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붓 하나의 마음 I 전용석 Jul 17. 2023
고딩인 우리 아들도, 지금 까르르 뛰노는 초딩 아이들도 곧? 백발이 성성하고 생명이 떠나가 관속으로 들어가 불태워질 것입니다.
나 자신이 그러할 것임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나는 10대 청소년기에 이것에 대해 깊이 참구했었습니다. 대학을 나오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키우다 늙어서 이 육신은 결국 재로 돌아가고, 정신은 그러한 삶과 죽음을 무한반복할진대 이것이 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살수도 없고 (당장) 죽을수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죠. 그러다 발견한 길이 해탈이었어요. 명상을 해서 해탈을 하면 더 이상 이렇게 시지프스의 괴로움 같은 무의미한 반복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되겠다!
어린 나는 그야말로 무모하게 명상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난 해탈은 하지 못했지만 삶의 순간순간의 깊은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죠.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고도 27년이 더 지났네요. 삶은 여전히 그 의미를 가지고 있고, 여전히 나는 완전한 존재(오온)의 소멸을 향해 나아가는 중입니다. 이 또한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결국 삶에 모순은 없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궁극의 지점을 향하여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