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시커1-11] 포르쉐라는 이름의 성인용 장난감

[로드 시커] Road Seeker : 길을 찾는 사람, 탐색자.

로드 시커 1부 :

욕망의 길 - 이카루스의 날개


고통이 제시하는 의문들에 답하기 전에 고통을 제거한다면,

당신은 그 고통과 함께 있는 자아를 제거하는 것이다.

- 칼 융



[로드 시커 1-11] 포르쉐라는 이름의 성인용 장난감


--- 지금까지의 이야기 ---

소연을 짝사랑하게 된 현빈은 그녀가 재벌집 외동딸임을 알고

자신의 처지를 비하하며 좌절하게 된다.

그러다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는 수호천사를 만난다.

꿈인 듯 생시인 듯 애매한 천사와의 만남 후 현빈은 자신의 소원대로 복권에 당첨되었다.

당첨금은 7천만 원! 이것이 정말 천사의 선물인지 반신반의하던 중,

현빈은 다시 천사를 만나 꿈이 아닌 현실임을 확인하게 된다.

천사로부터 매주 복권 2등 당첨을 확인받고서 포르쉐를 구입한 그는 맨 먼저 친구 민석에게 향한다.




“수업 끝나면 건물 앞으로 나와.
올 때까지 기다릴게.”


갑작스러운 메시지였다.
현빈이 먼저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민석은 학과 랩에서 실험에 열중하다가 얼른 가운을 벗고 밖으로 나왔다.
수업은 없었고, 논문 실험도 한창이긴 했지만 잠깐쯤 비우는 건 상관없었다.

어릴 적부터 현빈과는 절친한 친구였지만, 둘은 늘 약속을 잡고 만나던 사이였다.

현빈이 무작정 ‘기다린다’고 말한 건 처음이었다.
그의 말에 무언가 달라진 듯한 느낌이 스쳤다.


건물 앞으로 나왔을 때, 민석은 현빈이 어디에 있는지 곧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낯선 포르쉐 한 대가 짙은 선팅을 하고 조용히 서 있었다.
이내 조수석 창이 열리며 낯익은 얼굴이 손을 흔들었다.
현빈이었다.


“야, 이거 뭐야? 설마 네 차는 아니겠지?
빌린 거라 해도… 꽤나 용하네?”


민석은 넋이 나간 듯한 얼굴로 조수석으로 달려들었다.

“뚜껑도 열려? 이거 컨버터블 아니야?”

“당연하지. 볼래?”

현빈이 버튼을 누르자, 20초 남짓한 시간 동안 천장이 서서히 열렸다.
파란 하늘이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와… 이건 진짜 말도 안 된다.”

“나도 신기해. 네 덕에 지금 처음 열어봤다.”

두 사람은 신기한 장난감을 손에 넣은 어린아이들처럼 마냥 웃었다.


2억 원대의 가격.
평범한 서민이라면 평생을 인내하며 모으기도 힘든 돈이었다.
단순히 이동을 위한 수단이라기엔, 지나치게 고가였다

하지만 그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장난감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지금 바쁜 일 없지?”

“실험하다 나왔는데 급한 건 아니야. 너 만나면 시간 좀 걸릴 것 같아서 선배한테 미리 말하고 나왔지. 왜?”

“이렇게 멋진 말을 구했는데, 어디든 달려봐야 하지 않겠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포르쉐의 심장이 고동치며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말의 울음이 아니라, 마치 사나운 짐승의 포효 같았다.


“지금 막 출고받고 오는 길이야.
조금은 낯설지만… 바다나 한번 보러 갈까?”


그렇게 포르쉐는 캠퍼스를 빠져나갔다.
학생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쏟아졌다.
선망, 질투, 낯선 거리감.
복잡한 감정들이 섞인 시선들이 두 사람을 향해 날아들었다.

민석은 그런 시선 속에서 일어나는 자신의 느낌을 알아차리려는 의도를 가졌고,
현빈은 표면적인 쾌감에 빠져 즐길 뿐이었다.
같은 경험을 하는 두 사람이지만, 그들의 인식 사이엔 묘한 간극이 있었다.


잠시 후, 시내를 빠져나온 포르쉐는
가을 햇살 속에서 은빛 자태를 뽐내며
마치 창공으로 날갯짓하는 새처럼,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해,
깊고 푸른 바다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작가의 말>

『로드시커』는 욕망, 마음, 영혼—세 가지 길을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주인공은 욕망의 길을 걷고 있지요.
그는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요?


독자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길 위에 서 있나요?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며,

현빈의 여정 끝까지 함께 걸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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