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노래

사랑하며 살자

by 여목 임재광

산장에 봄이 내렸다. 산장에 봄은 언제나 늦게 찾아오고 빠르게 떠난다.
산장의 시계는 자작나무 숲 사이에 잠시 앉았다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가는
바람과 같다.
겨우내 엄마 품에 숨었다 산자락으로 내려온 아기 사슴이 산장 앞 길가에서
나뭇잎 새순을 맛있게 먹는다. 내가 그 아이 옆을 천천히 지나가자 고개를 들고
맑고 커다란 눈으로 나를 보며 묻는다.
"너는 누구냐?"

Yellow warbler라고 한다. 매년 5월 초순에 산장으로 찾아와서 중순이 지나면
어디론가 떠나간다. 이 아이도 역시 나뭇잎 새순만을 먹는다. 나뭇잎 새순이 자라나면 또 다른 봄을 찾아서 어디론가 떠난다.

우주 안에 생명이 존재하는 것들은 결국 모두 떠난다. 남은 이는 먼저 떠나간 이를 슬퍼하며 그리워하지만 기억마저도 떠난 이의 손을 놓아 버린다. 그리고 남은 이도 결국 떠나야만 한다. 그래...
우리가 살이 있는 길고 또는 짧은 시간에 열심히 삶을 사랑하며 살자.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작가의 이전글이방인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