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에게 서운함을 토로하는 그 순간에 아이의 껴들기가 시작되었다. 서운한 마당에 참견을 들으니 결국 울분을 토하고 말았다.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들은 숨과 함께 삼켜지지 못하고 입을 통해 나와 칼이 되었다. 한번 던져진 칼을 따라 수많은 칼들이 춤을 추며 온 집안을 날아다닌다. 그렇게 쏟아져 나온 칼들은 아이를 찌르고 나에게 돌아와 박힌다.
한 발짝 떨어져서 이 광경을 보고 있는 신랑이 눈에 보이며 다시 목표를 설정한다. 서운함이 배가 된 만큼 벼려지고 커진 칼날은 비수가 되어 너 때문이야를 외치며 신랑에게 날아간다. 아이가 가장 사랑하는 부가 모에게 공격을 받으니 아이 역시 깨지며 그 파편이 바닥으로 던져진다. 멈추자, 더 이상은 안된다. 아이의 짜증과 신랑의 안타까운 눈빛에 기진하듯 방으로 들어온다.
따라 들어와 준 신랑에게 하소연을 한다. 너 왜 가만히 있냐고. 나만 나쁜 년 만드냐고. 네가 잘하는 공감 하며 진정시키는 거 왜 안 하냐고. 나도 그거 필요하다고. 중간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말에 그래도 끼어들라고. 그러면 나도 아이도 좀 진정이 되니까 가만히 보고 있지 말라고. 그렇게 신랑을 또 조인다.
아이가 한 말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는 신랑에게 해결법이 아닌 공감을 달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방문 너머로 신랑이 요리하는 소리와 아이가 방문을 긁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나오길 바라는 아이의 커다란 메모가 방문에 붙어있다. 가장 예쁜 달걀프라이를 주는 신랑이 있다. 큰 그릇을 꺼내 밥을 한가득 푸고 나물과 김치를 자르고 된장과 참기름을 넣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잘 버무려지길 바라며 그릇에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