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오늘 소개할 책은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라는 제목의 책이다.
비록 최근에 읽은 책은 아니지만 읽은 이후로 내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에 언젠가는 꼭 글을 쓰리라는 의도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것이 이제 추진력을 달고 튀어나온 듯.
이 책은 아주 오래전에 조금 다른 제목으로 출간됐던 책으로 기억한다.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였던가? 아무튼 지금 제목과 상당히 비슷해서 이번판의 제목도 늘 헷갈리는 터라 정확한 정보가 필요할 때마다 검색을 반복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 그나마 특이하게도 '류비셰프' 라는 이름이 잘 기억될 만한 이름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 떠올라주니 다행. 아직까지는 나의 두뇌 능력에 감사해야 할까!
결국 이 두 버전의 책 중 읽게 된 것은 새로 나온 버전의 책이었는데, 솔직히 책 자체에 재미는 없었고 읽은지 3년쯤 지나서 내용이 세세하게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류비셰프의 방대한 업적이 평생 동안의 엄격한 시간기록 - 분단위 - 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나의 기억에 또렷이 새겨졌다.
굳이 MBTI 유형으로 따지면 INTJ인 나는 흔히 말하는 파워J에 가깝다. 계획하고 기록하는 일 자체에서 기쁨을 느낀다. 이런 나의 특성과 정말로 정반대인 아내는 ISFP라고 하니 MBTI 16가지 유형으로 러프하게 나눌지라도 그 효용을 느끼게 된다.
* 오래전이긴 하지만 나름 상담과 교육업에 종사했던 경력에서 오피셜하게 성격유형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닌, 원형에 가까운 에니어그램을 깊이 배웠던 필자를 비롯한 당시의 동료들은 MBTI를 살짝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MS사의 아웃룩 프로그램을 통해서 15분 단위로의 삶을 기록했었다. 이런 습관 때문에 과거의 나는 1시간의 단위를 4등분 하는 관념이 있었다. 물론 스마트폰이 출시 되기 전의 일이라 PC 앞에 앉아있을 때만 가능했기에 하다 말다 하는 편이긴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스마트폰의 <데일리통계> 라는 앱을 이용해서 매 분마다의 일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PC 앞에 앉아서만 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잠 잘 때조차 머리맡에 두고, 큰 일 보러 갈 때조차 항상 손에 쥐고 있는 세컨드 브레인 같은 스마트폰이 있기에 류비셰프 급의 시간 기록이 가능해졌다!
이 앱의 활용을 통해 매분의 일들을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어디에 얼마나 시간을 사용했는지 통계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니 이보다 유용할 수는 없겠다!
그러면 3년이나 시간을 일일이 기록하고 있는 나는 이런 통계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을까? -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뭐, 사람에 따라 경우에 따라 잘 활용하면 좋겠지만 내 경우 굳이 다시 일일이 돌아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기록을 - 사람 유형에 따라 아주 피곤할 만한 일을, 나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 대체 왜 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로 더욱 충실히 살게 되었다.
나는 아침형 인간도 아니고 하루하루의 모든 시간을 철저한 계획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깨어있는 모든 시간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시간을 기록하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나는 쉬지 않는다' 는 것이었다. 한 가지 일을 마치면 그 시간을 기록한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 할 일을 하고, 그 일을 마치면 또 기록을 한다. 하루 중 휴식은 중간중간의 식사 시간에 여유있게 식사하면서 쉬고, 식사를 마치면 다시 시간을 기록하며 할 일을 한다.
둘째로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다른 글에서도 그렇게 표현한 적 있지만 다시 반복해 보면, 시간이라는 자원은 우리에게 결국 '생명력' 이다. 우리들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 (앞으로 얼마가 남아있을지 예상보다 훨씬 짧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가 남았을지 모른다. 남은 그 시간들은 결국 생명이고 시간이 다 되면 육신의 생명은 꺼진다.
이 시간을 비록 초단위는 아닐지라도 1분, 1분의 단위로 기록하면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느끼고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된다.
나는 처음에는 하루의 모든 시간 - 세면 등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활동 같은 - 을 기록하지는 않고 생산적이고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시간만을 기록했었다. 그러다 일과 관련된 시간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다고 느껴져서 기록하는 시간 유형에 '여가' 카테고리를 추가해서 기록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스스로 내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시간 등은 너무나 중요한 시간일 것이다. 어쩌면 비록 일에 쓰는 시간보다 양적으로는 조금 더 적을지 몰라도 우리 삶을 구성하는 훨씬 더 의미있는 조각이 아닐까?
시간 기록, 시간 관리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양과 질을 더욱 늘려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