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꽃.® /
나는 같은 시대에 같은 극장에서 함께 싸웠던 모든 개그맨들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더러워진 운동화, 똑같이 궁상 맞은 모습을 한 인간들이 잔뜩 있었다.
그들은 잠시 동안이나마 내가 세상으로부터 내팽개쳐져 있음을 잊게 해 주었다.
영원처럼 느껴지기도 하던 구제할 길 없는 나날이 결코 그저 무의미한 소동은 아니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게 헛된 용궁성 같은 것이었는진 모르겠지만.
대화 한마디 나눈 적 없더라도, 만일 그들이 없었다면 이런 미친 생활을 10년이나 계속할 순 없었겠지.
자신이 고안한 개그로 아무도 웃지 않는 공포. 자신이 고안한 개그로 누군가가 웃는 기쁨.
한 번밖에 없는 인생에 있어서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할 일에 도전하는 건 무섭다.
겁쟁이어도, 착각이어도, 구제할 길 없는 바보여도 좋다.
상식을 뒤엎는 일에 전력으로 도전할 수 있는 자만이, 만담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불꽃놀이의 "목적"은
"터지는 것"이 아니다."즐기는 것"이다.
그들은 무대애 오르는 순간마다
하늘 높이 올라 오감이 터지는 전율을 즐기는 삶을 살았다.
그 무엇을 이루지 않아도,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그들은 삶의 목적을 이루었다.
단 한번뿐인 인생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으로 존재했으며 불꽃처럼 살아있음을 아름답게 피었다.
그들의 마지막 공연처럼
상식을 뒤엎는 표현을 하자면
그들의 삶은
다시는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을 만큼....그저 최악이었다.
그들의 만담은 내가 단 한번도 꿈꾸지도 않던 것들을 하지 않고
죽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그들은 그저 아무것도 아니었다.
버러지 같은 인생. 절대로 그들처럼 살지 않을 것이다.