 SNS인지라 커뮤니티와 같은 소통력이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면에서 극단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주가를 올리는 류귀복 작가가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졌다. 댓글 하나를 달아도 깊이 생각하고 느끼며 느리게 다는 나이고 [좋아요] ♡ 버튼은 글이 정말 좋아야 누르는 내 성격에 저자의 SNS의 무대 장악력은 그야말로 바닥을 기는 나와는 다른 차원이었다.


나 역시 무명이지만 나름 20년 전 첫 책을 내고 이후로 3권을 더 내서 총 4권의 저자인지라 브런치를 통해 인세를 받는 작가의 꿈을 이루도록 도우려는 책 내용과 나의 삶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단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서 너무나 읽기 쉽게, 또한 흥을 실어 글을 쓰는, 독자들을 편안하고 웃게 만드는 저자의 글쓰기 능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참고로 저자는 헤밍웨이의 말을 인용해서 '초고는 쓰레기' 라고 했는데 나는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퇴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에 책으로 출간한 원고들은 한 권에 대해서 3년씩 엄청나게 반복된 퇴고를 거쳐서 출간했었다. 그래서일까, 책 내는 일은 글쓰는 즐거움보다 퇴고하는 괴로움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산고라 할 만한 지도...


앞에도 쓴 내용이지만 글쓰기는 즐거움이고 퇴고는 괴로움이라 인터넷에 올릴 글까지 인생에 괴로움을 보태고 싶지는 않다 - 그래서 내 브런치가 이 모양 이 꼴인지도... 허허...


최근 들어 블로그와 브런치에 다작 하는 글을 올리며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와 퍼스널 브랜딩에 도움이 되어보겠다는 의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최근의 의도대로 다작으로 방향을 틀어볼 것인가? 아니면 원래대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가 대중적인 주제로 어필하는 글을 쓰는 페르소나를 가진 작가는 아닌 터라 나와는 다소 다르지만, 한참 일찍 더 많은 책을 낸 선배라면 선배 작가이고 인생의 선배는 확실한 것 같아 후배 작가님이 원하는 바 뜻을 이루어가시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서평글을 끝냅니다.


아울러 브런치를 통해서 작가 등단의 꿈을 이루려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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