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울림
몇 년 전부터 갈망하던 카메라를 거금(?)을 투자해서 새로 구입했습니다. 비록 최신형은 아니지만 최신형 바로 전 모델이라도 내겐 아주 과분한 카메라입니다. 처음 몇 일은 카메라를 만질 때 깨끗한 흰 장갑을 끼고 만졌더니 아내가 피식거리고 웃으며 그렇게 좋으냐고 합니다.
1900m 정상에서 3박4일을 텐트를 쳤습니다.
나 말고도 서너 명의 사진작가들이 대포만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세우고 그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이 4일째 마지막 날, 아침이 지나면 하산을 할 것 입니다.
컵라면에 끓인 물을 붓고 한 젓가락 뜨는데 어디선가 “Oh~ my god~~” 탄성의 고함이 들려왔습니다.
한 젓가락 뜨던 컵라면을 팽개치고 텐트 밖으로 튕기듯이 나왔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오래도록 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가… 산 등성이로 천천히 걸어나 온 부드러운 아침 햇살 위로 손이 닿을 듯한 푸른 하늘에 그림 같은 신비스런 구름이 발레를 추고 있었습니다. 이름 모를 들꽃과 협연하는 환상의 오케스트라... ”비발디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었습니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환상의 연주를 카메라에 담고 또 담았습니다.
카메라는 무인고도에서 살고있는 나의 유일하고 진솔한 친구입니다. 내 친구가 담은 사진은 나의 이야기를 외치는 커다란 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